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란 이디야 쌍화차 후기 (ft.꿀호떡)

29STREET
29STREET2020-10-31 10:30:01
공유하기 닫기
“쌍화차요? 이디야에서요?”

유행은 돌고 도는 거라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나온 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복고풍(레트로) 유행은 식을 줄 모르죠. 패션, 디자인, 심지어 식음료 분야에서도 대활약 중인 레트로 콘셉트. 일부 마니아들만 잠깐 관심을 보이고 말 줄 알았던 스타일이 이렇게 꾸준히 인기를 끄는 걸 보며 어릴 적부터 복고 취향이 있던 에디터 LEE는 내심 만족스러워하는 중입니다. 

요렇게 복고적인 느낌적 느낌. 사진=이디야 공식 웹사이트
이런 와중에 이디야에서 겨울 신메뉴로 ‘쌍화차’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들은 29STREET팀. 생강차와 대추차도 함께 출시됐지만 단연 메인은 개성 강한 쌍화차죠. 새로 나온 꿀호떡에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쌍화차와 같이 먹으면 맛이 괜찮다던데… 평소 쌍화차를 즐겨 마시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관심이 갑니다. ‘노른자 동동’ 띄워야 할 것 같은 이미지인 쌍화차를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출시했다니. 쌍화를 빙자한 설탕물 아닐까 하는 불신이 슬쩍 고개를 들었으나…
일단 먹어보고 평가를… 어?
쌍화차 하면 달콤쌉쌀한 맛에 묘~한 한약 냄새가 특징이죠. 분명 한약 같은데(실제로 정통 쌍화차는 작약, 숙지황, 당귀, 계피, 천궁 등 각종 한약재를 달여 만듭니다) 한약처럼 마시기 힘들지는 않은 약차. 추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기운을 펄펄 나게 해 준다는 그 차가 바로 쌍화탕 아니겠습니까. 

진짜 전통차 전문점에서 만든 쌍화차가 아닌 이상에야 맛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기대를 내려놓고 ‘어디 얼마나 그럴싸한가 한번 보자’ 는 마음으로 팔짱 딱 끼고 맞이한 이디야 쌍화차.

‘어 이거, 생각보다 괜찮다?’
이디야 '대쌍화시대' 쌍화차 
가격 3900원 / 212kcal
쌍화 초보 에디터 LEE의 주관적 평가
향 4점 / 토핑 4점 / 맛 3.5점

우선 뚜껑을 열지 않아도 스르르 풍겨 나오는 쌍화 향이 마음에 듭니다. 약재 향이라기보다는 진득한 대추 향에 가까운 냄새라서 ‘쌍화 초보’도 무난히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마니아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있겠지만 대중성을 잡은 블렌딩이라는 느낌입니다. 맛도 향처럼 적당히 균형이 잡혀 있고 쌉쌀함보다는 달달함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염려했던 것처럼 설탕 범벅 수준으로 지나치게 달지도 않습니다. 말린 대추와 잣도 나름대로 실하게 토핑으로 올려져 있는데, 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좀 더 수북히 올려 주었더라면 더 ‘쌍화스러운’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쌍화차와 함께 나온 신메뉴 ‘아이스크림 꿀호떡’ 
가격 4300원 (꿀호떡 단품 1500원) / 521kcal
양 4점 / 맛 3점 / 가성비 4점

겨울이면 또 호떡을 빼놓을 수 없죠. 레트로 스타일을 돋보이기에 딱 좋은 디저트인데다가 계절감까지 살려주는 호떡. 두툼한 호떡 속에 꿀과 아몬드 가루를 넣은 꿀호떡은 단품으로도 살 수 있고 아이스크림을 얹어서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꿀호떡은 꿀호떡 2장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곡물파우더, 아몬드 슬라이스, 메이플시럽을 얹은 디저트입니다. 맛이 없으면 이상한 조합이네요. 예상대로 달달하고 고소한 맛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산뜻하게 어우러졌는데요. 속에 꿀과 아몬드 가루가 넉넉히 들어 있어서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쌍화차와도 잘 어울렸지만 둘다 달달~한 맛이라서 에디터 LEE의 입맛에는 좀 과하게 달았습니다. 만약 쌍화차가 덜 달았다면 궁합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달달한 디저트를 사랑하는 분들께는 5점짜리일 맛입니다.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