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체험기] 더운 여름을 상큼하게 만들어줄 청귤청 만들기

핸드메이커
핸드메이커2020-08-25 09: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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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언제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지 모를 정도로 불볕더위와 함께 제대로 된 여름이 왔다. 햇빛은 반갑기 그지없지만, 폭염에 마스크에 지치는 건 순식간이다. 이럴 때일수록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이때, 물과 함께 섭취하면 좋은 것이 비타민 C다. 그래서 만들어 보았다. 바로 여름에만 나오는 청귤로 담은 ‘청귤청’이다.
청귤 / pixabay
‘풋귤’이라고도 부르는 청귤에는 비타민 C가 레몬보다 10배 이상 들어있고, 플라보노이드가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준다. 또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티노이드와 펙틴이 함유되어 있어 노화 예방과 혈관에도 좋다고. 때문에 면역력 강화와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관심 있는 사람들은 청으로 담그기도 한다.

청귤을 청으로 담는 이유는 신맛을 줄여주는 목적도 있지만, ‘펙틴’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펙틴은 과일류에 들어있는 다당류로, 과일이 익을 때 젤리화시키기도 하며, 설탕과 함께 열을 가하면 녹는 성질이 있어 청이나 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청귤청은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물이나 탄산수 등에 타서 음료로 마시는 것은 물론, 샐러드 드레싱 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소주에 타먹기도)

청귤청에 필요한 재료들
내돈내사/ 전은지 기자
청귤청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설탕, 청귤, 청귤을 깨끗이 닦아줄 베이킹소다, 병을 꾸밀 수 있는 도일리 페이퍼, 끈, 스티커와 신선도를 유지시켜 줄 씰링 제품들, 위생을 위해 필요한 장갑과 담을 병이면 된다.
제주도 농장에서 주문한 청귤. / 전은지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청귤과 설탕. 청귤은 8월이 제철이기 때문에 제주도 농장에서 재배해 판매하는 것을 원하는 용량에 따라 선택해 주문하면 된다. 농장에서는 신선도 유지 등을 위해 살짝 냉동을 해서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 본 기자와 함께 만든 지인이 주문한 것은 3kg 정도다.
자일로스 설탕 / 전은지 기자
설탕은 보통 청귤과 1:1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비슷하게 구매하면 되지만, 넉넉하게 4kg을 구매했다. 자일로스 설탕으로 준비했는데, 일반 정제설탕과 단맛은 비슷하면서 설탕이 포도당, 과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해 설탕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청을 담아줄 병과 병을 꾸밀 수 있는 스티커, 도일리 페이퍼, 끈 등 / 전은지 기자
청을 만들어 담아줄 병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된다. 그냥 병만 구매해도 되지만, 지인에게 선물을 하거나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면 스티커나 도일리페이퍼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것도 좋다. 청이 숙성될 때 공기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마개와 포장하는 씰링 비닐은 드라이기 등으로도 쉽게 포장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다.
열탕소독 / 전은지 기자
청귤청을 담을 병은 물에 깨끗이 씻어 건조시켜 두어도 좋지만, 가장 빠른 방법은 끓는 물에 열탕소독을 해주는 것이다. 소독 과정에서 병이 깨질 수도 있어, 찬물에 병을 거꾸로 뒤집어 끓이고 병에 김이 서릴 정도로 소독해주면 된다.

청귤청 만들기 A to Z
청귤을 씻기 위해 베이킹 소다를 뿌려준다 / 전은지 기자
청귤을 흐르는 물에 담아 2~3회 씻어준다 / 전은지 기자
청귤에 남아있는 물기는 키친타올로 닦아준다 / 전은지 기자
청귤청 만들기의 가장 첫 순서는 ‘청결’이다. 소독이나 불순물 제거 등에 효과적인 베이킹 소다로 청귤을 깨끗이 씻어준다. 베이킹 소다가 없다면 식초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베이킹 소다를 적당량 뿌린 뒤, 물에 담가서 2~3회 정도 씻어주면 된다. 씻은 후에는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제거해준다.
위생에 신경써야 하는 요즘. 장갑은 필수다 / 전은지 기자
청귤의 양 끝은 쓴맛이 나서 잘라주어야 한다 / 전은지 기자
이 다음은 본격적으로 칼로 썰기. 위생을 위해 장갑을 착용해줬다. 청귤은 보통 감귤과 다르게 꼭지가 있는 양 끝에서 쓴 맛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먼저 양 끝을 썰어준다. 이때 살짝 과육이 보일 정도로 썰어주면 좋다.
청귤은 2~3mm 정도로 잘라주면 좋다 / 전은지 기자
양 끝을 잘라준 청귤은 약 2~3mm 정도의 두께로 균일하게 썰어줘야 한다. 너무 얇게 썰면 청이 숙성되면서 과육이 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기자는 칼질을 잘 못해서 지인에게 여러번 혼이 났다. 칼질 못하는 사람은 왠만하면 도전하지 않기를. 은근 노동이다. 얇게 썰어진 것도 아까워서 몰래 넣었다). 청귤을 썰면서 나는 상큼한 향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신맛이 강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먹어보지 않기를 바란다.
설탕과 섞은 청귤 / 전은지 기자
1차 숙성된 모습 / 전은지 기자
1차 숙성된 청귤청을 한번 더 뒤집어서 설탕이 골고루 녹게 한다 / 전은지 기자
썰어준 청귤을 설탕에 1:1 비율을 맞춰 잘 섞어주면 된다. 이때 저울로 정확한 무게를 맞춰주면 좋다. 저울이 없다면, 사진처럼 설탕이 녹을 정도로 무게를 생각해 적당히 섞어주면 될 것 같다.

