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이 좋아! 제철 봄나물 맛있게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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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2021-03-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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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내음 가득 느껴지는 여러 가지 나물들
책 ‘자연을 담은 엄마 요리’ 저자 배명자 작가에게 특별한 나물 조리법에 관해 들어보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각 계절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도 다양하다. 봄이 오면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도 나물 요리가 생각난다. 봄향 가득한 나물 요리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따스한 날씨가 가까이 와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봄에 제철인 나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달래와 냉이, 쑥, 취나물 등 여러 가지 봄나물을 통해 자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종류마다 각각 다른 향과 맛을 지닌 봄나물은 건강에도 좋고 의외로 요리법도 풍성해서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조리가 가능하다.
식탁에도 봄이 찾아왔다 /픽사베이
흔히 젊은 세대는 나물의 맛을 제대로 모른다는 인식이 있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의 입맛이 달달하고 매운 음식에 길들어 있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나물이라고 하면 건강식, 어른 입맛 등의 고루한 선입견을 가진 사례가 대부분이다.

가장 중점적인 요인은 많은 이들이 나물을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에 있다. 조리법만 익히면 얼마든지 봄향 가득한 나물 요리를 100% 즐길 수 있으며 건강식의 매력까지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3~4월 봄을 대표하는 나물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봄 제철 나물의 매력이 궁금해진다.


달래와 냉이, 쑥, 취나물까지, 봄나물의 매력

흔히 제철 봄나물을 기운을 북돋아 주는 식자재라고 표현한다. 추운 겨울을 지나 싱싱한 빛으로 자란 봄나물은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며 영양가도 풍부해 봄철 밥상을 책임지는 재료다.

봄나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흔히 봄에는 달래 된장찌개를 많이 만들어 먹게 되는데 조리 방법도 굉장히 간단해서 봄나물 요리의 스테디셀러 같은 존재다. 가정마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찌개가 끓고 있는 마지막 과정에 봄향 가득한 달래를 잘 손질해서 소복하게 올려주기만 하면 특별한 봄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특유의 매운 향과 맛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봄철에 들에서 캔 달래만 한 것이 없다. 알뿌리가 굵은 것은 특히 향이 진하지만 달래만이 가지고 있는 적절한 맛을 즐기기엔 또 알뿌리가 너무 커도 안된다.
달래무침, 아사달, 공유마당, CC BY
봄나물이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것은 달래의 영양 성분을 보면 알 수 있다. 달래에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원기를 회복해주며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철분 성분이 있어 빈혈을 예방해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흔히 춘곤증을 이기는 나물이라고 손꼽히기도 한다.

된장찌개에 넣을 수 있는 봄나물은 달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냉이 역시 된장찌개에 올리면 훌륭한 봄철 찌개 요리가 완성된다. 냉이가 가진 특유의 향은 봄 내음을 대표할 정도로 깊고 향긋하다. 냉이 역시 봄철에 춘곤증을 이기게 하는 식자재로 알려져 있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고 영양가가 풍부해 기력회복에 좋다.
제주도의 냉이 된장국, EBS, 공유마당, CC BY
냉이 무침, 나물의 씁쓸한 맛과 양념 간이 잘 어우러져 반밥찬으로 먹으면 입맛을 살린다 /픽사베이
냉이를 맛보면 처음에는 진한 자연의 맛에 놀랄지도 모른다. 은은하게 쌉쌀한 맛이 도는데 먹다 보면 특유의 향으로 인해 기분 좋은 한 끼 밥상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건강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도는 시골 밥상을 접하는 기분이라 냉이의 매력에 빠지면 다른 자연 건강식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봄에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나물의 종류엔 취나물도 있다. 3~5월까지 제철인데 나머지 기간에는 주로 시설에서 재배하거나 말린 취나물을 접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나물 특유의 알싸한 맛이 돌고 조리 방법에 따라 구수한 맛을 내는 경우도 있다.

보통 봄나물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데 이 취나물도 두 가지를 포함한 영양가가 아주 풍부한 식자재 중 하나다. 취나물은 체내의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고 한다.

