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학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손목이 빠지도록 여행책 지도 그리기 아르바이트를 한 덕에 목돈이 생겼다. 동네 단짝 친구랑 배낭여행을 가려고 돈을 모으던 때다. 여행 계획도 짤 겸 친구를 만나 난생 처음 ‘바(bar)’라는 곳에 갔다. ‘더 플레어’라는, 당시 꽤 유명한 프랜차이즈 칵테일 바였다. 친구는 두어 번 와봤다며 망설임 없이 데킬라 두 잔을 주문했다.
곧 멋진 칵테일 쇼가 시작됐다. 심장을 흔드는 커다란 음악 소리에 맞춰 바텐더 손에서 술병이 날아다니더니 ‘불 쇼’로 끝이 났다. 입을 쩍 벌린 우리 둘 앞에 술 한 잔이 놓였다. 생애 첫 칵테일이었는데, 찔끔찔끔 아끼며 하도 녹여 먹어 맛은 기억에 없다. 이때 알게 된 술이 ‘럼’이다.
곧 멋진 칵테일 쇼가 시작됐다. 심장을 흔드는 커다란 음악 소리에 맞춰 바텐더 손에서 술병이 날아다니더니 ‘불 쇼’로 끝이 났다. 입을 쩍 벌린 우리 둘 앞에 술 한 잔이 놓였다. 생애 첫 칵테일이었는데, 찔끔찔끔 아끼며 하도 녹여 먹어 맛은 기억에 없다. 이때 알게 된 술이 ‘럼’이다.
쿠바 태생 모히토, 여름에 더욱 맛있다
럼은 사탕수수 찌꺼기와 당밀을 발효해 증류한 술이다. 맑고 투명해 ‘화이트 럼’이라고 한다. 향이 거의 없어 첫맛에는 알코올 기운이 훅 느껴진다. 입에 머금기엔 거친 술이라 ‘꼴깍’ 삼키고 나면 은은한 단내 같은 게 미묘하게 남는다.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 같은 술인 화이트 럼을 위스키처럼 따로 마시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허브와 과일 등을 더해 맛있고 예쁜 그림을 그리기엔 이만큼 좋은 술도 없다.
화이트 럼을 브랜디 등을 숙성한 오크 배럴에 넣어 일정 기간을 숙성시키면 ‘골드 럼’, ‘다크 럼’이 된다. 화이트 럼보다 둥글둥글한 맛과 향이 생겨 향을 음미하며 단독으로도 즐길 만하다.
가장 유명한 럼 브랜드는 쿠바가 고향인 ‘바카디(BACARDI)’다. 럼으로 만드는 대중적인 알코올음료 ‘모히토(Mojito)’ 역시 쿠바 태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도 유행한다. 모히토는 민트, 라임, 럼, 설탕, 탄산수를 조합해 만든다. 맛, 향, 색, 온도, 알코올도수 등 여러 면을 통틀어 볼 때 이보다 더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음료가 있을까 싶다.
모히토를 만들어 보자. 커다란 잔에 민트 잎 8~10장, 라임 한 개를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설탕 한 숟가락을 듬뿍 넣고 가차 없이 두드려가며 으깬다. 이렇게 해야 라임에서 즙이 잘 나온다. 민트가 멍들고 찢어지며 특유의 향미도 강렬하게 피어난다. 그 와중에 설탕은 축축해지며 녹기 시작한다. 화이트 럼 2큰술(약 1온스)을 넣고 입자로 남아 있던 설탕을 조금 더 녹이며 골고루 섞는다. 여기에 알이 작은 얼음을 채워 넣고 위아래를 골고루 섞는다. 마지막으로 탄산수로 잔을 채우면 끝!
화이트 럼을 브랜디 등을 숙성한 오크 배럴에 넣어 일정 기간을 숙성시키면 ‘골드 럼’, ‘다크 럼’이 된다. 화이트 럼보다 둥글둥글한 맛과 향이 생겨 향을 음미하며 단독으로도 즐길 만하다.
