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와 쥬라기 공원은 왜 커피믹스에 담겼을까?

마시즘
마시즘2020-11-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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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소비요정을 깨우는 한 마디, 콜라보”

콜라보의 시대는 올해도 계속된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벤트 정도로 느껴지던 브랜드의 콜라보는 이제 상상도 못 한 조합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만 해도 밀가루가 맥주가 되고, 맥주는 또 햄버거가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순환근무라도 돌기로 한 거야?
(맥심X죠스, 따뜻한 물을 부으면 죠스가 나타난다)
예측할 수 없는 신출귀몰한 동맹이 난무하는 현대판 삼국지. 브랜드들은 왜 서로의 손을 잡는 걸까? 오늘 마시즘은 이 구역의 콜라보 장인 ‘맥심(a.k.a. 나의 생명수)’으로 콜라보의 규칙을 찾아본다. 그런데… 커피믹스에 ‘죠스’랑 ‘쥬라기 공원’이라고요? 스필버그형이 여기에서 왜 나와?
콜라보의 규칙.1
짬에서 나오는 콜라보, 애들은 가라
(콜라보 장인들의 출생 연도를 알아보자)
공격적인 콜라보를 진행하는 브랜드에는 특징이 있다. 바로 각자의 영역에서 한 가닥(?)씩 하는 ‘장수브랜드’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들이 브랜드의 이름이나 로고만 봐도 ‘평소에 어떤 상품을 내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색다른 콜라보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마치 연예인이 삭발을 하면 큰일이고, 속보고, 이슈가 되지만, 내가 하면 “…근데?”가 되는 이치랄까?

하지만 장수브랜드의 입장에서 콜라보는 삭발(?) 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고,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보이는가에 따라 올드함과 세련됨이 갈리기 때문이다.

장수브랜드의 콜라보에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바로 ‘바꿔야 할 것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과 동시에 ‘바꾸면 안 되는 오리지널리티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이거 완전 ‘화려하지만 심플하게’, ‘현대적이지만 전통적인’과 같은 말 아닌가. 그만큼 브랜드의 콜라보는 어려운 일이다.
콜라보의 규칙.2
캐릭터, 브랜드의 스피커를 찾아서
(숨 쉬듯 자연스러운 연출, 콜라보 장인들은 어디 어디에 참여했나)
초기 형태의 콜라보는 무엇일까? 바로 인기 있는 ‘캐릭터’를 브랜드에 초대하는 것이다. ‘덕후’, ‘키덜트’ 등의 단어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제 캐릭터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런 브랜드와 캐릭터의 콜라보를 가속화(동시에 우리의 지갑을 사냥)한 녀석이 바로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다. 음료는 물론 의류부터 호텔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맥심도 첫 콜라보로 ‘카카오프렌즈’를 택했다.

2018년 11월에 나온 ‘맥심X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는 한 달만에 출시한 68만 개가 완판이 된다. 이런 대성공에 힘입어 다음 해에도 카카오프렌즈는 재계약(?)을 하게 된다.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뽀로로, 펭수까지. 마치 편의점 점장님이 바뀌는 듯 제품들의 캐릭터 콜라보가 변하는 사이. 브랜드들의 캐릭터 콜라보는 조금 더 똑똑해졌다. 단순히 인기를 따지는 것이 아닌,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게 된 것이다. 올해 3월에 나온 ‘맥심X무민 스페셜 패키지’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와 캐릭터의 만남은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조합이었다.
콜라보의 규칙.3
제품이 잡지와 굿즈가 되는 시대
(앱솔루트처럼 요즘은 국내 제품에서도 아트 콜라보의 사례가 많다)
콜라보의 시대는 변한다. 요즘에는 제품을 산다기보다 잡지를 사는 기분이 크다. 브랜드들은 보다 젊고 세련된 작가와의 협업으로 콜라보의 주제와 타겟을 정하고, 그들이 좋아할 법한 스페셜 굿즈(Goods)를 포함하는 방법으로 진화했다.

힙한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와 함께한 맥심의 세번째 콜라보는 그런 의미에서 신선했다. 키티버니포니 특유의 개성 넘치고 귀여운 패턴이 패키지에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제품을 살 때 함께 오는 컵과 텀블러, 담요, 에코백 등이 인기를 끌었다. 서로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특하고 세련된 조합이었다.

올해 6월, 9월에 진행된 ‘써머 라이프 패키지’와 ‘행복 에디션’은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담은 콜라보였다. 여름철 뜨거운 도심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여유’를 전달하려 젊은 아티스트 ‘조푸른’ 작가의 일러스트를 담았다. 예술은 잘 몰라도 패키지부터 구성품까지 시티팝의 느낌이 풍긴다랄까?

이것이 가을이 되며 ‘행복’을 주제로 변했다. 덕분에 새로운 에디션이 나올 때마다 하나의 컨셉과 메시지가 있는 잡지를 구독하는 느낌이 생겼다. 콜라보 시리즈에 기대감을 주는 것이다.
콜라보의 규칙.4
익숙한 레트로와 예측불가의 파격 사이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는 블록버스터급 콜라보)
그런 맥심이 영화 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손을 잡을 거라고는… 누가 예상을 했을까? 미스매치인 듯싶다가도 궁금해지는 ‘이색조합’이 올 한 해의 콜라보 트렌드이기도 하다. 구두약이 맥주와 손을 잡고, 카레회사는 옷을 만들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아니다).

그렇게 궁금한 와중에 ‘맥심X유니버설 스페셜 패키지’가 왔다. 15년 차 맥심빠지만, 15년 전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다니는 스필버그빠였던(…) 마시즘의 초명작 영화들이 패키지에 그려있는 것. 죠스, 쥬라기 공원, 백투더퓨처(이 녀석은 스필버그 작품은 아니지만 유니버설의 명작이다)를 커피믹스에서 만날 줄이야.

영화의 포스터와 명장면을 커피와 굿즈로 만날 수 있다니. 의외성과 과감성이 가지는 콜라보가 내 안의 소비요정을 깨우고 말았다. 원하는 거 나올 때까지… 뽑는다.
콜라보의 규칙.5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세 글자 ‘한정판’
(이번에 출시된 맥심X쥬라기 공원 굿즈를 뽑을 때까지, 티라노를 직접 만들어 봤다…(눈물))
열심히 맥심의 콜라보를 소개했지만, 현재 판매 중인 ‘맥심X유니버설 스페셜 패키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콜라보 제품은 구할 수 없다. 여기에서 우린 큰 사실을 깨닫게 된다. 콜라보에 가장 중요한 단어 그것은 ‘한정판’이라는 사실을. 이런 희귀성이 소비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구한 사람들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준다. 힘들게 구할수록 가치와 만족은 커지기 마련이니까.

브랜드를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콜라보와 한정판을 구한다는 것은 추억사진을 함께 찍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때에는 이런 모습이 나왔지, 이때에는 이런 굿즈가 좋았지. 브랜드가 펼치는 하나의 이야기에 함께 동참한 기분이 든다랄까?

브랜드의 제품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함께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에 매료되는 시대. 우리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보여줄 다음 콜라보는 어떤 모습일까?

*이 글은 유료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