취나물은 싱싱할 때 살짝 양념해서 무침으로 먹어도 맛이 좋고 말린 취나물은 들기름을 넣어 볶아 먹어도 맛있다. 취나물 밥을 해서 먹으면 더 밥맛이 달며 구수하게 느껴져 입맛을 돋운다.
구수한 맛이 일품인 취나물 밥 /윤미지 기자
입맛이 없을 때는 취나물 밥에 참기름을 살짝 둘러 몇 가지 기본 반찬만을 곁들여 먹어도 맛이 좋다. 담백하고 개운한 국과 시원 아삭한 김치, 그 외 어묵볶음 등의 몇 가지 기본 반찬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한 상이 완성된다.

쑥은 전통적으로 우리 한반도에서 오래도록 먹어왔던 건강식품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그 활용이 한식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쑥을 활용한 라떼, 케이크 등의 디저트를 여러 카페 브랜드에서 출시하기도 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 식자재 중 하나이다.

쑥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정보다. 옛말에 7년 앓던 병을 3년 된 쑥을 먹고 고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관련 있는 ‘애탕’은 어린 쑥과 쇠고기를 다져서 완자로 빚고 맑은장국으로 끓인 국 요리를 말한다. 조선 시대 고을 관리의 딸이 몸이 매우 허약했는데 그녀를 사랑한 남자 하인이 이 애탕을 끓였다고 하는데 관리의 딸이 이 요리를 먹고 건강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영양소가 풍부한 식재료 쑥 /픽사베이
쑥은 실제로 영양가가 매우 풍부해서 신체에 좋은 영향을 고루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액순환을 돕고 몸속의 냉기를 다스려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의 따뜻한 성질이 위장과 신장 기능을 강화해 복통 치료에도 좋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쑥은 국으로 끓여 먹어도 맛이 좋으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쑥떡이나 쑥버무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서 맛을 볼 수 있다. 역시 특유의 자연의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으며 담백하게 조리해서 먹을 때 쑥의 매력을 더 제대로 느끼게 된다.
쑥떡. 콩고물을 묻힌 쑥떡은 훨씬 고소하다, EBS, 공유마당, CC BY
한국기행 겨울왕국 울릉도. 쑥튀김, EBS, 공유마당, CC BY
봄나물을 요리해서 먹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방식은 나물을 양념해서 무침으로 요리하거나 찌개, 국 등에 넣어 끓여 먹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를 나물 요리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나물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계절마다 챙겨 먹는 엄마표 건강밥상을 담은 책 ‘자연을 담은 엄마 요리’ 저자 배명자 작가는 제철 재료와 조상의 얼이 담긴 전통 장류를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고 맛있게 자연의 요리를 차려낼 수 있다고 말한다.

배명자 작가는 와촌식품을 운영하는 아들과 장을 담그며 천연 조미료, 전통 장류만으로 제철 음식을 만드는 ‘노고추 음식 공방’을 열고 있다. 그 이전에는 차 모임인 명정차회를 열고 다도를 가르쳤으며, 2000년 봄에는 ‘차와 사찰음식’이라는 주제로 선재 스님의 전시회를 주최하면서 요리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배명자 작가는 책 ‘자연을 담은 엄마 요리’를 통해 204가지의 레시피를 담았는데 제철 재료와 건강한 전통 장류를 통해 푸근한 시골 자연 밥상을 차리는 방법을 공개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진 챕터는 제철 재료의 무궁무진한 활용법을 담고 있으며 흔히 접할 수 있는 기본 요리 레시피부터 가지탕수, 토마토 탕, 옥수수 잣 튀김 등의 색다른 요리법도 전한다.
배명자 작가의 책 ‘자연을 담은 엄마 요리’ /상상출판
제철 봄나물의 매력과 나물을 더 새롭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에 관해 배명자 작가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물 요리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나물 요리의 매력은 수많은 나물마다 각기 다른 자연의 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어요. 나물마다 특성이 있고 그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어 요리에 어떤 나물을 활용하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우리가 흔히 먹는 취나물도 특유의 향이 있잖아요. 엄나물도 쌉싸름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죠. 현대에는 입맛이 없을 때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분들이 종종 있지만, 오히려 자연의 맛과 향을 즐기는 방법으로 입맛을 찾을 수도 있거든요.

