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붕 뜨는 느낌! 근력 부족해도 할 수 있는 번지피지오 체험기

여성동아
여성동아2020-07-16 14:36:50
공유하기 닫기
배우 이다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번지피지오 수업 사진.
“난생 처음 해본 #번지피지오 보기보다 엄청 힘들다는…하지만 #재밌다”

배우 이다해가 6월 18일 자신의 SNS에 ‘번지피지오’ 수업을 받고 있는 영상과 함께 게시한 글이다. 6월 26일에는 두 번째 영상을 올렸는데, 영상 속 이다해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줄에 의지해 사뿐히 날아오르고 있다. 그가 흠뻑 빠진 운동인 번지피지오는 번지 점프용 밧줄을 뜻하는 번지(bungee)와 물리치료를 뜻하는 피지오(physiotheraphy)를 결합한 말로, 보호 팬츠인 하네스에 천장에 달린 줄을 연결한 뒤 줄의 탄성을 이용하는 운동이다. 

줄에 매달린 채 헬스·필라테스의 동작(런지·스쿼트·팔굽혀펴기·마운팅·스트레칭 등)과 점프를 접목한 시퀀스를 수행한다. 줄의 탄성을 견디며 균형을 잡고 근력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온몸의 근육이 사용된다. 중력의 영향을 덜 받기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나 재활 운동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800~1000㎉에 달해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

개그우먼 홍현희도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 번지피지오로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배우 이재은 역시 지난해 식이요법과 함께 번지피지오로 30㎏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개그우먼 장도연이 SBS ‘박장데소’에 출연, 번지피지오를 배워 주목을 받았다. 운동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번지피지오. 이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7월 9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번지피지오‧필라테스 교습소 ‘바른라인’을 찾았다.
“이게 준비운동이라고요?”
바른라인 김태연 대표의 지도에 따라 앉기, 달리기 등 다양한 동작에 도전했다.
번지피지오를 하려면 먼저 하네스에 피부가 쓸리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전면을 보호하는 레깅스를 착용해야 한다. 레깅스 차림이 어색한 남성들을 그 위에 반바지를 덧입기도 한다. 하네스를 착용하자 바른라인 김태연 대표가 체형에 맞게 하네스의 크기와 번지의 탄성을 조정해줬다. 하네스는 조금 조이는 듯 했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곧이어 하네스에 번지를 연결했다. 연결하는 순간 무언가 온 몸을 잡아당기는 묵직한 느낌이 들며 힘이 들어갔다.

하네스를 착용한 후에는 움직임에 익숙해지기 위해 앉기 동작을 해보았다. 등과 엉덩이, 다리 전체에 힘이 실려 뻐근함이 밀려왔다. 줄의 탄성으로 인해 다리에 살짝만 힘을 줘도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마치 트램폴린 위에 있는 것 같은 재미가 느껴졌다. 다음 동작은 엎드리기. 줄의 저항을 이겨내고 바닥에 엎드리려니 코어(몸의 중심 근육군, 척추기립근, 복횡근, 내외복사근, 복직근 등 몸의 중심 근육근)에 압박이 느껴지며 숨이 턱 막혔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스트레칭이 이어졌다. 간단한 동작임에도 저항을 이겨내며 하려니 맨몸 때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가뜩이나 뻣뻣한 기자에겐 자세를 유지하는 10초가 마치 10분처럼 느껴졌다. 다음은 몸에 열을 내는 워밍업. 몸을 45도로 기울여 빠르게 제자리걸음을 시작했다. 번지가 없었다면 앞으로 고꾸라졌을 동작이다. 마치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는 느낌이었다. “빠르게! 더 빠르게!” 김 대표의 높아진 목소리에 맞춰 점점 빠르게 움직였다. 약 1분간의 동작이 끝나자 바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게 워밍업이라고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말았다. 1시간은 지난 느낌이었건만 10분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가혹하게 다가왔다.
“이제 날아볼까요?”
장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런지’ 동작을 해보았다. 줄의 저항 때문에 힘들면서도 줄 때문에 부드럽게 동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제 날아볼까요?” 다음은 한껏 몸을 웅크렸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동작이었다. 최대한 몸을 움츠린 뒤 공중으로 몸을 던졌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처음으로 느끼는 ‘날아오르는’ 느낌에 짜릿함이 밀려왔다. 공중으로 날 수 있게 되자 용기가 생겼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레깅스도 입었겠다, 마치 발레리노가 된 것처럼 공중에서 자세를 취해보았다. 조금씩 신이 나면서도 땀이 샘솟았다. 교습소 안의 에어컨 3개를 모두 가동시켰지만 어느새 상의는 흠뻑 젖어들었다.

