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닥터페퍼를 좋아할까, 사랑할까? #닥터페퍼 증후군 판별법

마시즘
마시즘2022-05-31 09:00:01
공유하기 닫기
그렇다. 나는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코카-콜라 음료를 리뷰하는 오프너(Opener)*의 활동을 하며, 인류가 마시느라 깨닫지 못한 몇 가지 유용한 지혜를 얻었다.

이를테면 마케팅의 역사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때 "음 그건 코카-콜라에서 본 것 같군요"라고 말하면 상대가 수긍한다는 점(그것이 대체로 맞기 때문이다), 낯선 상대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코카-콜라 제로'를 시키면 이걸 첫 단추로 대화를 열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인간의 호기심이 만든 가장 위대한 선물은 '닥터페퍼'라는 것이다.

이런 나의 주장에 "오, 당신은 '닥터페퍼 증후군'에 걸렸다고요!"라고 말할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음료에 '상사병(Lovesickness)'이 있다면 그 이름은 '닥터페퍼 증후군'이다. 둘 다 의학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사랑에 대한 깊이는 똑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새롭고,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더 닥터페퍼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코카-콜라 저니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명예 닥터페퍼 증후군(?)'을 가진 마시즘이 당신의 닥터페퍼 사랑을 측정해주겠다. 점수가 너무 높게 나온다면 가까운 편의점과 마트에 달려가 닥터페퍼를 처방(?) 받길 권한다.


Q1. 닥터페퍼는 어떤 맛이 날까?

A. 닥터페퍼는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1점)

B. 닥터페퍼는 '체리향'이 나는 탄산음료다 (2점)

C. 닥터페퍼는 '체리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풍미가 있다 (3점)


닥터페퍼는 다른 음료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닥터페퍼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그 안에 숨어있는 '체리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사랑하기 시작하면 깨닫게 된다. 닥터페퍼는 체리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풍미가 있었다고(사랑은 설명을 할 수 없는 법이다).


Q2. 내가 닥터페퍼와 CL을 알게 된 계기는?

1. 나는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통해 '닥터페퍼'를 알았다 (1점)

2. 나는 CL의 노래를 통해 '닥터페퍼'를 알았다 (2점)

3. 나는 '닥터페퍼'를 통해 CL과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알았다 (3점)

(음료계의 CL이 닥터페퍼고, 음악계의 닥터페퍼가 CL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세상에서 '닥터페퍼'라는 소리를 가장 우렁차게 들었던 시기였다. 바로 인기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최고 무대의 노래인 CL의 'Doctor Pepper'란 곡 때문이다. 닥터페퍼만큼 중독성이 강한 노래로 누군가 '닥터페퍼'라고 운을 띄우면 '닥터페퍼, 닥터페퍼'로 대답하는게 인지상정인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올해 '스프라이트와 함께하는 워터밤' 무대에서도 '닥터페퍼' 떼창으로 현장을 뜨겁게 했다고.


그만큼 이 프로그램 때문에 '닥터페퍼'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이 많다. 물론 이전부터 CL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언제가 CL이 닥터페퍼의 브랜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곤 했다. 나는? 닥터페퍼 때문에 CL과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알았다고.


Q3. 나는 닥터페퍼를 어떻게 사나?

1. 나는 닥터페퍼를 '캔'으로 산다 (1점)

2. 나는 닥터페퍼를 '페트병'으로 산다 (2점)

3. 나는 닥터페퍼를 '박스'로 산다 (3점)

4. 나는 닥터페퍼를 '해외구매' 한다 (4점)


한때는 닥터페퍼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나가다 닥터페퍼를 판매하는 자판기라도 발견하면 마음속 지도에 즐겨찾기를 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닥터페퍼는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심지어 '페트병'으로도 말이다.


하지만 이 이상을 즐기는 닥터페퍼 매니아들이 존재한다. '닥터페퍼는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닌 마음의 양식처럼 집에 박스로 쌓아두어야 한다'는 나의 닥터페퍼 멘토님의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해외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닥터페퍼 다이어트다)


또 그 위에는 세상의 다양한 닥터페퍼를 마시기 위해 해외구매를 서슴치 않는 진정한 매니아 또한 존재한다. 바다를 건너와야 맛있다라나?



