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라거, 진라거와 진짜 어울리는 음식 5

마시즘
마시즘2021-11-15 17: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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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치맥만 할 거야? 치킨을 바꾸거나, 맥주를 바꾸거나”
매일 같이 똑같은 맥주와 안주만 즐기기에는 세상에 맛있는 것들이 많다. 새로운 맥주를 찾아 어울리는 음식과 함께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하루의 유일한 낙이랄까. 그런데 오늘은 어떤 맥주를 마시지?

오늘의 의뢰 맥주는 ‘진라거’다. 지난 <왜 브랜드는 크래프트맥주와 콜라보를 하는 걸까>를 보고 진라거를 만든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서 연락이 왔다. 떨리는 마음에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음식과 콜라보. 즉 ‘맥주와 음식 페어링을 해보는 게 어떨까?’ 라는 의뢰였다. 사실 뭔가 맥주 비주얼 때문에 ‘진라면’이 아니면 다른 음식과는 못 마실 것 같잖아?

그렇게 일주일 동안 진라거와 어울리는 음식을 찾아 배달의 민족을 불태웠다. 맥주계의 삼신할머니. 마시즘이 점찍어주는 진라거에 어울리는 음식을 소개한다.
편의점 맥덕이 말하는
맥주와 안주 페어링
맥주의 세계란 제대로 파고 들어가려 하면 수능 전날 벼락치기하는 국사책처럼 알아야 할 것이 산더미다. 때문에 나만의 간단한 방법으로 맥주를 나누어 어울리는 음식을 매칭 할 수 있다. 마시즘이 주로 쓰는 방식은 컬러에 맞추는 일종의 ‘맥주 깔맞춤(?)’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맥주는 투명한 황금색의 라거다. 시원하고 청량하기 때문에 치킨이나 삼겹살 같은 기름기 있는 음식과 잘 어울린다. 맛이 무겁고 고소한 흑맥주는 간단한 과자 안주가 아니면 서로의 맛을 해칠 수도 있다.

진라거는 라거지만 색깔이 붉은색에 가깝다. 비엔나라거(엠버라거) 같은 느낌이다. 청량하지만 단단한 몰트맛이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진한 맛의 라거여서 진라거인가?
맥주의 이색 안주
진라거와 타코야끼
맥주에 의외로 잘 어울리는 안주는 문어빵, ‘타코야끼’다. 일반적인 맥주와 마실 때는 타코야끼의 맛이 더 잘 드러난다. 하지만 몰트맛이 진한 진라거와 먹을 때는 서로의 맛을 살려주는 이색 조합이다. 타코야끼를 먹을 때는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 진라거를 마실 때는 달큰한 몰트맛이 도드라진다. 그 사이에 사르르 녹아내려가는 가다랑어포의 식감! 생각만 해도 맥주가 당긴다.

측정 가능한 안주의 양도 매력적이다. 보통 맥주가 남거나, 안주가 남거나, 뭐든 남기기 싫어 과식하거나의 경우가 찾아오는데 타코야끼에는 그런 게 없다. 진라거 1캔을 마실 때 필요한 타코야끼의 양을 생각한다면, 오늘 마실 맥주의 양과 안주의 양을 정확히 계산하여 뒤처리까지 깔끔한 맥주 생활이 될 수 있다.
치맥에도 단계가 있다
진라거와 어울리는 치킨은
치킨은 맥주를 위해 태어난 음식이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치맥조합은 후라이드 치킨을 기준이었다. 하지만 치킨집 메뉴가 배스킨라빈스처럼 다양해진 요즘. 그것에 어울리는 맥주를 따로 골라야 한다. 특히 맵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치킨러에게 맥주는 쿨피스 같은 포지션이었다.

도발적인 음식에는 도발적인 맥주로 상대를 해야 한다. 쌉싸래한 진라거는 매운 치킨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감당하기 어려운 매운맛은 진정시켜주면서 홉의 풍미와 몰트의 달큰함을 더해준다랄까? 맵슐랭, 레드콤보 등의 치킨의 조합이 특히 좋았다. 사실 뭐든 치킨은 맥주랑 뭐든 맛있어.
아메리칸 맥덕스타일
진라거와 치즈버거의 조합
마시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진라거… 이 녀석 미국의 ‘사무엘 아담스’의 ‘보스턴 라거’와 맛이 닮았다. 디자인은 완전 한국 그 자체인데 맛이 미국이라니. 그렇다면 이에 어울리는 음식을 조합해봐야겠다. 미국 하면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뭐지? 치즈버거다.

뉴욕에서 치즈버거에 라거 한 잔을 당기고 싶은(?) 것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그것을 진라거와 집에서 이루게 되었다는 게 함정. 하지만 그 조합은 본토가 부럽지 않다. 맥주와 먹지 않을 때는 재료가 조금 모자라거나 살짝 느끼하게 여겨졌던 치즈버거가 완벽한 맥주 안주로 변모한다. 두툼한 빵과 고기, 치즈, 양상추까지 구성도 다양하다. 팝송이라도 틀어놨으면 뉴욕인 줄 알았겠어.
페퍼로니의 완성은 맥주
진라거와 피자
어쩌면 치맥보다 어울리는 조합이다. 짭짤하고 깔끔한 피자의 맛과 진한 라거 맛의 콤보가 제법 잘 어울린다. 깔끔한 페퍼로니 피자가 가장 좋았지만, 콤비네이션 피자든, 고구마 피자든 어떤 피자라도 진라거와는 어울수 있다. 물론 파인애플 피자는 피자가 아니기 때문에 제외한다.

이렇듯 진라거는 미국 음식(?)과의 합이 좋은 듯하다. 피자도 진라거도 그냥 먹어도 맛있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같이 먹으면 음식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게, 맥주를 시원함에 그치지 않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맥주가 맛있으니까 피자도 엄청 맛있구나. 이게 바로 미국 맛인가.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진라거와 진라면
진라거가 사무엘 아담스로 보이고, 먹는 음식이 미국화가 되어갈 때쯤 다시 순정 조합(?)을 찾았다. 바로 진라면과 진라거를 먹기로 한 것이다. 사실 생라면과 짜장라면, 진라면 순한맛도 같이 해봤는데(등짝 맞을 뻔했다) 진라면 매운맛이 가장 어울렸다.

그렇다. 이 맥주의 라벨은 일종의 음식 조합의 설계도였던 것이다. 진라면 매운맛 컵라면을 후후 불어서 면발을 집어넣었다. 뜨거운 국물을 한 입 마셨다. 그리고 시원한 진라거를 목에 넘겼다. 아! 이거구나.

속이 풀어지는 맛이다. 맵고 따뜻한 라면이 속을 달래주다가, 시원하고 달큰한 진라거가 한차례 정리를 해준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즐거움. 여름철 바깥에서 놀다가 갑자기 내리는 여우비 같은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래 맛잘알 회사들의 석학들이 이렇게 맛을 만들고 디자인한 것에는 이유가 있던 거였어.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조합은?
먹고, 마시는 일이야말로 인류가 언제나 찾고 있는 즐거운 숙제다. 맥주만 하나 바꿨을 뿐인데, 다양한 음식과의 새로운 조합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함께 먹는 음식 덕분에 맥주에 숨어있는 매력을 더 알게 된 것은 덤이다. 오늘 당신이 마실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

*이 글은 유료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