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일러스트레이터 종특(종족 특성)이 뭐냐면 걔네는 딱 받는 만큼만 해. 유니 씨도 그렇죠?
구직자 : 아닙니다 전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면접관 : 뻥치지 마
구직자 : 아닙니다 전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면접관 : 뻥치지 마
예의가 실종된 이 면접 현장은 전해윤 씨(28)가 실제 겪은 일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도예유리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2년 여간 유리공예 작가로 일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감이 없어 ‘이렇게 살다가는 굶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1월 ‘지금이라도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토익과 오픽 시험을 치렀다. 대학생 시절에도 안 하던 대외활동도 하며 자기소개서에 쓸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본인을 나타낼 수 있는 캐릭터 ‘유니’를 만들어 포트폴리오에도 넣었다.
하지만 결과는 ‘서류 광탈’. 허탈함을 느낀 전 씨는 이 캐릭터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헝크러진 머리, 고등학교 체육복은 자신이 그려놓고도 너무 똑같아 재미있었다.
8:1 압박 면접을 본 후 멘탈이 ‘탈탈’ 털린 모습도 만화로 그렸다. 그는 “면접을 완전히 망치고 집 가는 버스에서 ‘왜 그때 그런 말을 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제가 참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면접을 보고 온 날이면 불닭볶음면을 먹고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2018년 1월 ‘지금이라도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토익과 오픽 시험을 치렀다. 대학생 시절에도 안 하던 대외활동도 하며 자기소개서에 쓸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본인을 나타낼 수 있는 캐릭터 ‘유니’를 만들어 포트폴리오에도 넣었다.
하지만 결과는 ‘서류 광탈’. 허탈함을 느낀 전 씨는 이 캐릭터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헝크러진 머리, 고등학교 체육복은 자신이 그려놓고도 너무 똑같아 재미있었다.
8:1 압박 면접을 본 후 멘탈이 ‘탈탈’ 털린 모습도 만화로 그렸다. 그는 “면접을 완전히 망치고 집 가는 버스에서 ‘왜 그때 그런 말을 했지?’ 라는 생각을 하며 제가 참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면접을 보고 온 날이면 불닭볶음면을 먹고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1년 2개월 준비 끝에 작은 공연기획사에 입사한 그는 회사 생활과 인스타툰 작가 생활을 겸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 3월 기준 6만1300여 명의 팔로워가 모였다. 전해윤 작가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이제 취준생이 아닌데 인스타툰 주제도 달라지나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회사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취업준비를 하며 느낀 이야기는 책 ‘취준생 일기’에 모두 털어놓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스타툰이 책으로 발간됐나
만화를 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셔서 계약을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저도 출간 전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서 인세로 밥 먹고 사는 상상을 했지만 현실은 현실이더라(웃음). 그래도 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자체에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인스타툰으로도 수익이 발생하나
유튜브처럼 조회수나 좋아요 수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수익은 따로 외주를 받아 그리는 광고만화에서 발생한다.
이제 취준생이 아닌데 인스타툰 주제도 달라지나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회사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취업준비를 하며 느낀 이야기는 책 ‘취준생 일기’에 모두 털어놓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스타툰이 책으로 발간됐나
만화를 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셔서 계약을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저도 출간 전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서 인세로 밥 먹고 사는 상상을 했지만 현실은 현실이더라(웃음). 그래도 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자체에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인스타툰으로도 수익이 발생하나
유튜브처럼 조회수나 좋아요 수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수익은 따로 외주를 받아 그리는 광고만화에서 발생한다.
인스타툰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요즘엔 뜸하지만 악플을 꽤 많이 받았다. 비꼬기, 조롱, 외모 지적, 무작정 욕하기 등등 많은 댓글과 메시지를 받았다. 욕 먹는 건 무뎌지지가 않더라. 그래도 절 싫어하는 사람보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아니까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인이 들었을 때 속상할 것 같은 말은 다른 사람한테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면접후기 만화에서 ‘개재수없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빵’ 터졌다. 이런 부분이 매력인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는 각자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주로 올리는데 그곳에서 제가 찌질하기도 창피하기도 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서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만화를 보는 분들이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작가님도 나랑 비슷한 일을 겪었다니 묘한 위로가 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면서 슬프다. 힘든 일은 자주 있고 행복한 일은 가끔일지라도 서로에게 위로와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요즘엔 뜸하지만 악플을 꽤 많이 받았다. 비꼬기, 조롱, 외모 지적, 무작정 욕하기 등등 많은 댓글과 메시지를 받았다. 욕 먹는 건 무뎌지지가 않더라. 그래도 절 싫어하는 사람보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아니까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인이 들었을 때 속상할 것 같은 말은 다른 사람한테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면접후기 만화에서 ‘개재수없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빵’ 터졌다. 이런 부분이 매력인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는 각자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주로 올리는데 그곳에서 제가 찌질하기도 창피하기도 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서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만화를 보는 분들이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작가님도 나랑 비슷한 일을 겪었다니 묘한 위로가 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면서 슬프다. 힘든 일은 자주 있고 행복한 일은 가끔일지라도 서로에게 위로와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