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에는 없고 왓챠에는 있는 ‘죽이는’ 드라마

29STREET
29STREET2020-11-27 17: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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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과 짬뽕, 물냉과 비냉 이후 최대 난제인 넷플릭스와 왓챠. 머피의 법칙처럼 넷플릭스를 구독하면 왓챠에 있는 게 재밌어 보이고, 왓챠를 구독하면 넷플릭스 작품이 보고 싶어진다.

매달 치열하게 벌어지는 넷플과 왓챠의 구독 싸움에서 에디터 RAN은 항상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처음으로 왓챠의 손을 번쩍 들게 해 준 작품이 있었으니, 지금부터 왓챠의 세계로 이끈 이른바 ‘왓챠 삼대장’을 소개한다. 왓챠에서 이 3편만 본다 해도 월 7900원(베이직 기준)의 구독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니, 제발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와이 우먼 킬

청불 | 미국 | 에피소드 10개 | 코믹 범죄 스릴러
와이우먼킬 포스터. 사진=왓챠플레이
20년 주기로 한 저택에서 3번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저택에 살았던 3명의 여성.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대의 여성 3명이 이 집을 거쳐간다. 1963년엔 현모양처 베스 앤, 1984년엔 사교계의 여왕 시몬, 2019년엔 다자연애를 즐기는 테일러. 각각 가정을 꾸리며 이 집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문제는 바로 남편. 하지만 이들은 이혼 대신 다른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의 끝은 살인이었을까.

드라마는 하나의 집에서 발생한 3건의 사건을 시대를 오가며 그리고 있다. 제목처럼 ‘왜 여자가 살인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3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과연 죽은 사람은 누구이며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무거운 주제 같지만, 이 드라마의 장르는 코믹 범죄 스릴러다.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과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웃기고 화나고 슬프고 등등 여러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 특히 베스 앤을 맡은 지니퍼 굿윈과 시몬을 맡은 루시 리우의 연기가 압권이다. 이런 설명 보다 직접 보는게 오조 오억 배 재밌으니, 볼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바로 왓챠로 달려가길.

킬링 이브 시즌 1

청불 | 미국·영국 | 에피소드 8개 | 드라마·스릴러
사진=킬링이브 공식 인스타그램(@killingeve)
첩보 요원을 꿈꾸던 정보국 직원 이브와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드라마.

요원을 꿈꿨지만 현실은 정보국에서 사무직 업무를 하던 이브는 한 살인 사건을 접한다. 모두는 범인이 남자일 거라고 추측했지만, 이브는 남다른 직관력으로 범인이 여자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런 이브를 알아 본 국장은 이브에게 킬러를 쫓는업무에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이브는 그 킬러를 찾아 나서고, 킬러 빌라넬은 자신을 쫓는 이브가 궁금해진다. 이브는 과연 빌라넬을 잡을 수 있을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심장이 쫄깃해지다 못해 쪼그라드는 것 같은 긴장감과 스릴감을 느끼고 싶다면 킬링 이브가 답이다. 산드라 오야 말할 것도 없고, 킬러 빌라넬 역을 맡은 조디 코머의 연기력이 미쳤다. 빌라넬의 은은하게 돌아버린 눈빛을 보고 있으면, 오금이 슬슬 저려온다. 에디터 RAN이 왓챠에서 본 첫 작품으로, 시즌 3까지 있지만 시즌 1이 레전드라고 생각한다. 킬링이브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1편만 보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감히 장담해 본다. 

빅 리틀 라이즈 시즌1

15세 | 미국 | 에피소드 7개 | 드라마
빅리틀라이즈. 사진=빅리틀라이즈 공식 페이스북
캘리포니아 부촌의 한 초등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는 이 학교에 막 아이를 입학시킨 엄마들. 평범했던 주부들은 그렇게 살인 사건에 연루된다.

드라마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마지막화인 7편에 가서야 밝혀지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끝나는 이 사건은 이른바 8학군으로 불리는 한 부촌에 싱글맘 제인이 이사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제인의 아들 지기가 학교에서 한 여자아이의 목을 졸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편이 갈리기 시작한다. 제인을 감싸는 엄마들과 그렇지 않은 엄마들. 엄마들의 편가름은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평범해 보였던 각 가정의 폭력, 불륜 등 치부가 드러난다.

어쩌다 보니 추천작이 모두 여성 주연으로 살인과 관련한 이야기지만, 이 작품까지는 꼭 봐야 한다. 엄마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미국판 스카이캐슬을 생각했는데, 좋은 의미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준 작품이다. <와이 우먼 킬>, <킬링 이브>에 비하면 무겁거 진지한 이야기지만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다.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각 가정의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죽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지를 쫓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회다. 이 드라마에서 이해되지 않는 점은 왜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니고 15세 이상 관람가일까 하는 것 뿐. 

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