4월 초, 초여름처럼 더운 날이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 3월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6도 높아진 7.7도였다. 갑작스레 찾아온 이상고온에 꽃들이 한꺼번에 빠르게 피었다 지니 생태계 핵심 고리인 꿀벌도 타격을 입었다.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 하니, 생태계가 도미노처럼 잇달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기후변화’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기후위기’라고 불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차원에서도 포장재를 줄이거나 빠르게 분해되는 재질로 바꾸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양봉 부산물인 밀랍을 천에 코팅한 ‘허니랩(밀랍랩)’을 만드는 회사 허니랩도 그 중 하나다. 면 원단에 밀랍을 코팅한 이 제품은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랩과 달리 씻어서 여러 번 쓸 수 있고, 버린 뒤에는 빠르게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런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기후변화’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기후위기’라고 불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차원에서도 포장재를 줄이거나 빠르게 분해되는 재질로 바꾸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양봉 부산물인 밀랍을 천에 코팅한 ‘허니랩(밀랍랩)’을 만드는 회사 허니랩도 그 중 하나다. 면 원단에 밀랍을 코팅한 이 제품은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랩과 달리 씻어서 여러 번 쓸 수 있고, 버린 뒤에는 빠르게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환경 문제를 늘 생각하다가 회사 창업”
허니랩은 평소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회의감을 갖고 있던 김동은, 양봉가 송권일, 강화도에서 자라 해양환경에 관심이 많던 김찬희 세 사람이 뭉쳐 시작한 사업체다. 대표 상품은 회사 이름과 같은 다회용 랩 ‘허니랩’이다. 해외에서는 밀랍을 녹인 다음 천에 코팅해 식품 보관용으로 쓰는 사례가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었다고. 허니랩 김동은 대표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허니랩을 국내 최초로 개발 판매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랩과 달리 여러 번 쓰면 위생 문제가 있지 않나요.
벌집의 주요 구성성분인 밀랍은 아주 먼 옛날부터 양초나 약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허니랩은 사용자 스스로 위생상태를 확인해 가면서 세척해서 쓰시는 제품입니다. 재료인 밀랍과 송진 자체가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릇 위에 허니랩을 덮고 손으로 감싸면 손의 온기로 랩이 자연스럽게 그릇에 달라붙습니다. 채소나 과일을 둘둘 감싼 다음 랩끼리 맞붙이고 손으로 꼭꼭 눌러 주면 일반 랩처럼 봉인이 되고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랩에 감싸서 보관하는 것보다 채소가 더 신선하고 오래 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드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안전한 물건을 만들고자 해서 처음부터 식약처의 문을 두드렸는데, 기존에 있던 제품이 아니다 보니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식약처를 설득하는 데 고생했습니다.
밀랍으로 만들어서 약간 끈적임이 있다고 하셨는데, 휴대용으로도 쓸 수 있나요.
약간 끈적임은 있지만 냉장고에 보관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일회용 랩 쓰실 때 음식을 덮어서 냉장고에 보관하시잖아요. 이 끈끈함을 이용해서 일반 랩처럼 그릇에 붙이거나 천끼리 맞붙여 봉하는 것입니다. 다만 들고 다니는 경우 먼지가 묻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인해 가면서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5~10분정도 지나면 손에 묻은 끈끈한 느낌은 전부 날아갑니다. 환경을 위한 실천 겸 나를 위한 휴식이라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허니랩을 국내 최초로 개발 판매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랩과 달리 여러 번 쓰면 위생 문제가 있지 않나요.
벌집의 주요 구성성분인 밀랍은 아주 먼 옛날부터 양초나 약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허니랩은 사용자 스스로 위생상태를 확인해 가면서 세척해서 쓰시는 제품입니다. 재료인 밀랍과 송진 자체가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릇 위에 허니랩을 덮고 손으로 감싸면 손의 온기로 랩이 자연스럽게 그릇에 달라붙습니다. 채소나 과일을 둘둘 감싼 다음 랩끼리 맞붙이고 손으로 꼭꼭 눌러 주면 일반 랩처럼 봉인이 되고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랩에 감싸서 보관하는 것보다 채소가 더 신선하고 오래 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드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안전한 물건을 만들고자 해서 처음부터 식약처의 문을 두드렸는데, 기존에 있던 제품이 아니다 보니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식약처를 설득하는 데 고생했습니다.