나물마다 식감도 다 달라서 씹는 맛도 좋고요.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영양소도 풍부해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위한 재료로 나물은 빠질 수 없는 존재예요. 또 봄에 나는 나물을 미처 다 못 먹었다면 이것을 삶아서 말렸다가 겨울에도 먹을 수 있어요. 요즘에야 시대가 발전하면서 대부분 음식을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제철 음식들은 맛이 더 풍부하고 맛과 향에서 더 진가를 가진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한국기행 제주에살면. 다양한 나물 요리는 저마다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EBS, 공유마당, CC BY
다양한 봄나물들이 존재하는데요, 어떤 식자재들과 궁합이 좋은가요

나물은 대부분의 자연식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다양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어요. 한 가지 기억할 점은 나물 중에는 약간의 독소가 있는 것들도 있으므로 조리 전 한 번 살짝 삶아주는 것이 좋아요.

4월에 제철인 봄나물 민들레 나물이 있는데 무침으로 먹어도 참 맛있거든요. 민들레 나물은 고유의 씁쓸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사과와 곁들이면 맛 궁합이 잘 맞는답니다. 매콤하게 무쳐도 나물의 씁쓸한 맛과 사과의 달달함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내고요.

나물과 두부는 정말 잘 어울리는 식자재에요. 두부를 잘 으깨서 나물과 버무리면 담백하게 먹기 좋죠. 두부의 고소함과 나물이 가진 자연의 맛이 부드럽게 잘 어울리거든요. 밥반찬으로 함께 먹어도 든든해요.

특히 나물은 우리 전통 장과도 잘 어울린답니다. 싱싱한 나물에 된장, 고추장 등을 넣고 살짝 맛을 더해서 버무려주면 간도 잘 맞고 깔끔하게 먹기 좋은 반찬이 됩니다.
민들레 꽃과 나물 /픽사베이
나물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요즘 젊은 세대가 나물 요리를 잘 안 먹는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맛있게 먹는 조리법을 몰라서 그럴 수 있거든요. 나물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맛있게 조리해주면 아이들부터 젊은 세대까지 오히려 더 나물 요리를 좋아하게 될 수도 있어요.

흔히 나물을 무침, 볶음 등으로 많이들 섭취하는데요. 의외로 나물을 넣고 샐러드를 해 먹으면 참 맛이 좋답니다. 자연의 맛을 듬뿍 머금은 샐러드를 완성할 수 있는데 나물과 채소 몇 가지를 먹기 좋게 썰어 넣고 여기에 과일 청을 드레싱으로 둘러주면 더 맛의 조화가 살아나겠죠. 과일을 곁들이면 식감도 더 다양해지고 샐러드의 색감도 살아나요.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또 있는 그대로 나물의 맛을 즐기는 방식도 있어요. 두릅 같은 식자재는 한 번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반찬으로 먹기도 좋고 때로는 간식으로 맛보기에도 괜찮아요.

냉이나 쑥은 전으로 먹어도 맛이 좋아요. 식재료 무를 갈아서 부침가루를 넣어주고 전을 만들면 되는데요. 물을 하나도 넣지 않고 오로지 무를 갈아서 나오는 수분만으로 전의 반죽을 만들 수 있어요. 무는 향기가 없지만 은은한 자연의 맛을 내죠. 냉이나 쑥을 함께 넣어 전으로 부치면 자연의 향이 더해져 맛이 더 깊어질 수 있답니다.
사진은 일반 샐러드. 인터뷰 내내 나물을 올린 과일 샐러드의 맛이 궁금했다 /Valeria Boltneva, Pexels
특별한 나물 요리 레시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나물 샐러드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샐러드를 참 많이 먹죠. 사과나 배, 참외 등을 함께 곁들이는 방식으로 나물 과일 샐러드를 만들면 돼요. 처음에는 나물의 씁쓸한 맛이 조금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달달한 과일이 어우러지면 맛이 조화롭답니다.


마지막으로 핸드메이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코로나19로 건강이나 면역력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먹는 음식을 통해서 몸의 균형을 잡고 건강을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집에서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은 건강한 식재료, 천연 조미료 등을 활용할 수 있어 더욱더 좋죠.

사실 집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의외로 집에서 직접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요. 특히 직접 만든 고추장은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서 더 입맛을 돌게 한답니다.

좋은 제철 재료와 음식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건강하고 맛있는 한 상을 차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나실 때 직접 장을 담근다거나 아니면 한 끼를 든든하게 차려서 먹어보는 것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