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대한 당신의 생각? 식단 보면 알 수 있다 ‘저탄소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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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2023-01-04 09: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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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및 유제품 소비, 온실가스 배출에 악영향 끼칠 수 있어
저탄소 식생활, 채식· 로컬 푸드(지역 농산물) 소비 중요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전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감, 기업의 ESG 경영 등 환경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경을 생각한 움직임은 가까운 우리의 식생활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선포식 실천다짐 퍼포먼스 모습. (좌측부터, 새마을운동중앙회 염홍철 회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춘진 사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원영희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9월 저탄소 식생활 ‘코리아 그린 푸드 데이’를 선포하고 이를 대국민 캠페인으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저탄소 식생활 확산에 나선 것은 공기업만이 아니다. 기후 위기를 피부로 직접 느끼며 자연스럽게 친환경적 먹거리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늘자 기업 역시 이에 발 맞춰 저탄소 식생활을 위한 노력을 선보이는 추세다.


저탄소 식단, 왜 필요할까

19세기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자신의 책 ‘미각의 생리학’을 통해 남긴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당시에는 신분에 따라 접하는 식재료와 요리가 달랐고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판별할 수 있었다.

현대에는 이 유명한 말이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어떤 식재료를 소비하고 어떤 요리를 먹는지는 한 사람의 사상과 지향점을 판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기후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환경오염 문제가 논의될수록 ‘친환경’은 권유가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이를 지향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환경에 대한 관심 유무를 판별하게 된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개인의 환경에 대한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다 /픽사베이
환경에 대한 관심사는 개인의 차원에서만 판단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 중심의 친환경적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KB금융그룹은 회사 차원에서 버려지는 식품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BAB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 식량 위기에 대응해 유통 및 소비단계에서 버려지는 식품의 양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다.
탄소 제로, 잘 먹겠습니다 /KB금융그룹
‘탄소 제로, 잘 먹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캠페인 영상에서는 비료 사용, 식재료 운송, 식품 제조 및 포장 등 음식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버려져서 매립되는 음식물도 메탄 가스를 유발한다고 전했다. 또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가 식량의 생산 및 소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는 식량 생산과 소비에 관련된 활동을 개선하는 것으로 상당량의 온실가스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저탄소 식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육식은 왜 문제일까

흔히 친환경적인 식단을 떠올리면 ‘채식’을 먼저 말한다. 채소를 기를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축산시설에서 배출되는 것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축산업의 비율이 14.5%에 해당하며, 그 중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65%이다.

미국 농업무역정책연구소(IATP) 보고서에는 대형 육류 및 유제품 15개 회사의 연간 메탄 배출량이 유럽의 80%로, 여기서 세계 최대 육류 생산 업체 JBS의 경우 다른 모든 회사보다 메탄 배출량이 높다고 한다.

축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아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장식 축산에 의해 길러지는 대규모의 가축이 섭취할 먹이를 재배하면서 나오는 온실가스, 소의 트림과 방귀에 포함된 메탄가스, 분뇨 처리까지도 문제다. 육식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축산업이 대규모화 되고 자연스럽게 온실가스 배출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먹이를 먹고 있는 소. /픽사베이
축산업이 확대되고 더 맛있는 고기를 얻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를 막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특히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육류 및 유제품 회사를 중심으로 정확한 메탄 배출량 정보를 공개해야 효과적으로 이를 제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적으로 각 회사가 배출하는 메탄량을 조절해야 하며 이를 제한하는 것이 환경적인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공개된 자료와 비교할 때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육류 소비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픽사베이
국내에서는 소를 키우는 동안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 착수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생산자 단체, 학계 및 소비자 단체 등을 대상으로 소 사육 기간 단축 등 사육방식 개선에 대한 사업취지 홍보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간 소 사육방식은 곡물사료 의존도가 심화되고 생산측면에서 품질 제고 등을 위해 사육 기간이 장기화되는 문제를 겪었다. 고투입, 장기사육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생산비가 증가하고 소고기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를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장기 사육으로 인해 곡물 사료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분뇨 및 온실가스 발생량이 늘어남에 따라 환경부하가중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 사업을 통해 국내 소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소 출하월령이 30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마리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5%감소하며, 사료비는 약 100만 원 절감 될 것으로 추정 된다.(*현행 사양관리 프로그램, 사료비, 분뇨 및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 등을 단순 환산하여 추정(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 향후 동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한 신규 사양관리 프로그램 등 적용 시 효과 수치는 변동 예상)