Q4. 내가 닥터페퍼를 부르는 명칭은?

1. 닥터페퍼 (1점)

2. 후추박사, 닥페 (2점)

3. 지성인의 음료 (3점)
(닥터페퍼의 개발자는 ‘찰스 앨더튼’이라는 약사다)

닥터페퍼는 이름 자체가 인상적이다. 닥터페퍼지만 정작 만든 사람의 이름이 '페퍼'가 아닌 것도 미스터리 하면서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지면 애칭이 생기는 법. 몇몇 사람들은 닥터페퍼를 '후추박사님' 내지는 '닥페'라고 부르고 있다.


이를 넘어 '지성인의 음료' 혹은 '대문호의 음료'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는 허구의 말이 아니다. 닥터페퍼를 좋아함을 세상에 밝히기 위해서는 갖은 미사여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Q5. 나는 주변 지인에게 닥터페퍼를 권하는가?

1. 나만 마시기에도 모자라다 (1점)

2. 닥터페퍼를 종종 지인들에게 권한다 (2점)

3. 이미 친구들이 나를 '인간 닥터페퍼'라고 부른다(3점)


진짜 좋은 것은 나만 알기에 아까운 것들이 있다. '맛집 리스트', '사내연애 스캔들' 그리고 '닥터페퍼'다. 닥터페퍼를 권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닥터페퍼의 성공을 나의 성공과 동일시하는 경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Q6. 재해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챙기는 음식은?

1. 비상식량 (1점)

2. 닥터페퍼 (2점)

3. 챙길 게 없다. 이미 내 냉장고와 창고는 닥터페퍼뿐이니까(3점)



2011년 '미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되자 마트의 물건이 빠르게 동이 났다. 대표적인 품목이 화장지, 밀가루, 그리고 닥터페퍼였다. 그해 닥터페퍼는 마트에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킬 만큼 닥터페퍼 매니아들이 사재기(pantry-loading)를 한 음료가 되었다. 닥터페퍼 매니아로써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까? 나 또한 그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집에 비상용 닥터페퍼 1박스를 챙겨두곤 한다.



Q7. 처음 본 사람이 닥터페퍼를 좋아한다고 하면 나의 반응은?

1. 취향이 독특하시네요 (1점)

2. 오, 맛잘알이시군요 (2점)

3. 닥터페퍼는 음료가 아닙니다, 사랑이죠 (3점)



세상에 첫만남부터 "저는 닥터페퍼를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런 특별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그와 꼭 닥터페퍼 한두 캔은 함께 마셔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아는 가장 심한 닥터페퍼 매니아는 오히려 그런 사람을 훈계한다. "닥터페퍼는 음료가 아니야! 사랑이야!"
나의 점수로 보는 '닥터페퍼 증후군 상태'는?
(닥터페퍼의 다른 뜻은 ‘사랑’이 아닐까(아니다))


사실 점수로 닥터페퍼 증후군을 판별하는 것은 실례다. 이미 이 설문에 참여한 것부터 당신은 닥터페퍼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페퍼에 대한 사랑은 숫자로 매길 수 없으니까(...하지만 총합 10점이 넘었다면 정말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퀴즈를 통해 닥터페퍼와 나의 추억을 돌아본 만큼, 오늘은 닥터페퍼와 일상을 함께 보내보자.


그리고 One More Thing…
닥터페퍼 증후군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분들을 위한 놀라운 소식이 있다.
바로 ‘닥터페퍼 제로’가 국내에 출시된다는 사실이다. 후추박사 제로가 한국에 오다니! 이미 오래전부터 닥터페퍼 제로의 국내 출시를 기원하던 팬들은 일생일대의 소원을 이뤘다. 오아시스처럼 찾으면 기쁜 음료로 시작하여 매니아들의 음료로, 그리고 제로까지! 어쩌면 우리의 닥터페퍼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