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건강’이란다

마시즘
마시즘2022-05-26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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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리뷰어로서 마시즘의 보람은 무엇일까. 희귀한 음료를 마셨을 때? 조회수가 다이어트 결심한 날 밤의 식탐만큼 폭발해서 사람들의 방문을 불러일으켰을 때? 물론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마시즘의 보람은 좋은 음료를 소개하고, 또 그 제품이 좋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되었을 때다. 갑자기 무슨 출마 선언 같은 말이냐고? 그렇다. 오늘은 한 회사의 문을 박차고 들어갈 수 있는 날이다.

“풀무원 녹즙 칸러브 엑스투가 2개월 만에 누적 30만 병이 팔렸다면서요!” 그렇다. 나는 지난번 작성한 <넌 이미 건강해져 있다, 칸러브 엑스투>콘텐츠를 생색내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어… 말이야. 우리가 친하긴 하지만 내가 이 제품을 소개하려고 얼마나 많은 추억을 꺼내서 말이ㅇ…

“아! 마시즘에 나오기 전에 30만 병 팔린 거예요.”

사람은 말이지 겸손해야 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하긴 녹즙을 시켜서 마시는 사람에게 건기식까지 한 번에 마시게 하는 아이디어는 좀 신선했었다. 나는 녹즙계의 에스프레소 ‘유기 케일’을 마신 사람처럼 자리에 벌떡 일어나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풀무원녹즙 홍보 담당자는 후대에 귀감이 될 한 마디를 남겼다.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맙소사… 제품을 받고 말았다
칸러브에 이어서 하트러브라고?
이것은 HP가 얼마 안 남은 직장인들의 레드포션이 아닐까(아님)
한 손에 아이스팩과 음료가 든 종이가방을 들고 복귀했다. 에디터의 승전보를 기다리던 동료들은 밝은 미소로 환호했다.

“오 맙소사! 치킨인가요?”
“아니… 칸러브 엑스투 후속작이야.”
“맙소사…”

그렇다. 우리의 연쇄건강러 ‘풀무원녹즙’의 연구는 쉬지 않는다. 칸러브 엑스투의 인기를 통해 후속작을 냈다. 이름은 ‘하트러브 엑스투’다.

저번에 ‘칸러브 엑스투’가 나왔을 때 이름 가지고 조금 놀렸던 기억이 있는데, ‘하트러브 엑스투’까지 나오니 나의 트렌드 감각을 체크하게 된다. 올해 개봉할 토르 영화 부제도 ‘러브 앤 썬더’라고 하잖아. 혹시 이런 이름이 세계적인 힙한 트렌드가 아닐까? 아니면 나 이미 풀무원녹즙의 제품들에 스며들어버린 걸까?
이제 혈관까지 생각하는 거야?
레드비트와 당근의 콜라보
알약을 따로 떼어내지 않고 입구에서 마실 수 있다
칸러브 엑스투가 ‘명일엽 녹즙’ 기반으로 몸의 건강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하트러브 엑스투는 땅 속의 건강 채소라 불리는 ‘레드비트’와 ‘당근’이 기반이다. 여기에 건기식으로 들어가는 알약이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현대인들에게는 꽉 막혀서 풀지 못하는 숙제들이 있다. 출퇴근길 도로교통이 그렇고, 당장 내일 내야 하는 보고서나 아이디어 기획서가 그렇고, 고삐가 풀어진 식습관으로 만들어진 혈관 속 콜레스테롤이 그렇다. 이번 하트러브 엑스투는 이 중 혈관을 건강하게 뚫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음료가 아닐까?
낯선 하트러브 엑스투에게
ABC주스의 향기가 느껴진다
주스계의 평양냉면… ABC주스 스타일 아닙니까(근데 중독됨)
하트러브 엑스투를 마셔본다. 사실 레드비트와 당근이라는 재료명을 들었을 때부터 예상을 했다. 이건 아마 ABC주스의 맛이 날 것이라고 말이다.

ABC주스는 무엇인가. ABC주스는 사과(Apple)와 비트(Beetroot) 그리고 당근(Carrot)이 들어간 음료다. 처음 나왔을 때 ABC주스라는 이름만 듣고 ‘아 이름 비슷한 ABC초콜릿도 맛있으니까!’하고 들이켰다가 큰코다친 음료기도 하다. 더 맛있게 먹으려고 오렌지를 섞어 ABCO주스 만들었다가 파스맛이 나서 그만둔 음료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풀무원녹즙과 함께 이미 수많은 건강음료로 무장된 마시즘이 아니던가. 하트러브 엑스투를 마셔보았다. 예상한 대로 ABC주스의 맛이 난다. 근데 훨씬 산뜻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분명 기존의 과일주스를 기대했다면 밍밍한 맛에 놀라겠지만, 건강을 위해 쌉싸름한 녹즙만 마셔온 아침녹즙러들에게는 만찬 같은 음료라고 볼 수 있겠다. 녹즙이… 새콤해?

분명 직접 만들었던 ABC주스는 이래저래 맛이 불협화음 되는 부분이 많았다. 파스 맛이 났으니까. 하지만 녹즙 전문가들이 만든 이 녀석은 삼삼한 맛에 새콤함을 더했다. 그동안의 녹즙이 쌉쌀한 맛으로 놀라게 하고 건강을 챙겨주는 츤데레 스타일이었다면, 하트러브 엑스투는 타격감 대신 보다 더 주스스러워진 음료란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음료를 바꾼다는 것은
생활패턴을 바꾼다는 것
한때는 건강을 설파하는 이들에게 어떤 영화의 대사처럼 “아 저는 근육 수축을 즐기는 편이라서요”라는 조크를 날리곤 했던 나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어지는 건강음료들의 가르침은 나의 식습관을,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음료 하나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그 음료 하나를 바꿈으로 나의 전반적인 생활에서 건강을 더 신경 쓰는 것은 맞는 이야기니까.

다음에 풀무원녹즙에 놀러 간다면(30만 병 넘게 팔리면 문을 박차고.. 아닙니다) 메모를 좀 전달해야겠다. 다음 엑스투는 정신건강, 눈건강, 장건강, 미각건강… 이런 버전의 엑스투 함께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이 글은 풀무원녹즙 제품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