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달인 물 마셨을 뿐인데 납 중독?

주간동아
주간동아2021-09-14 10: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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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61·가명) 씨는 약초 달인 물과 친구가 직접 만들어준 환을 오랫동안 복용해왔다. 이 약초와 환을 몸에 좋은 식품이라고 맹신했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러운 복통에 시달렸다. 과연 어떤 시그널일까.

이이령 KMI 광화문센터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이름 모를 약초, 허가받지 않은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면서 “섭취 후 복통과 빈혈, 구토 등이 있다면 ‘납 중독’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납 중독은 중금속 납이 들어 있는 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다양한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납의 체내 흡수는 소화기를 통한 흡수와 호흡기를 통한 흡입으로 이뤄진다. 몸으로 들어온 납은 대부분 뼈에 축적돼 있다 혈액으로 서서히 녹아 나온다. 납 중독을 방치하면 신장 및 생식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중독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이령 전문의에게 납 중독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Q 납 중독 원인은?
A “흔히 납 중독은 특수한 직업군에서만 발생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납 중독은 식품이나 음료, 토양, 자동차 매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토양은 납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된 약초를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Q 납 중독 증상은?
A “전형적인 납 중독 증상은 복통, 복부 불편감, 변비 등 소화기와 관련 있다. 만성적으로는 혼수, 발작 같은 뇌 증상이 있으며 심한 경우 영구적 지능 장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외에 근육이 마비되는 말초신경 장애, 빈혈 같은 조혈기관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납 중독이 의심된다면 체내 납 농도를 검사해 조기에 발견하고 더는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