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창궐 이후 반년이 훌쩍 흘렀다. 그렇게 우리는 2020년의 봄을 잃었고, 이제는 여름마저 사라지고 있다. ‘2020년의 여름’을 떠올리며 계획했던 ‘여름 휴가’는 말 그대로 ‘한 여름 밤의 꿈’인 듯하다. 해외 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니 말이다.
마스크 없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곳은 ‘내 집’뿐인 올여름. 갈 곳을 잃고 ‘방구석 휴가’를 보내게 된 이들을 위해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려 한다. 휴대전화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방구석 휴가’를 즐길 준비는 끝났다. 이번 휴가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라는 동요 가사처럼 ‘즐거운 나의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쉬어보자고.
마스크 없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곳은 ‘내 집’뿐인 올여름. 갈 곳을 잃고 ‘방구석 휴가’를 보내게 된 이들을 위해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려 한다. 휴대전화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방구석 휴가’를 즐길 준비는 끝났다. 이번 휴가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라는 동요 가사처럼 ‘즐거운 나의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쉬어보자고.
첫 번째 채널 <백수골방>
어떤 채널을 가장 먼저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놓고 가장 편한 옷차림과 자세로 영화를 보는 것만큼 ‘최고의 휴가’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바로 떠올랐던 영화 리뷰 채널 <백수골방>. 볼 영화가 너무 많아서 뭘 봐야 할 지 모르는 선택 장애를 겪고 있다면 <백수골방> 채널의 영상을 보길 권한다.
에디터 RAN은 지난해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난 뒤 리뷰를 찾아보던 중 이 채널을 처음 알게 됐다. 덤덤한 말투의 내레이션으로 ‘기생충’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주는 영상에 바로 구독 버튼을 눌렀는데, 이 채널의 매력이 바로 이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미 봤던 영화도 또 보고 싶게 만드는 힘 말이다.
에디터 RAN은 지난해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난 뒤 리뷰를 찾아보던 중 이 채널을 처음 알게 됐다. 덤덤한 말투의 내레이션으로 ‘기생충’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주는 영상에 바로 구독 버튼을 눌렀는데, 이 채널의 매력이 바로 이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미 봤던 영화도 또 보고 싶게 만드는 힘 말이다.
<백수골방>에서 소개하는 수십여 편의 작품을 보면 이미 봤거나, 못해도 한 번쯤은 들어본 것이 다수다. 하지만 뻔하지 않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때론 더 깊게, 때론 더 낯설게 만들어주는 <백수골방>만의 영화 소개는 재밌다. 자극적인 문구와 섬네일로 클릭 수를 높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도 좋다. 그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그리고 <백수골방>의 영화 추천 영상은 ‘보고싶은 욕구’를 자극해 주는데, 가령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을 때 보면 좋은 영화’라든가 ‘커플을 파괴하는 영화 3편 추천’ 등의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올여름은 <백수골방>이 소개하는 작품과 함께 영화 같은 휴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백수골방>의 영화 추천 영상은 ‘보고싶은 욕구’를 자극해 주는데, 가령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을 때 보면 좋은 영화’라든가 ‘커플을 파괴하는 영화 3편 추천’ 등의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올여름은 <백수골방>이 소개하는 작품과 함께 영화 같은 휴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두 번째 채널 <때껄룩TAKE A LOOK>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 ‘음악’이라고 하던가. 그렇다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도파민을 분비하게 해 줄 음악 추천 채널 <때껄룩TAKE A LOOK>(이하 <때껄룩>)을 소개한다. 휴가 분위기를 내는 데 음악만큼 적절한 게 없으니 말이다. <때껄룩>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순간, 우리가 있는 그곳이 바로 파리 에펠탑이고,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수도.
그저 노래만 추천했을 뿐인데 구독자가 87만 명 이상인 채널이라면 더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때껄룩>의 귀신같은 곡 선정, 여기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영상 제목은 <때껄룩>만의 독보적인 능력이다.
정우물의 ‘blue’라는 곡을 추천하면서 ‘당신을 기다리며 앓은 시간의 이름을 난 청춘이라고 지었어’(이 제목은 한 구독자의 닉네임이라고)라는 제목을, Mullally의 ‘sweet coffee’를 소개하며 ‘옆에 타 내가 운전은 못 해도 노래는 기가 막히게 트니까’라는 제목을 붙이는 <때껄룩>의 센스에 감탄할 뿐.
그저 노래만 추천했을 뿐인데 구독자가 87만 명 이상인 채널이라면 더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때껄룩>의 귀신같은 곡 선정, 여기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영상 제목은 <때껄룩>만의 독보적인 능력이다.
