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5월 넷째주 편지입니다” 출판가 뉴스레터 바람

동아일보
동아일보2021-05-28 1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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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는 매주 수요일 혹은 목요일에 뉴스레터 ‘한편’을 구독자 메일로 보낸다. 같은 이름의 인문잡지 ‘한편’의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소개하고 편집자들의 코멘트를 함께 싣는다. 지난해 1월 잡지 발간을 앞두고 시작한 뉴스레터의 구독자는 1년여 만에 1만2000여 명으로 늘었다. 신새벽 민음사 편집부 논픽션팀 과장은 “요즘도 매주 100∼200명이 추가로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1은 종이잡지 구독자로도 유입돼 홍보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출판사들이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구독해 출판사와 직접 소통하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뉴스레터는 각종 출판계 소식이나 책 관련 콘텐츠를 담은 메일을 정기적으로 독자들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다. 출판사들은 통상 매주 또는 격주에 한 번꼴로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로 독자들의 호응이 높은 출판사 뉴스레터로는 예닐곱 개가 꼽힌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해나 올해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판계 관계자는 “메일로 독자들에게 한 편의 글을 매일 보낸 이슬아 작가의 ‘일간 이슬아’가 성공하는 걸 보고 출판사들이 힌트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뉴스레터 목적에 따라 구성도 다양하다. 인문서 전문 출판사인 반비는 지난해 9월 뉴스레터 ‘책타래’를 시작하면서 인문서 독자들의 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삼았다. 최예원 반비 편집자는 “인문서 독자층은 일정 규모에 이르면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책타래는 기존 독자들끼리 인문서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대화 거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성주의나 가난, 죽음 등 인문학 논의가 가능한 주제를 정해 관련된 책들을 추천한다. 자사(自社)가 아닌 다른 출판사 책들도 포함된다. 책타래는 약 3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창비는 타깃 독자층에 맞춰 두 종류의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고독단(고민해결독서단)’은 2030 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책 소개와 더불어 함께 감상하면 좋은 영화나 전시를 안내한다. 새로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친절한 문체로 작성되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곁들여지는 게 특징이다. 이와 달리 올 1월 시작된 ‘인문학레터’는 기존 인문서 독자층인 4050세대를 대상으로 밀도 높은 인문학 정보를 제공한다. 이정원 창비 홍보부 팀장은 “현재 운영 중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일방통행식 소통의 한계를 느꼈다”며 “반면 뉴스레터는 하단에 마련된 피드백 메뉴를 통해 실시간으로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뉴스레터는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이 브랜드를 알리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출판사 책읽는수요일은 사명에 착안해 매주 수요일 구독자들에게 뉴스레터를 보낸다. 뉴스레터의 하위 카테고리를 ‘일하는요일’(편집자와 북디자이너가 책을 만드는 일상에 대해 쓴 글)과 ‘읽는요일’(책 속의 의미 있는 한 줄을 소개)로 구성해 출판사 홍보 효과를 노렸다. 뉴스레터를 보고 해당 출판사를 알게 된 독자가 책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박혜미 책읽는수요일 편집자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독자뿐 아니라 출판계 내에서도 존재감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