맨몸으로 하기 어려운 팔굽혀펴기 동작도 번지가 있으니 훨씬 쉬웠다. 엎드린 상태로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도 가능했다. 마치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초보자인 탓에 따라 하기 힘든 동작도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힘이 빠지고 몸이 느려졌다. 한 쪽 다리로 몸을 지탱하며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할 땐 엉덩이와 다리에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자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거나 바닥에 철퍼덕 널브러져 “몸으로 바닥 청소하시면 안 돼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옷은 땀과 먼지로 범벅돼 엉망이 돼갔다. 온 하체에 묵직함이 느껴져 뻐근했던 ‘앉아있기’ 동작마저도 꿀 같은 휴식으로 느껴질 정도. 

하지만 휴식도 잠시, 수업은 절정으로 달려갔다. 버피테스트 동작을 수행할 땐 넋은 이미 멀리 떠난 상태. ‘나는 누구? 왜 이곳에?’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물구나무서기에 성공하면서 고통이 희열로 바뀌었다. 번지가 있어 가능한 동작이었다. 중력의 저항을 이겨내고 거꾸로 맞이하는 지면이 낯섦에도 싫지 않았다. 여운을 남긴 채 수업은 끝이 났다. 

번지피지오를 체험하며 분명히 느낀 것은 힘듦에도 지루할 틈이 없었고 끊임없이 웃음이 나왔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운동을 했다’는 보람감은 덤. 확실히 매력 있는 운동이라고 느껴져 관심이 생겨났다. 수업 후 김태연 바른라인 대표로부터 번지피지오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들었다.
번지피지오의 재미를 알게 해준 김태연 대표와 번지피지오에 사용하는 하네스.
번지피지오 인구가 늘고 있는데 어떤 점이 매력인가요.

우선 지루하지 않고 신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수 있고 열량 소모가 크다는 점에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에요. 근력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힘이 부족하다 보니 정확한 자세로 실시하기가 어렵죠.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하다보면 다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번지피지오는 줄의 도움을 받아 완벽한 자세로 근력 운동이 가능해요. 즉, 근력 강화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이죠.

직접 해보니 많이 힘들던데 수강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힘들다고 하시죠(웃음). 하지만 재밌고 스트레스도 풀린다면서 계속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하늘을 나는 느낌도 들고,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기존의 운동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신선한 운동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해요.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나요.


근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해요. 재미있고 빠르게 근력을 강화할 수 있거든요. 줄의 탄성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근력 운동이 되니까요. 또 운동할 때 통증을 느낀다거나,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요. 번지피지오에서 ‘피지오’는 물리치료를 뜻해요. 그만큼 재활운동의 요소가 강하고 몸의 균형을 찾는데 방점이 찍혀있죠. 다이어트와 건강 모두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번지피지오 배우고 싶다면

번지피지오는 번지피트니스(번지를 이용한 피트니스)의 일종으로 번지피지오 지도자를 양성하는 회사명(대표 박종필)이기도 하다. ‘번지피지오’에서 발행하는 자격증(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록)을 획득해야만 번지피지오를 지도할 수 있다. 번지피지오 지도 자격을 갖춘 강사와 강습소 명단은 번지피지오 홈페이지의 카테고리 중 Member area(스튜디오)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수업료는 개인 수업 기준 회당 10만원 내외이며 수강 인원이 늘어날수록 저렴해진다. 단체 수업의 경우 대개 월 10만~20만원대인데, 센터 및 지역별로 인원 구성과 수업료 책정 방식이 상이하므로 여러 곳을 비교해보고 자신과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글 이현준 기자 사진 홍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