정우물의 ‘blue’라는 곡을 추천하면서 ‘당신을 기다리며 앓은 시간의 이름을 난 청춘이라고 지었어’(이 제목은 한 구독자의 닉네임이라고)라는 제목을, Mullally의 ‘sweet coffee’를 소개하며 ‘옆에 타 내가 운전은 못 해도 노래는 기가 막히게 트니까’라는 제목을 붙이는 <때껄룩>의 센스에 감탄할 뿐.
물론 음악이라는 게 개인의 취향을 타는 영역이다 보니 호불호가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귀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에디터 RAN이 들었을 때 <때껄룩>의 매 영상은 ‘띵곡 대잔치’가 열리는 수준이다. 대략 한 영상당 5곡 이상의 노래를 추천하는데,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이번 휴가에 유럽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거나, 바닷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걷고 싶었다거나, 여름밤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었던 당신을 위해 <때껄룩>이 기가 막힌 BGM을 틀어줄 수 있으니, 일단 한번 들어보자.
이번 휴가에 유럽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거나, 바닷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걷고 싶었다거나, 여름밤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었던 당신을 위해 <때껄룩>이 기가 막힌 BGM을 틀어줄 수 있으니, 일단 한번 들어보자.
세 번째 채널 <빽드-SBS 옛날 드라마>
실내 온도를 22도로 맞춘 에어컨 아래에서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것도 ‘방구석 휴가’의 정석 중 하나다. 그래서 최근 불어닥친 ‘뉴트로’ 열풍 속에서 참으로 시의적절한, 드라마 정주행을 위한 채널 <빽드-SBS 옛날 드라마>(이하 <빽드>)를 준비해봤다.
<빽드>는 SBS에서 방영된 옛날 드라마를 회차별로 대략 10~20분 길이의 영상으로 축약한 편집본을 업로드하고 있는데, 과거 높은 시청률 또는 화제성을 자랑했던 추억의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다.
옛날 드라마를 재편집해서 올리는 채널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빽드>가 더 특별한 이유는 편집자의 센스. 끊을 때 끊는 편집 능력과 드립력 가득한 자막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다음 영상을 보게 된다. 짧은 영상 길이에 지루할 틈도 없다. 우리의 집중력이 살짝 떨어질때 쯤 감칠맛 나는 엔딩이 나온다. 그럼 어느새 다음 편을 시청하고 있다.
<빽드>는 SBS에서 방영된 옛날 드라마를 회차별로 대략 10~20분 길이의 영상으로 축약한 편집본을 업로드하고 있는데, 과거 높은 시청률 또는 화제성을 자랑했던 추억의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다.
옛날 드라마를 재편집해서 올리는 채널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빽드>가 더 특별한 이유는 편집자의 센스. 끊을 때 끊는 편집 능력과 드립력 가득한 자막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다음 영상을 보게 된다. 짧은 영상 길이에 지루할 틈도 없다. 우리의 집중력이 살짝 떨어질때 쯤 감칠맛 나는 엔딩이 나온다. 그럼 어느새 다음 편을 시청하고 있다.
<빽드>에는 자막 없이 내용만 축약한 드라마도 있고 자막까지 모두 있는 드라마도 있는데, 일단 자막 있는 영상을 추천한다. 가히 ‘자막 맛집’이라 할 만하다. 에디터 RAN의 <빽드> 최애 영상은 과거 ‘눈에서 레이저 쏘는 장면’으로 시청자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신기생뎐’ 편집본이다. 궁금하면 직접 보자.
이외에도 <빽드>에는 과거 한 인기 했던 드라마 여러 편이 있으니 취향껏 골라보길 바란다. 단, 10년 또는 그 이상 오래된 드라마니 현재와 살짝 동떨어진 설정과 대사들은 이해하자. 항마력(낯 간지러운 콘텐츠를 감내하는 능력) 테스트를 하듯 오글거리는 대사와 연출이 그 시절 드라마의 특징이라 하면 특징 아니겠나. 이번 휴가엔 추억의 드라마와 함께 과거로 한번 돌아가보자.
이외에도 <빽드>에는 과거 한 인기 했던 드라마 여러 편이 있으니 취향껏 골라보길 바란다. 단, 10년 또는 그 이상 오래된 드라마니 현재와 살짝 동떨어진 설정과 대사들은 이해하자. 항마력(낯 간지러운 콘텐츠를 감내하는 능력) 테스트를 하듯 오글거리는 대사와 연출이 그 시절 드라마의 특징이라 하면 특징 아니겠나. 이번 휴가엔 추억의 드라마와 함께 과거로 한번 돌아가보자.
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