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고추장 찍어먹고, 초밥에 불닭소스 발라먹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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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2021-08-10 09: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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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국의 매운 맛에 빠져들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붉닭 소스’가 해외에 첫 선을 보인데 이어, ‘갓추’ 등 매운 맛을 자랑하는 소스들이 일본, 미국 시장을 두드린다.

핫소스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핫소스 시장 규모는 25억 4000만 달러. 보고서는 이 시장이 2021년 27억1000만 달러, 2028년에는 43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맵고 감칠맛 나는 음식의 인기와 이국적, 혁신적 요리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경우 최근 가요, 드라마, 예능 등을 필두로 한 K컬처의 글로벌 유행을 매운 한국 소스, 한국 음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으로 발전 시킬 기회다.
그 최전선에 삼양식품의 불닭 소스 시리즈가 있다. 강렬한 매운 맛 때문에 한국에서도 못 먹는 사람들이 많은 불닭볶음면은 명실상부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K아이템이다. 지난 6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누적 판매량이 30억 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이다. 2015년100억 원이었던 수출 금액이 2020년 3000억 원을 돌파했고 수출 국가도 85개국이나 된다. 이 같은 인기의 주요 원인은 2016년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에서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유행한 이후로 마니아 층이 형성된 덕이다.

이 같은 불닭볶음면의 성공에 삼양식품은 지난 7월 불닭 소스를 일본으로 쏘아 보냈다. 일본 법인인 삼양재팬을 통해 △불닭소스 △까르보불닭소스 △핵불닭소스 3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했으며, 향후 아마존 재팬 등 일본 내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은 이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활용도 높은 만능소스 콘셉트로 다양한 맛과 포장, 제형의 확장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bibigogotchu.com
비비고 시리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 역시 매운 소스로 미국 식탁을 노크한다. CJ는 한국의 ‘고추’와 영어 표현 ‘got you(잡았다)’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갓추(Gotchu)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갓추는 한국 전통 고추장을 미국 현지를 겨냥해 재해석했다. 칠리소스를 필두로 한 미국 핫소스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매운 맛에 고추장 특유의 감칠맛과 본연의 풍미를 더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CJ 관계자는 “고추장이 가진 깊고 건강한 맛을 앞세워 미국 타바스코, 태국식 스리라차 이상의 핫소스로 성장시키고 한국의 식문화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스터즈 고추장 핫소스’. 사진=푸드컬처랩 홈페이지
매운 맛의 또 다른 장르인 칠리파우더 시장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의 선전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푸드컬처랩에서 출시한 김치맛 파우더인 ‘김치시즈닝’의 경우, 이미 2017년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칠리파우더 시치미를 제치고 해당 분야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푸드컬처랩에서도 ‘서울시스터즈 고추장 핫소스’를 출시하며 한국 고추장의 세계화에 주목하고 있다. 푸드컬쳐랩 측은 “미국의 핵심 소비자층으로 자리잡은 젊은 세대에게 미국의 타바스코, 태국식 스리라차를 넘어 한국의 고추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디터 HWA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