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발견한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 대표가 된 대학생, 카페코지 우지연 대표

29STREET
29STREET2020-08-28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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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베트남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주위에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꼭 이야기하는 음료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베트남 가면 나 믿고 이거 한 번만 꼭 마셔봐!"

코코넛에 커피라니. 커피는 무조건 아메리카노라는 신념을 지닌 제게 달달한 코코넛과 만난 커피는 너무나 먼 세계였죠. 게다가 그냥 코코넛도 아니고 코코넛스무디라고? 지인의 권유에 못 이겨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그 음료'를 한 입 마신 순간 저는 신세계를 맛보았습니다.

이거는 안 될 리가 없다. 당장 모든 사람에게 코코넛커피스무디의 맛을 알려야 한다며 일명 '코커스'의 팬이 되어 버렸거든요. 맛은 물론 인스타 감성 넘치는 내부 디자인에 드라마 같은 창업 이야기까지. 달콤한 매력에 반할 수밖에 없는 카페코지의 우지연 대표를 만나 보았습니다.
코코넛커피스무디, 한국에서도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카페코지 우지연 대표와 시그니처 메뉴들. 사진=카페코지 제공.
-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카페코지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안녕하세요. 코코넛 음료를 주메뉴로 판매하는 카페코지를 운영하는 우지연입니다. 카페코지는 학교 앞 2.5평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현재는 가맹 시작 9개월 만에 전국 40개 점포를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우지연 대표 역시 방학에 떠난 베트남 여행에서 코코넛커피스무디(이하 코커스)를 만나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달랐던 점은 한국에 돌아와 학교 앞에 직접 가게를 차렸다는 점이죠.

- 학교축제에서 운영한 부스가 카페코지의 시작이라고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카페 창업을 염두에 둔 건가요?
처음부터 창업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되길 바라며 기분 좋게 시작한 거죠. 원래 제 꿈은 전문직이었어요. 하지만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어린 대학교 2학년 때라 겁이 없었죠. '어차피 전문직으로 평생 먹고살 건데, 그 전에 뭐라도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시발점이었어요. 마침 코커스의 매력에 빠진 것과 제가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겹치면서 창업을 결정한 것 같아요."

학교 축제에서 운영하던 부스. 사진=카페코지 제공.
대학교 2학년에 본인의 이름을 내건 카페 운영을 시작해 온 우지연 대표. 학교 앞에서 동문을 대상으로 하던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어엿한 프랜차이즈의 대표인 만큼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이대 앞 2.5평짜리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카페가 지금은 전국에 40개나 생겨서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의 대표라는 자리는 감사하지만 그만큼의 책임감도 많이 느껴집니다. 많은 분이 카페코지라는 브랜드를 믿고 퇴직금, 적금을 투자하여 점포를 운영하시는데 그 책임에 부응해야죠.

코로나 이슈 중에 오픈한 매장 중에서 ‘대박’을 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형매장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셔서 6개월 만에 초대형 매장을 내기로 한 분도 계시고, 이대본점처럼 작은 매장으로 시작하셔서 크게 성장한 점주님도 계십니다. 이처럼 모든 점주님이 잘될 수 있도록 카페코지의 모든 팀원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카페코지 이대본점. 사진=카페코지 제공.
- 요식업과는 거리가 먼 경영학을 전공해서 음료 메뉴를 개발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신메뉴 개발은 제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한 코코넛망고스무디(코망스)를 개발하면서 '어떻게 하면 망고와 코코넛을 잘 어울리게 하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재료 자체의 매력과 당도를 살리기 위해 재료 비율을 비롯한 제조법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결정합니다.

늘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세상에 나오지 못한 메뉴도 많지만 일단 출시된다면 결과는 늘 좋은 편입니다. 카페코지의 시그니처는 코커스이지만 코딸스(코코넛딸기스무디), 초코스(초코칩코코넛스무디) 역시 많은 인기를 얻었죠. 4번째 코코넛 시리즈인 코망스 역시 그렇고요.

가을에 출시될 메뉴에 대해 살짝 이야기하자면, "과연 코코넛과 이 재료가 어울릴까?"라고 깜짝 놀라실 조합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한 번도 안 해본 일이라도 '배워서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이국적인 외관의 카페코지 청주점. 사진=카페코지 제공.
종합적인 사고와 전문적인 사고,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우지연 대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처음 시작하는 일에는 늘 조언을 구할 전문가를 찾고 다양한 팀원들과 함께하며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책과 영상, 인터넷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곳에 관심을 두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해답을 얻기도 한다고.

인스타 감성 넘치는 매장 내부 디자인에 대해 질문하자 우지연 대표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정말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사람, 전시회, 영화, 사진... 요즘에는 동화책에 빠졌습니다. 출장 갈 때마다 동화책을 한 권씩 사는 습관이 생겼죠. 동화는 인간 세상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삽화가 주는 디자인적 영감도 크고요."

- 대표님의 성공을 보며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도 많을 텐데요, 창업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뭐든지 발걸음을 시작해보시길 추천해요. 일단 발걸음을 시작했다면 그 대가가 무엇이든 좋은 경험일 거라 강력하게 믿습니다. 사회에서 규정하는 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충분히 가치 있고 즐거운 길입니다."

싱그러운 분위기의 카페코지 만촌점. 사진=카페코지 제공.
- 주력인 코커스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대표님이 추천하시는 메뉴나 조합이 있나요?
"스타벅스에 직원들만 아는 비밀메뉴가 있듯이, 카페코지에도 직원들과 단골들만 아는 꿀조합 메뉴가 있어요. 저희는 '코스터마이징' 메뉴라고 부른답니다! 저의 최애 조합은 '토코칩 스무디'입니다. 초코칩코코넛스무디에 카페코지 만의 시그니처 콜드브루인 토디 샷을 추가하면 향긋한 커피향을 즐길 수 있어요.

저희 음료의 당도를 색으로 비유하자면 은은한 파스텔 톤이에요. 제가 단 걸 안 좋아해서 저희 메뉴도 딱 기분 좋은 정도의 단맛을 느낄 수 있게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편입니다."

- 앞으로 대표님께서 계획하는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카페코지를 사랑하는 코땡스(카페코지를 사랑하는 마니아를 부르는 별명)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의 목표는 카페코지가 200호점, 300호점 늘어가며 성장하는 거에요. 저희가 원했던 코코넛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려면 전국에 저희 매장이 생기고 많은 분이 저희를 아셔야 하겠죠. 그리고 이런 문화를 점주님들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저희 매장을 찾아주시는 코땡스, 말 그대로 '땡스'한데요. 사실 코코넛이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맛있게 생각해주시고 저희의 스토리를 많은 분께 전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카페코지가 이렇게 성장한 건 함께해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저희가 더 노력하고 열심히 뛸 테니 꼭 지켜봐 주세요!"

최지원 동아닷컴 인턴 기자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