가장 유명한 럼 브랜드는 쿠바가 고향인 ‘바카디(BACARDI)’다. 럼으로 만드는 대중적인 알코올음료 ‘모히토(Mojito)’ 역시 쿠바 태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도 유행한다. 모히토는 민트, 라임, 럼, 설탕, 탄산수를 조합해 만든다. 맛, 향, 색, 온도, 알코올도수 등 여러 면을 통틀어 볼 때 이보다 더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음료가 있을까 싶다.
모히토를 만들어 보자. 커다란 잔에 민트 잎 8~10장, 라임 한 개를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설탕 한 숟가락을 듬뿍 넣고 가차 없이 두드려가며 으깬다. 이렇게 해야 라임에서 즙이 잘 나온다. 민트가 멍들고 찢어지며 특유의 향미도 강렬하게 피어난다. 그 와중에 설탕은 축축해지며 녹기 시작한다. 화이트 럼 2큰술(약 1온스)을 넣고 입자로 남아 있던 설탕을 조금 더 녹이며 골고루 섞는다. 여기에 알이 작은 얼음을 채워 넣고 위아래를 골고루 섞는다. 마지막으로 탄산수로 잔을 채우면 끝!
무알콜 모히토 ‘노히토’의 매력
모히토의 전신은 남미 원주민이 약으로 쓴 ‘버닝 워터(burning water)’ 또는 ‘파이어 워터(fire water)’라는 이야기가 있다. 사탕수수 증류주(럼)에 라임과 허브를 넣은 것이었다는데, 강렬하고 독한 술맛을 중화하려고 설탕이나 시럽도 더했다고 한다.
모히토를 만들 때 골드 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허브와 라임 특유의 풍미와 색감을 살리려면 화이트 럼이 제격이다. 코코넛을 넣어 만든 럼인 ‘말리부’를 사용한 모히토는 ‘코히토(Cojito)’, 럼을 빼고 무알콜로 만들면 ‘노히토(Nojito)’ 혹은 ‘버진 모히토(Virgin Mojito)’라고 부른다. 과일이 풍성한 요즘 같은 계절엔 ‘노히토’의 세계가 확 넓어진다.
모히토를 만들 때 골드 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허브와 라임 특유의 풍미와 색감을 살리려면 화이트 럼이 제격이다. 코코넛을 넣어 만든 럼인 ‘말리부’를 사용한 모히토는 ‘코히토(Cojito)’, 럼을 빼고 무알콜로 만들면 ‘노히토(Nojito)’ 혹은 ‘버진 모히토(Virgin Mojito)’라고 부른다. 과일이 풍성한 요즘 같은 계절엔 ‘노히토’의 세계가 확 넓어진다.
달고 수분이 많아 부드러운 수박, 새콤달콤하고 향이 좋은 복숭아, 산뜻하고 청량한 단맛이 나는 포도뿐 아니라 여러 냉동과일과 열대과일도 모히토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수박은 자잘한 씨가 있으니 믹서로 곱게 갈아 사용한다. 복숭아는 설탕물에 담가 절이거나 설탕과 함께 끓여 조림으로 만들어 작게 잘라 사용하면 훨씬 풍미가 좋다. 포도는 라임과 함께 으깨 즙을 내면 알맞다. 이때 껍질 째 먹는, 씨 없는 포도를 고른다. 씨 있는 포도는 껍질에서 떫은맛이 배어난다.
모히토를 만들 때 설탕 대신 청귤이나 레몬으로 만든 청을 활용해도 좋다. 요즘에는 시트러스 향을 입힌 여러 탄산수가 있으니 이를 넣거나 진저 에일로 대신해도 좋다.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모히토를 만들 때 설탕 대신 청귤이나 레몬으로 만든 청을 활용해도 좋다. 요즘에는 시트러스 향을 입힌 여러 탄산수가 있으니 이를 넣거나 진저 에일로 대신해도 좋다.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