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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방탈출 기획자에 대한 모든 것

29STREET 2020-08-24 16:49
소름 돋는 반전과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의 쾌감 곧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희망에 빠지는 것이 방탈출의 묘미이다.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취미. 방에 감금되어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시간 안에 탈출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사람들을 감금시키고 그들이 지루하지 않게 문제를 풀면서 탈출을 계획하게 하는 방탈출. 매번 사람들을 감금 시킬 생각을 하는 오싹한(?) 계획을 품고사는, 방탈출은 누가 기획하고 만드는 것일까? 방탈출 예약하기 어려워서 티케팅 수준으로 광클을 해야 잡을 수 있는 국내 대표 방탈출 카페 ‘키이스케이프’(Keyescape). 고퀄리티 방탈출을 기획하고 만드는 키이스케이프 팀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케이프
방탈출 고인물에서 기획자가 되기까지
- 방탈출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방탈출 초기에는 기획자가 따로 없이 창업자가 직접 테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전문적인 기획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테마 제작 과정이 점차 체계화되면서 방탈출의 퀄리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키이스케이프에선 개인이 아닌, 여러 명이 협동하여 하나의 팀 단위로 제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테마를 제작하려면 크게 기획과 구현 두 단계가 필요합니다. 기획은 콘셉트을 정하고 그에 맞는 스토리, 연출, 인테리어, 공간 구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문제를 만드는 단계이며 구현은 현장에서 장치, 연출, 소품을 제작/설치하는 등 기획이 현실이 되도록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단계입니다.”

- 방탈출 기획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저희의 경우 방탈출 매니아였다가 기획자가 된 케이스입니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방탈출을 처음 접했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성향과 잘 맞는 취미임을 바로 느꼈습니다. 자연스럽게 방탈출 매니아가 되었고 그러던 중 테마 리뉴얼 제의를 받고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콘텐츠 기획에 관심이 많았기에 방탈출 제작이 적성에 잘 맞았고 플레이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꼈습니다.

결정적으로 직접 기획한 테마를 즐겁게 플레이해주시는 분들을 통해 큰 보람을 느껴 본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방탈출 기획자의 역할이 전문화된 최근에는 기획한 제안서나 포트폴리오를 희망하는 업체에 직접 제출하거나, 공개 채용에 응시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사진=키이스케이프 강남점
나름 방탈출을 여러 번 해봤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지만, 웬만큼 어렵다고 하는 테마는 다 실패하니 여전히 방탈출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은 부족한 상태이다. 테마를 진행하면서도 반전 스토리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결국 힌트를 써서 문제 풀이 방식을 들을 때는 감탄 금치 못한다. 

키이스케이프 팀은 새로운 테마를 기획하고 구현하기까지 보통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답변했다. 여러 명이 모여서 팀으로 기획하고 구현을 하는 거지만 독특한 테마나 문제들을 보면 평생을 고민해도 상상해내지 못할 부분들이 많다. 매번 새로움을 요구하는 풀이 방식과 스토리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 완성도 높은 테마와 문제를 기획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완성도 높은 테마를 만들기 위해 ‘내가 직접 플레이했을 때도 재미있을까?’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평소 틈틈이 방탈출에 적용하면 재미있을 만한 요소를 자주 생각하고 분석해보는 편입니다. 길을 걷다가도 독특해 보이는 구조물이나 문구를 보면 바로바로 메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이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구체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문제의 경우 단순하지만 푸는 과정이 복잡한 문제나 기존에 자주 사용한 유형의 문제보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독특한 발상의 문제, 테마의 콘셉트를 잘 담아내며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지향합니다.”

- 본인이 기획했던 방탈출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방탈출 테마가 있나요?

"가장 재미있게 작업한 테마는 키이스케이프 강남점의 그카지 말라캤자나입니다. 이 테마는 콘셉트 회의 때 ‘악플을 달았다가 탄광에 끌려가게 된다면 어떨까?’ 했던 농담에서 시작되었는데 제목과 콘셉트,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잘 어우러진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테마를 만들려던 기획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더 애착이 갑니다."
그카지 말라캤자나 테마 설명 사진=키이스케이프
- 다음에 기획해보고 싶은 방탈출 테마는 어떤건가요?

“초기의 방탈출은 갇힌 방 안에서 단순히 문제를 풀어 탈출하는 콘텐츠였지만 다양한 콘셉트와 배경, 화려한 연출을 통해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방탈출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방탈출 카페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방탈출은 매력적인 취미 생활이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는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직접 체험하고 만지고 폐쇄된 공간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방탈출 카페는 방역에 특히 더 신경이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로 인한 다양한 어려움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을까.

`키이스케이프`는 보건당국의 지침사항에 따라 체온을 측정하고 37.5 이상인 사람은 이용할 수 없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각 테마를 하루에 두 번씩 소독하고 있다. 또한 전 직원과 모든 이용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을 필수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답답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모두가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전해왔다.

예약은 키이스케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으며, 매일 자정에 그 다음 주 예약이 풀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종식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외부활동을 다시 조심할 때가 된 것 같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광클로 티켓팅에 성공해서 기획자가 직접 추천한 키이스케이프 강남점 `그카지 말라캤자나`를 탈출하러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민지예 동아닷컴 인턴 기자 dla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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