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승무원’ 거쳐 방송 입문... 지금은 '여자 장성규'로 주목

여성동아
여성동아2020-03-05 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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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출근, 아침 9시 퇴근. jtbc 아침 뉴스는 지난 4년간 기상캐스터 김민아(29)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이어온 본업이다. 하지만 그의 본캐(본래 캐릭터)가 기지개를 켜는 건 아침 생방송이 끝난 직후부터다. 

김민아는 구독자 400만 명에 육박하는 장성규의 ‘워크맨’ 시리즈를 비롯해 ‘주가 빛나는 밤에’ ‘왜냐맨’ 등에 고정 출연하는 유튜브 스타다.

교대 졸업 후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 방송에 입문한 그는 ‘워크맨’ 출연 이후 ‘여자 장성규’라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스케줄이 꽉곽 차있는 그는 ‘일 끝나고 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일 끝나고 일하는’ 게 일상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아요.
제가 진짜 저질 체력인데, 이상하게 일할 때는 없던 에너지도 생기나 봐요. 일중독이 이렇게 무서운 거였나요? 매일 밤늦게 혹은 새벽까지 일해야 하니 잠잘 시간이 정말 부족해서 운동은 꿈도 못 꿔요. 잠깐이라도 틈이 나면 차라리 잠을 자려 애써요. 그 외엔 주로 한약과 영양제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있어요. 가끔 제가 살아 있는 게 신기하더라고요(웃음). 

통학 시간이 길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고 들었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통학 시간이 긴 게 가장 크게 작용했죠. 또 다른 이유는, 당시에 외고나 과학고 같은 특목고를 다니는 학생들이 자퇴를 하고 수능 성적만으로 비례내신점수를 받아서 대학을 가는 게 잠시 유행했어요. 그게 저처럼 일반고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혹할 만한 상황이었고요. 부모님께 딱 1년만 열심히 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먼저 대학을 가겠다 말씀드렸어요. 빠른 1991년생인 김민아가 08학번인 이유입니다. 자꾸 나이 속였냐는 댓글이 많이 보여서, 이런 기회에 해명하고 싶네요(웃음).
블라우스 12만5천원 시눈. 스커트, 벨트, 스타킹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카디건 14만9천원 대중소. 부츠 50만원대 토가풀라. 행잉된 재킷 29만9천원 스튜디오톰보이.
혼자 공부하기 쉽진 않았을 텐데 교대에 진학했더라고요.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개학날 자퇴했는데, 처음엔 혼자 도서관에서 EBS 교육방송을 보며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그러다 그해 말부터 재수 학원에 다녔죠. 진도가 턱없이 늦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따라가기도 벅찼어요. 그래도 ‘1년 안에 끝내자’는 생각으로 죽어라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원하는 학교에 갈 정도의 성적이 나와 수험생 생활을 짧게 끝낼 수 있었어요.

만약 교사가 됐다면 어땠을까요.
교대에 진학한 건 좋은 선택이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사명감 같은 게 부족하지 않았을까요. 대학 원서를 쓸 때까지만 해도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직업이 없었어요. 교직에 계신 부모님을 보며 교사도 괜찮겠다 싶어 진학했던 거예요.
크롭 톱 25만원 마이클마이클코어스. 데님 팬츠 15만9천원 스튜디오톰보이. 선글라스 21만8천원 키블리.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니커즈 5만원대 반스.
일하는 모습을 보면 책임감과 사명감이 엄청난 것 같아요.
사실 전 무척 게으른 사람이라, 아마 정규직으로 일했다면 어떻게든 업무를 줄이려 애썼을 것 같아요. 잠도 무척 많고요. 그런데 프리랜서라는 직업 자체가 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그 불안감이 저를 바삐 움직이게 하더라고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난 뒤 다음 날 새벽 출근하는 저를 보며 ‘좀 멋진데?’ 으쓱하기도 해요.

장성규 아나운서와의 인연도 궁금해요.
2016년 1월, 처음 jtbc에서 기상캐스터 일을 시작했을 때 아침 뉴스 앵커가 장성규 아나운서였어요. 그래서 친해졌고 이런저런 방송을 함께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워크맨’뿐만 아니라 지금 출연하는 프로그램 중에서 성규 선배가 저를 추천해 인연이 닿은 것들이 꽤 있어요. 늘 감사하고 제 인생의 은인이라고 생각해요.
플라워 패턴 트렌치코트 가격미정 마이클마이클코어스. 니트 14만9천원 베티르.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너무 가벼운 이미지로만 흘러가는 건 아닐지, 걱정은 안 되나요.
제가 성격이 좀 극단적이에요. 미친 짓을 할 때는 한없이 미쳐 있고 진지할 때는 지나칠 정도로 무거운 생각들도 해요. 부모님은 “그러다 시집은 가겠니” 걱정하시지만요. 뭐 짝은 알아서 나타나겠죠.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요.
보잘것없는 저를 좋아하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들이 저에게 다신 없을 시절일 것 같아요.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약속드릴게요. 제가 어디에, 어떤 상황에 있건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EDITOR_FASHION 정세영 기자 EDITOR_FEATURE 강현숙 기자 김지은
사진 김연제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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