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다 운치가 느껴지는 한옥 고택들

29STREET
29STREET2021-06-15 16: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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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이 ‘집콕’ 특화형 인간이라 현관문 나서기를 즐기지 않는 에디터 LEE. 하지만 ‘한옥’이라는 마법의 키워드를 들으면 군말 없이 신발을 신는 편이다. 단, 한옥 ‘콘셉트’ 말고 진짜 세월이 느껴지는 집일 것! 여름이 가고 백신도 다 맞고 나면 한옥 고택으로 떠나리라 다짐해 본다.
함양 일두고택 (개평한옥문화마을)
사진=일두고택 홈페이지
사진=일두고택 홈페이지
사진=일두고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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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일두고택 (개평한옥문화마을)
경상남도 함양군 지곡면 개평리

흔히 ‘양반마을’ 하면 경북 안동부터 떠올리지만, 안동 바로 옆의 경남 함양도 못지않은 양반마을이다.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함양에는 조선시대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일두고택)을 비롯해 여러 채의 한옥이 모인 개평마을이 있다. ‘미스터 션샤인’등 드라마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한 일두고택은 18세기에 개축된 사랑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15~16세기에 지어졌으며, 현대에 맞게 관리를 잘 해서 숙박도 가능하다.
아산 외암마을 건재고택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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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외암마을 건재고택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예안 이씨 집성촌인 외암마을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 지형을 보여주며 집들이 대부분 서남향을 바라보게 지어져 유독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영암집’이라고도 불리는 건재 고택이 있는데, 1800년대에 영암군수를 지냈던 건재 이상익 선생이 살던 가옥이다. 중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특색을 고스란히 가진 매력 넘치는 집으로, 한동안 소유권 조정 문제로 일반에 개방되지 않았다가 얼마 전 문을 열었다. 건재고택에는 묵을 수 없지만 마을 내 여러 민박집에서 숙박할 수 있다.
구례 운조루
사진=운조루 홈페이지
사진=운조루 홈페이지
사진=운조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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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운조루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오미리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상서로운 명당이라고 한다. 첫 집주인 유이주가 낙안군수로 있던 시절인 1776년부터 짓기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78칸짜리 집이었으나 현재는 63칸이 남아 있다. 집터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좋았지만 땅에 돌이 너무 많아 터를 닦고 집을 올리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집 자체도 멋지지만 유이주가 대문에 걸어두었다는 호랑이 뼈, 끼니를 거르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누구나 퍼갈 수 있도록 쌀을 담아놓은 중문 앞 뒤주 등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과거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운조루에서는 묵을 수 없지만 바로 옆에 '운조루막둥이'라는 한옥 펜션이 있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