또한 축산업의 한 부분인 유제품 또한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어 환경을 위해서 채식을 늘려가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다. 현재 공개된 수치에 따르면 육류와 유제품의 섭취를 줄일 때 온실가스의 하나인 메탄 배출 수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치즈 등 유제품 또한 온실가스 배출에 주요 원인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픽사베이
채식은 무조건 저탄소 식단?

채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저탄소 식단에 상당 부분 동참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한 가지 더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푸드 마일리지’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자재가 생산되고 현지에서부터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말한다. 이를 계산하는 방법은 거리(키로미터)와 무게(톤)를 곱하면 알 수 있으며, 푸드 마일리지가 큰 음식은 탄소 배출량도 높아진다.
운송 거리가 늘어나면 탄소 배출량도 늘어난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픽사베이
육류 생산에 비해 현저히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채소 식단을 구성하는데 왜 푸드 마일리지를 따져봐야 할까. 영양분이 많은 것은 물론 건강한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 아보카도를 예로 들면 이를 이해하기 쉽다.

아보카도는 채소 식단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다양한 식재료와 어우러지는 레시피가 많아 슈퍼푸드라고도 불릴 만큼 주목받고 있는 과일이다. 적당한 지방 함유와 먹었을 때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져서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건강 밥상에 빠지지 않는 과일로 아보카도 소비가 늘고 있는데, 이 아보카도의 주 생산은 멕시코에서 이뤄진다. 또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인 바나나 역시 필리핀산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연어의 경우 대부분 노르웨이산 연어를 먹게 된다. 이 식품들은 육식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운송 거리가 멀어 푸드 마일리지 값이 커지게 된다.
풍부한 영양을 가진 아보카도. 채식 식단이긴 하지만 수입 아보카도를 먹을 시 푸드 마일리지가 커질 수 있다 /픽사베이
환경교육포털 자료에 의하면 국내 소비를 기준으로 볼 때 횡성에서 생산된 소고기 10t의 푸드 마일리지는 1,110 t·km다. 호주에서 생산된 소고기 10t의 푸드 마일리지가 83,000t·km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니다. 그렇다면 태국에서 생산된 양파 10t의 경우 푸드 마일리지 값이 얼마일까. 수송거리가 3,585Km 달해 총 푸드 마일리지는 35,850t·km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태국에서 생산된 양파와 횡성에서 생산된 소고기의 수송거리를 비교할 때 국내 생산 소고기의 푸드 마일리지가 현저히 적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육류와 채소를 비교한 점을 생각하면 수송 거리가 푸드 마일리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꼭 채식을 한다고 해서 저탄소 식단을 완벽하게 이뤘다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로컬 푸드’ 소비의 중요성

그렇다면 일상 생활에서 저탄소 식단을 확실하게 실현하려면 어떤 점이 고려되어야 할까. 채식의 비율을 높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식품의 운송거리를 줄이는 방식 또한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때 운송거리를 줄이고 푸드 마일리지 값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로컬 푸드’다.

