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에어프라이어…어디까지 돌려봤어?

29STREET
29STREET2020-08-28 1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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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태제과 공식 인스타그램(@haitai_co)
혹자는 ‘전구와 에어컨 이후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에어프라이어다’라고 말한다. 종이 호일만 있으면 요알못도 그럴싸한 요리를 만들어 내게 한다는 요알못들의 구원자가 바로 ‘에어프라이어’라나…

하지만 요리할 땐 센 불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요리 못하는 사람의 전형이자, 요알못 중에서도 최상위급 레벨에 속하는 에디터 RAN에겐 통삼겹 구이라든가 하는 ‘에어프라이어 간단 레시피’라 불리는 것들조차도 버거운 일이다. ‘간단’이라 함은 진짜 말 그대로 ‘넣고 돌리기’만 해야지, 재료에 칼집을 내고 허브 솔트니 후추니 하는 것들을 뿌리느니 하는 이런 과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레벨 요알못에겐 이미 간단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껏해야 고구마나 돌려먹곤 했는데…그러나 희대의 발명품이라는 에어프라이어를 옆에 두고 언제까지 고구마만 돌려먹을 수는 없는 법. 말 그대로 ‘넣고 돌리기’만 했는데 맛은 2배 그 이상이 되는 초간단 에어프라이어 간식을 모아봤다.


🎈 에어 홈런볼

준비물 : 홈런볼
방법 : 에어프라이어 140도에 5분 or 180도에 3분 동안 가열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명성이 자자한 에어 홈런볼. 아직도 홈런볼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만 먹어보라고 부탁하고 싶다.

본판 불변의 법칙이란 말처럼 원래 맛있는 건 어떻게 해도 맛있는데, 죽은 치킨도, 피자도 살려낸다는 에어프라이어에 돌렸으니 더 맛있어 지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세말하면 입아프다.

 ‘파사삭’ 하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바스러지는 슈와 살짝 녹은 초코 크림의 부드러움이 더해져 진부한 표현이지만 ‘겉바속촉’ 그 자체다.

평소 홈런볼의 크림이 느끼하다고 느껴졌다면 더욱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보길 추천한다. 180도의 온도에서 잘 구워진 슈에 고소함이 더해지면서 크림의 단맛을 어느 정도 상쇄해 주는 느낌이랄까.

에어 홈런볼이 얼마나 유명하냐면, 홈런볼 제조사 해태제과 측에서 최적의 에어프라이어 레시피까지 내 준 정도이다. 해태피셜에 따르면 최적의 에어 홈런볼 레시피는 140도에 5분 또는 180도에 3분 간 가열하는 것. (개인적으로 에디터 RAN은 180도에 3분을 추천)


🎈 에어 맛동산

준비물 : 맛동산
방법 :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4분 30초 or 180도에 5분 동안 가열
해태제과 공식 인스타그램에 소개 된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맛동산

엄마 아빠 부동의 원픽 과자지만, 내 돈 주고 사 먹은 적은 없다는 그 과자 맛동산. 하지만 에어프라이어를 만난 이후로 왜 그동안 이걸 안 사 먹었을까 하는 후회가 들 거다.

맛동산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제 웬만한 과자는 다 돌려먹는구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니다. 맛동산은 웬만한 과자가 아니라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과자다.

일단 코팅된 물엿이 살짝 녹아서 단맛은 더해주고, 위에 뿌려진 땅콩 가루는 더욱 바삭해진다. 잘 튀겨진 탕수육을 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살짝 녹은 물엿이 굳어지면 또 다른 과자가 되는데, 이게 또 아주 매력적이다. 달고나 같기도 하고 튀일(설탕, 밀가루, 버터, 달걀흰자 등을 섞어 반죽으로 만든 구움과자의 일종)같기도 한 물엿 덩어리에 땅콩 가루가 더해지니 달고 고소한 ‘단고’ 완성.


🎈 에어 어묵

준비물 : 어묵
방법 :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10분 동안 가열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10분 간 돌린 어묵.
10분 만에 완성하는 초간단 안주를 찾고 있다면 에어프라이어에 어묵을 넣자. 사실 에디터 RAN은 어묵이라 하면 떡볶이 먹을 때나 어쩌다 가끔 먹는 음식 재료 정도라고만 생각한 사람이다. 하지만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에어 어묵을 맛 본 이후로 에어프라이어의 전지전능함을 다시 깨달았다.

마트에 파는 사각형 모양의 아무 어묵이나 사서 가위로 얇게 잘라준 다음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돌리면, 10분 뒤 완벽한 맥주 안주가 탄생한다. 

180도의 고열에서 어묵의 수분을 효과적으로 건조하니 기름에 튀긴 듯 바삭함과 동시에 어묵 자체의 짭조름함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어묵이 살짝 부풀려져 볼륨감까지 생기니 씹는 맛도 더해진다. 맥주 안주계 최고봉으로 꼽히는 쥐포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얇은 어묵보다 좀 더 도톰한 어묵으로 180도에 맞춘 에어프라이어에 약 10분 간 돌려주면 맛있기로 유명한 신전떡볶이의 어묵튀김과 더욱 비슷하다고 하니, 개인의 어묵 취향대로 돌려먹어 보자.

🎈 에어 떡 

준비물 : 떡국 떡
방법 : 에어프라이어 180도에 7분 간 가열한 뒤 떡을 뒤집어 2~3분 간 재가열
설날 때 떡국을 만들어 먹고 남은 떡이 아직도 냉동실에서 그 쓰임을 잊고 봉인돼 있다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돌려보자.

냉동된 떡을 물에 살짝 불려 해동한 뒤 물기를 제거하고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에디터 RAN은 그냥 얼려둔 떡을 냉동실에서 꺼내 상온에 10분 정도 둔 뒤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떡은 구울 때 오일을 두르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는데, 장식용으로 전락해버린 오일 스프레이가 보이길래 한번 뿌렸다. (오일 생략 가능)

그렇게 180도에서 약 7분을 굽고, 떡을 뒤적뒤적한 뒤 다시 약 3분간 구워주니 미니 뻥튀기 같은 형태를 띤 ‘에어 떡’이 완성됐다.

에어 떡의 겉면은 바삭하지만 푸석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구워지고, 속은 떡의 쫄깃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쌀로 만든 만큼 그냥 먹어도 떡 자체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꿀에 찍어 먹거나 설탕을 살짝 뿌려 먹자. ‘내가 요리 좀 한다’ 하는 사람이라면 소스를 만들어서 떡강정으로도 먹어 보길.


에어프라이어를 사 놓고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면, 이것들부터 한번 넣고 돌려보는 건 어떨까. ‘아는 맛이 이렇게나 맛있구나’라는 것과 ‘에어프라이어’라는 문명의 축복을 함께 느끼게 될지어니.

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