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롱패딩에 질릴 때, 집에서 보는 한복 런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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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2021-02-02 17: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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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인 패션' 화보. 사진=카카오갤러리 '코리아 인 패션'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몸은 시커먼 롱패딩으로 둘둘 감싸야 하는 이 시국. 멋 부리는 재미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일주일 내내 바지 두 벌, 셔츠 서너 벌로 ‘돌려막기’ 하며 칙칙한 일상을 보내는 에디터 LEE는 화사하고 멋진 볼거리를 찾아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다. 밖은 아직 차지만 패션업체들의 화보에는 벌써 봄이 오고 있다. 흐뭇하게 눈호강 하던 중 눈이 반짝 뜨이는 소식을 접했으니 바로 ‘한복 패션쇼’다.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이 현대적 요소를 더해 재해석한 한복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최근 두 건이나 펼쳐졌다.
코리아 인 패션
아리따운 여성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경쾌하게 달리며 고궁 이곳저곳을 누빈다. 영상 속의 한복은 조선 말기 복온공주와 덕온공주가 입었던 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의상이다. ‘만약 지금도 왕실이 있고 ‘공주’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해 만든 한복 21벌을 전문 모델들이 나눠 입고 경복궁과 덕수궁에서 감각적인 화보와 영상을 촬영했다고 한다. (▶'코리아 인 패션' 화보)

코로나 시국에 맞춰 아예 처음부터 '비대면 패션쇼'로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의상감독을 맡았던 김영진 디자이너가 총괄디렉터로 참여했다. 영상 댓글에는 "디자이너가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누가 뭐라 해도 한복은 한국의 옷이라는 걸 확실히 못박아 주는 영상"이라며 호평이 가득하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한자뿐만 아니라 한글도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같은 우리 문화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서일까. 금색 의상 등 뒤에 큼지막하게 적힌 한자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한복 웨이브
지난해 12월 공개된 ‘한복 웨이브’는 한복으로 한류를 창출한다는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다. 영향력 있는 한류 예술인들이 10개 한복 브랜드 모델로 나서서 디지털 런웨이를 선보이고 전용 쇼핑몰을 열어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지게끔 계획됐다.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내놓은 옷들이다 보니 디자인과 가격 모두 친근함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구경하는 재미 하나만은 확실하다. 전통적인 한복의 형태를 고스란히 살린 옷부터 '이게 정말 한복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옷까지 다양한 변주를 보는 맛이 있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