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시내에서 느긋하게 드라이브... 랜선여행 사이트 모음

29STREET
29STREET2021-02-17 14: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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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블라인드 걷고 바깥 날씨 확인하기. 차 타고 어디론가 가기. 점심 먹고 산책하기. 지극히 단조로운 일상의 풍경이지만 배경을 ‘여행지’로 바꿔 놓으면 그렇게 새롭고 재미있을 수가 없다. 웅장한 유적지나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현지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기분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는 사이트들을 소개한다.
외국 사는 친구 집에서 하루 묵었어, 윈도우 스왑
🏠WINDOW SWAP

클릭 한 번이면 외국의 여느 가정집 창가로 날아갈 수 있는 사이트다. 코로나19 시국 이전에도 호화숙소보다 현지 냄새 물씬 나는 소박한 가정숙소를 선호하던 타입이라면 100%만족할 수 있을 것. 전 세계 네티즌들이 직접 찍어 올린 자기 집 창가 영상이라 현실감 하나는 정말 확실하다.

특별할 것 없는 주택가, 특별할 것 없는 풍경. 바람 소리에 새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 소리, 집안에서 달그락거리는 생활 소음까지. 모니터 가득 윈도우스왑 페이지를 켜 두고 의자 등받이에 쭉 기대면 잠시 동안이지만 정말로 외국 사는 친구 집에 초대받은 기분이 든다.

라디오 켜고 하와이 드라이브, Drive and Listen
🚗Drive and Listen

차창 밖으로 쭈욱 펼쳐지는 풍경 감상하며 동네 한 바퀴 돌기. 현지에서 나오는 실제 라디오 방송까지 틀어놓으면 금상첨화다. 꾸밈없는 일상 감성 넘치는 드라이브 영상과 함께 현지 음악과 라디오방송을 수 있는 사이트 ‘Drive and Listen’에서는 동서양 곳곳의 길거리 풍경이 펼쳐진다(물론 서울도 있다). 답답할 때는 미국 하와이나 프랑스 니스처럼 휴양지 느낌 물씬 풍기는 곳을 골라 보자. 자동차 엔진 소리와 바람 소리, 도심에서 울리는 경적이나 운전자의 작은 투덜거림 등 지극히 현실적인 소리도 같이 들을 수 있다.
랜덤여행 가보자, 구글어스 I'm feeling lucky
👍 I'm feeling lucky

인터넷 덕분에 온갖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건 분명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만, 아주 어렸던 시절 두꺼운 여행책을 뒤적이며 느꼈던 그 설렘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이 가끔 아쉽기도 하다. 에디터 LEE가 좋아했던 책은 두툼한 프랑스 여행책이었는데, 마음 내킬 때 목차 따위 보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곤 했다. 엑상프로방스, 렌, 낭트… 낯선 도시로 훌쩍 날아가던 그 느낌을 이젠 구글어스를 통해 느끼게 됐다.

구글어스에 들어가서 왼쪽 메뉴를 보면 사각형 주사위 모양 아이콘이 있다. 세계 곳곳의 명소를 랜덤으로 보여주는 ‘I’m feeling lucky’기능인데, 현지 지리정보와 관광정보를 같이 볼 수 있다. 익숙한 지명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정말로 듣도 보도 못 한 산이나 강 풍경이 나올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럭키’한 경험인 건 확실하다. 그대로 쭈우욱 줌아웃하면 우주까지 날아간다. 우주에서 보면 내가 사는 도시도 대륙도 그저 이 푸른 별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스트릿’ 뷰인데 바닷속까지 볼 수 있는 구간
🌊호주 퀸즐랜드 윌슨아일랜드

차도가 놓인 곳이라면 (거의) 어디든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스트릿뷰로 여행지 사전답사, 길찾기, 옛날에 살던 동네 구경까지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곳에서는 길뿐만 아니라 바닷속까지 볼 수 있다. 바로 호주 퀸즐랜드의 윌슨아일랜드다. 모래사장 따라 펼쳐진 바다 풍경만 보여줘도 즐거울 텐데, 맑은 물 속까지 들어가서 산호 구경도 가능하다. 길 따라 걷다가 스노클링 체험하는 기분. 바닷속에서는 마스크도 필요없겠지.
우주까지 가자, 화성 360도 VR 'Access Mars'
🌌 ACCESS MARS

화성에 감자농장을 지으려면 아직 좀 더 기다려야겠지만 화성 구경은 지금도 가능하다. 화성에 파견된 탐사로봇 큐리오시티호가 보내준 지리데이터를 가공해서 360도 VR로 화성 환경을 구경할 수 있게 만든 사이트가 있기 때문. 구글과 나사(NASA)가 같이 만든 사이트로 마치 게임을 하는 듯 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 화면에 보이는 흙바닥 질감과 지형은 전부 진짜 화성에서 찍어온 사진을 3D 뼈대 위에 입혀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TMI하나. 2012년에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 로봇은 매일 아침 9시 30분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아주아주 천천히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주변 환경을 탐사한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암석에 구멍을 뚫어 샘플을 채취해 분석도 한다. 화성 시간으로 오후 5시가 되면 상공에 떠 있는 NASA위성이 큐리오시티 위로 지나가는데, 종일 수집한 정보를 이 시간에 맞춰 위성으로 전송하면 그 날의 임무가 끝난다. 마치 직장인의 하루처럼 규칙적인 일상을 보내는 큐리오시티가 하루종일 이동하는 거리는 약 100m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