설탕이 잘 녹을 수 있도록 김칫소를 버무리듯 섞어준다. 병에 나눠 담기 전에 큰 통에서 어느 정도 숙성시켜주면 맛이 더 좋다고 한다. 숙성된 후에는 약 2~3번 정도 골고루 뒤집어 준다. 사진처럼 숙성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 정도였다.
병에 담은 청귤 슬라이스 / 전은지 기자
빈 공간이 없도록 설탕을 부어준다.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해 숙성에 도움을 준다 / 전은지 기자
숙성된 청귤청을 병에 나눠 담아준다. 이때 청귤 슬라이스를 세로로 세워주면 보기도 좋고 숙성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먼저 청귤 슬라이스를 병을 가득 채울 정도로 넣어준 뒤에, 숙성된 과즙을 병이 가득 찰 정도로 부어주면 된다. 마무리로 설탕을 한 번 더 부어주면 공기가 통할 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서 더욱 맛있는 청귤청이 만들어진다.
병을 실링 비닐과 마개로 막아준다 / 전은지 기자
이제 마무리 작업이다. 실링 마개를 병 위에 올린 뒤 뚜껑을 덮어준다. 뚜껑을 덮은 뒤에는 실링 비닐을 올린 뒤,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을 이용해 완벽히 봉합해 준다. 비닐이 열기에 쉽게 녹아들면서 포장이 되는 원리이기 때문에 비닐이 날아가거나 쉽게 녹아 사라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세심한 과정이다(본기자도 비닐을 몇 개 날렸다)
병에 간단하게 스티커만 붙여줘도 보기에 좋다 / 전은지 기자
선물을 하려면 사진처럼 꾸며주면 좋다. 그냥 청귤청보다 정성이 더해진 느낌이다.
가라 앉은 설탕을 녹여주기 위해 2~3일간 흔들어주며 숙성시킨다 / 전은지 기자
포장을 했다고 청귤청 만들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의 마지막 과정이라면 숙성이다. 다 녹지 않은 설탕이 남아있기 때문에 녹을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흔들어주면 좋다. 투명하게 보일 때까지 실온에서 2~3일 정도 숙성과정을 거친 뒤에 냉장보관해 주면 된다.
완성된 청귤청 / 전은지 기자
청귤청을 만들 때 주의할 점

청귤청은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이 쉬우면서도 세심하게 집중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전체적으로 초록빛이 도는 것이 좋은 청귤이다. 노란빛은 살짝 익은 것 / 전은지 기자
적당히 익은 청귤을 고르면 좋다. 물론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 없기 때문에 ‘복불복’이 될 수는 있지만, 이름처럼 ‘청귤’이기 때문에 살짝 노랗게 익은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초록색을 띠는 것이 좋다. 또한, 잘랐을 때 적당한 노란빛을 띄는 것이 좋다. 나무에서 딴 지 오래되어 수분이 날아간 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푸석해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청을 담그는 데에는 이상이 없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청귤 슬라이스. 칼질이 서툴러서 두께가 제각각이다 / 전은지 기자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슬라이스를 균일하게 썰어주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얇게 썰거나 어슷하게 썰어진 경우는 청이 숙성되면서 과육이 쉽게 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도 큰 지장은 없지만, 인터넷에서 청 담그는 방법을 찾으면 100이면 100 언급하는 부분이다. 칼이 잘 들지 않으면 썰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만들기 전에 칼을 한번 갈아주는 것도 좋다.
양쪽 끝에 과육이 살짝 남아있다면, 손으로 눌러 과즙을 짜주거나 설탕을 뿌려 재워주면 과즙이 녹아 나온다 / 전은지 기자
끝으로 팁이라고 한다면 슬라이스를 써는 과정에서 남은 양쪽 끝부분에 과육이 살짝 남아있다면 손으로 즙을 내서 청에 넣어주어도 좋다. 이 부분만 따로 모아서 설탕에 재워주면 남은 과즙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귤을 낭비없이 쓸 수 있는 방법이다.

- 기자 코멘트

뭐든 과한 면 모자람만 못하다. 위가 약하거나 소화력이 약한데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위장 관련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적당량 섭취로 건강한 여름 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