밀랍으로 만들어서 약간 끈적임이 있다고 하셨는데, 휴대용으로도 쓸 수 있나요.
약간 끈적임은 있지만 냉장고에 보관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일회용 랩 쓰실 때 음식을 덮어서 냉장고에 보관하시잖아요. 이 끈끈함을 이용해서 일반 랩처럼 그릇에 붙이거나 천끼리 맞붙여 봉하는 것입니다. 다만 들고 다니는 경우 먼지가 묻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인해 가면서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5~10분정도 지나면 손에 묻은 끈끈한 느낌은 전부 날아갑니다. 환경을 위한 실천 겸 나를 위한 휴식이라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허니랩을 오래 쓰다 보면 밀랍이 씻겨 나갑니다. 이럴 때 수선해서 쓰실 수 있도록 DIY키트와 밀랍 큐브도 판매 중입니다. DIY키트로 소비자가 직접 만든 허니랩과 판매 중인 완제품 허니랩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가정에서 사용하시는 프라이팬이나 제작자의 숙련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는 있지만 ‘밀랍을 녹여서 천에 코팅한다’라는 원리 자체는 똑같습니다.
양봉 부산물을 사용하시는 만큼 요즘 꿀벌 개체수 감소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꿀벌을 위해서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벌을 보았을 때 굳이 잡지 말고 조용히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텃밭을 가꾸거나 작게나마 화분을 두고 꽃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텃밭 작물들의 꽃도 꿀과 꽃가루를 가지고 있어요. 작은 녹지도 벌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도심 옥상 등에 벌집을 만들고 벌을 관리하는 도시양봉가들의 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양봉으로 꿀을 얻으려면 벌을 잘 관리하고 보호해 주어야 하거든요.
매연, 미세먼지등 오염물질 때문에 도시양봉 꿀이나 밀랍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안전한가요.
서울시청 별관 옥상에서도 양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꿀에 오염물질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밀랍은 외부에서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꿀벌의 몸에있는 밀랍샘에서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들어갈 우려가 없습니다.
양봉 부산물을 사용하시는 만큼 요즘 꿀벌 개체수 감소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꿀벌을 위해서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벌을 보았을 때 굳이 잡지 말고 조용히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텃밭을 가꾸거나 작게나마 화분을 두고 꽃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텃밭 작물들의 꽃도 꿀과 꽃가루를 가지고 있어요. 작은 녹지도 벌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도심 옥상 등에 벌집을 만들고 벌을 관리하는 도시양봉가들의 활동도 도움이 됩니다. 양봉으로 꿀을 얻으려면 벌을 잘 관리하고 보호해 주어야 하거든요.
매연, 미세먼지등 오염물질 때문에 도시양봉 꿀이나 밀랍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안전한가요.
서울시청 별관 옥상에서도 양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꿀에 오염물질이 있는지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밀랍은 외부에서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꿀벌의 몸에있는 밀랍샘에서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들어갈 우려가 없습니다.
허니랩의 제품들 중 어떤 것이 가장 반응이 좋은가요.
일반적인 보자기 모양이 아니라 식재료를 담기 편하게 주머니 모양으로 만든 제품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주머니 형태의 제품이 보기도 좋고 사용하기 편하면서 쓰레기를 줄인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주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에 밀랍을 입혀 만든 롤 같은 경우에도 새로운 재질이라 신선하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환경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더 해 나가면서, 좀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물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는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JOB화점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일반적인 보자기 모양이 아니라 식재료를 담기 편하게 주머니 모양으로 만든 제품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주머니 형태의 제품이 보기도 좋고 사용하기 편하면서 쓰레기를 줄인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주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에 밀랍을 입혀 만든 롤 같은 경우에도 새로운 재질이라 신선하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환경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더 해 나가면서, 좀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물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는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JOB화점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