로컬 푸드를 간단하게 말하면 ‘지역 농산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반경 50km 이내 생산지에서 만들어진 농산물을 로컬 푸드라고 부른다. 로컬 푸드를 소비하면 생산지와 소비지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송 거리가 줄어들고, 이는 푸드 마일리지 값도 낮추는 결과를 가진다.
지역 농산물 사용은 푸드 마일리지 값을 낮춰준다 /픽사베이
로컬 푸드의 장점은 다양하다.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적인 측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 외에도, 오랜 시간 운송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방부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생산지가 가까워 신선한 식재료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지역 농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로컬 푸드의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면 수입 의존도가 줄어들며 보관과 운송에 대한 부담이 줄어 드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저탄소 식생활 확산 위한 aT ‘그린푸드 데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먹거리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농장에서 식탁까지 Net Zero(탄소중립)’를 실천하는 저탄소 식생활 ‘그린푸드 데이’를 기획한 바 있다.

aT는 지난해부터 전국 34개 행정·교육 광역자치단체를 포함한 국내외 440여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은 친환경 지역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말한다. 먹거리의 생산·가공·유통·소비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저탄소·친환경 농축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생산, ▲가공 폐기물 줄이기, ▲푸드 마일리지를 감축하는 지역 로컬푸드 소비, ▲먹을 만큼 만들고 남김없이 먹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등 저탄소 식생활에 필요한 모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aT는 지난 9월 26일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으며 탄소중립을 위한 저탄소 식생활을 글로벌 확산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선포식에는 저탄소 식생활기와 7개국‧17개 시도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저탄소 식생활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비전 선포식 개최. 저탄소 식생활기 게양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에 앞서, aT는 지난 해 4월 먹거리 분야 탄소저감 등을 위한 ESG경영을 선포한 이후 작은 것부터 몸소 실천하기 위해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기획한 바 있다. 캠페인 내용은 공사 구내식당을 중심으로 저탄소 식생활 ‘그린푸드 데이’를 운영하는 것이다.

저탄소 식생활 ‘그린푸드 데이’ 운영 결과 올바른 먹거리가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입증되어, 작년 9월 14일 저탄소 식생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선포식을 통해 대국민 캠페인으로 확산시킨 바 있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저탄소 식생활에 관한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그린푸드 데이’를 확산하기 위한 팝업스토어 오픈도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강남구 가로수길에는‘그린수저로 탄소를 훔치다. 함께 그린 그린푸드 데이 팝업스토어’가 진행됐다. 먹거리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으로 저탄소 식생활의 확산을 위해 계획 됐으며, 팝업스토어는 다양한 체험과 함께 즐길거리와 기념품까지 준비되어 있어 관심을 받았다.
그린수저로 탄소를 훔치자. 함께 그린 그린푸드 데이 팝업스토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식 블로그
aT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홍보영상을 시청하고 유통고사를 풀면 스타벅스 카드와 굿즈 스티커 증정, 현장에 마련된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저탄소 식생활과 관련된 해시태그와 함께 SNS업로드 시 간식 증정, 응원메모 작성 후 현장의 유통 다리에 붙여 그린푸드 데이를 응원하면 에코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저탄소 식생활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저탄소 인증 받은 농축산물 소비부터 홈 가드닝까지

앞서 언급했듯 저탄소 식생활을 실천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육류 소비를 최소화하는 방식과 로컬 푸드를 소비하는 방식이 있다. 이외에도 음식물 남기지 않기, 오랜 보관 시 발생할 수 있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제철 식재료를 섭취하는 방법 등이 있다.

또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거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업 생산 과정에서 쓰이는 비료, 농약, 에너지 등의 절감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영농방법 및 기술을 적용하여 기른 농축산물에 인증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농축산물의 확대를 위해 마련한 국가 인증제다.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거친 농산물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먹거리라고 볼 수 있다.
직접 채소를 재배해 먹는다면 푸드 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 /픽사베이
또한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 직접 집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도 있다. 홈가드닝을 통해 간단하게 집에서 작물을 키울 수도 있는데, 주로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가 적합한 장소다. 집에서 재배한 작물은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쓰지 않아 더 건강하게 섭취 가능하고 신선한 채소를 바로 먹을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