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지난해 심어놓은 튤립 구근의 싹이 터서 흙을 밀어올리고 뾰족하게 얼굴을 내놓습니다. 봄이 오면 봄 음식이 먹고 싶어지죠. 우리 몸이 원하는 바대로, 아지랑이처럼 아른아른 올라오는 춘곤증을 밀어내줄 제철음식을 소개합니다.
남도음식의 참맛을 표방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고운님’의 도다리 쑥국입니다. 양지바른 땅에서 자란 부드러운 쑥을 넉넉하게 넣고 살짝 된장을 풀어 끓여냅니다. 봄 도다리는 뼈와 살이 부드러워 식감이 중요한 회로 먹기보다는 이렇게 끓여서 시원하게 국물을 내어 먹는 것이 제격입니다. 된장은 너무 많이 풀면 여린 해쑥의 향긋한 봄 내음도, 도다리의 시원한 맛도 다 잡아먹어 버려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됩니다. 이곳의 도다리 쑥국은 큼지막한 도다리가 넉넉하게 들어가 한 끼 식사로 전혀 아쉽지 않은 양입니다. 3, 4월에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계절메뉴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들른 날이 개시네요.
이곳의 정체성은 도다리 쑥국에서 보다시피 남도음식이자 제철음식입니다. 어찌 보면 남도음식의 핵심적인 부분이 제철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봄이면 도다리와 더불어 부안의 주꾸미, 여수 새조개, 완도 갑오징어, 여름이면 임자도 민어, 신안 병어, 여수 하모, 완도 농어, 가을이면 자연산 전어와 무안 뻘낙지, 고흥 돌문어, 그리고 겨울이면 자연산 생굴과 완도 간재미, 벌교 참꼬막, 추자도 방어가 메뉴에 오릅니다. 철에 따라 가장 신선하고 제 맛이 올라온 식재료를 사용하여 식단에 올리므로 계절을 맛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해산물은 기호에 맞게 찜, 데침, 무침, 구이 등 여러 방식으로 조리해 제공합니다. 보리굴비, 삼합도 맛있고 해산물과 덜 친한 분께는 떡갈비도 추천해드립니다.
주요리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반찬도 풍성하고 특별합니다. 우리 음식이 다른 음식과 사뭇 다른 것은 반찬이라는 독특한 개념 때문일 겁니다. 요즘은 제대로 먹을 만한 반찬을 내는 집이 정말 드물어진 것 같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음식을 제대로 하는 집이 별로 없다는 말도 됩니다. 한결같이 슴슴한 고운님의 반찬은 어찌 보면 평범한 것 같은데 맛을 보면 평범하지 않습니다. 또 항상 비슷한 반찬인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때그때 조금씩 다릅니다. 철에 따라 바뀌고, 또 매일 보는 장에 따라 가장 신선한 것을 골라 상에 올립니다. 요즘은 울릉도에서 따온 전호를 무쳐 낸 나물이 먼저 나옵니다. 조금 지나면 억세져서 쓸 수 없게 된다고 하네요. 독특한 향이 있긴 하지만 강하지 않고 쓴맛이 거의 없어 먹기 좋습니다.
옥에 티라면 막걸리를 포함해 이 좋은 음식의 격에 썩 어울리는 우리 술이 별로 없다는 것. 이 부분은 현재 고민 중이고 조만간 보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와인 잔도 갖춰져 있어 와인 반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약간의 세팅비는 내야 합니다만.
이곳의 전신은 의외로 국밥집이었다고 합니다. 고향 완도에서 올린 해산물을 고객에게 맛보여주곤 하다가, 결국 그 맛에 반한 단골들에게 등 떠밀려 고운님을 차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이곳의 정체성은 도다리 쑥국에서 보다시피 남도음식이자 제철음식입니다. 어찌 보면 남도음식의 핵심적인 부분이 제철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봄이면 도다리와 더불어 부안의 주꾸미, 여수 새조개, 완도 갑오징어, 여름이면 임자도 민어, 신안 병어, 여수 하모, 완도 농어, 가을이면 자연산 전어와 무안 뻘낙지, 고흥 돌문어, 그리고 겨울이면 자연산 생굴과 완도 간재미, 벌교 참꼬막, 추자도 방어가 메뉴에 오릅니다. 철에 따라 가장 신선하고 제 맛이 올라온 식재료를 사용하여 식단에 올리므로 계절을 맛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해산물은 기호에 맞게 찜, 데침, 무침, 구이 등 여러 방식으로 조리해 제공합니다. 보리굴비, 삼합도 맛있고 해산물과 덜 친한 분께는 떡갈비도 추천해드립니다.
주요리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반찬도 풍성하고 특별합니다. 우리 음식이 다른 음식과 사뭇 다른 것은 반찬이라는 독특한 개념 때문일 겁니다. 요즘은 제대로 먹을 만한 반찬을 내는 집이 정말 드물어진 것 같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음식을 제대로 하는 집이 별로 없다는 말도 됩니다. 한결같이 슴슴한 고운님의 반찬은 어찌 보면 평범한 것 같은데 맛을 보면 평범하지 않습니다. 또 항상 비슷한 반찬인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때그때 조금씩 다릅니다. 철에 따라 바뀌고, 또 매일 보는 장에 따라 가장 신선한 것을 골라 상에 올립니다. 요즘은 울릉도에서 따온 전호를 무쳐 낸 나물이 먼저 나옵니다. 조금 지나면 억세져서 쓸 수 없게 된다고 하네요. 독특한 향이 있긴 하지만 강하지 않고 쓴맛이 거의 없어 먹기 좋습니다.
옥에 티라면 막걸리를 포함해 이 좋은 음식의 격에 썩 어울리는 우리 술이 별로 없다는 것. 이 부분은 현재 고민 중이고 조만간 보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와인 잔도 갖춰져 있어 와인 반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약간의 세팅비는 내야 합니다만.
이곳의 전신은 의외로 국밥집이었다고 합니다. 고향 완도에서 올린 해산물을 고객에게 맛보여주곤 하다가, 결국 그 맛에 반한 단골들에게 등 떠밀려 고운님을 차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