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연기하는 한국계 청소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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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화점2022-02-23 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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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한호일보XJOB화점 / 도전하는 사람들] 한국계 배우 임바다 군

“어느 날 아침에 부모님이 갑자기 사라진 걸 알게 된 주인공 유나와 민은 엄마 아빠가 자취를 감춘 이유를 파헤칩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국제 스파이라는 걸 알게 되고, 함께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이에요.”

호주 ABC방송 아이뷰(IVIEW) 드라마 ‘본 투 스파이(Born to Spy)’에서 주인공 박민 역을 맡은 고등학생 임바다(영어명 Ocean Lim)군은 자신이 연기한 작품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했다. ‘민’과 ‘유나’를 비롯한 한인 가족들이 ‘본 투 스파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이 작품은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비견되며 ‘어린이들을 위한 오징어 게임’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한국계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호주에서 연기 커리어를 시작한 임바다 군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 투 스파이’는 한국계가 아닌 호주 10대들도 볼 텐데, 다들 한류 문화에 익숙한가요. 드라마에 대한 주변 반응도 궁금합니다.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Born to Spy가 나온 것은 하늘의 도움(?) 인 것 같습니다. 제작사는 오랜 시간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BTS, 기생충, 미나리 같이 한국 대중문화 아이콘이 흥행하고 있다 보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호주 친구들이 저에게 관심을 많이 가집니다. 한류 문화를 담은 드라마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임 군이 맡은 배역 ‘박 민’은 예술적 기질이 풍부하고 음악에 재능이 있는 캐릭터이다. 임 군은 “(박민이라는 인물은) 옷 만들기도 좋아하고 노래, 연기, 악기연주 등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 나와 많이 닮은 것 같다”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활동은 언제부터 했나요.

“여덟 살 때 처음으로 뮤지컬 공연을 했어요. 그 뒤에는 호주 한인극단이 제작한 뮤지컬 ‘가스펠’, ‘쏠티와 함께 1, 2’, ‘사운드 오브 뮤직’등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단편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지속적으로 배우 활동을 하고 있고요. ‘본 투 스파이’에는 호주한인극단을 통해 오디션 소식을 듣고 6차까지 오디션을 봐서 합격하게 됐습니다. 정말 기뻤어요. 그 동안은 무대에서만 연기를 했었는데 스크린 연기는 흥미롭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이었거든요.
‘본 투 스파이’ 주인공이 한국계 청소년들이잖아요. 드라마에도 한국 문화가 많이 나오나요.

“일단 방송 중간중간에 한국어가 많이 나와요. 엄마, 아빠, 할머니 같은 단어가 자주 나오고요. 미역국이나 떡, 과자 같은 한국 음식도 등장해요. 드라마 촬영 전에 처음으로 대사 연습하러 갔는데, 전체 프로듀서를 맡은 분이 한국 과자를 잔뜩 준비하셨더라고요. 그리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먹어 보라고,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마지막 편(10화)에 한복도 나오는데, 주연 배우들이 한복을 입고 사람들을 초대해서 추석을 맞이하는 장면이 있어요.”
드라마 촬영 후 느낀 점이 있다면?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촬영하면서 한국 음식을 정말 많이 먹었는데, 집에서도 자주 먹지만 촬영장에서는 이상하게 더 맛있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홍대와 이태원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습니다.”

올해 호주 기획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임 군은 호주는 물론 한국에서도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미있게 봤는데,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 하는 조정석, 이동휘 배우님들이 제 롤모델이에요. 호주와 한국에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언젠가 할리우드 영화에도 출연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호주한호일보 김형주 기자 julie@hanhodaily.com
JOB화점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