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에서 팔던 떡볶이맛 그립지 않으세요?

29STREET
29STREET2020-07-17 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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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볶이 하나요~
이제는 많이 사라진 동네 문방구. 생각만해도 기분이 몽글몽글해지지 않나요?
정신없이 진열된 학용품,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간식들 옆, 보글보글 떡볶이가 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문방구떡볶이도 보기 드문 풍경이 됐습니다.
일명 문방구떡볶이라 부르는 이 추억의 맛은 적당한 매운맛에 입맛을 당기는 달달함이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선 만들어지지 않는 신비로운 맛이죠.
떡볶이 맛집! 원래 문어숙회집?
보기 드문 문방구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니 홍대에 위치한 음식점 '기유'입니다. 개그맨 강재준씨가 운영하는 문어숙회 전문점인데요. 코로나19로 현재는 폐업한 상태입니다.(다시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요~) 이 곳에 숨은 인기메뉴는 떡볶이였는데요. 홍대 떡볶이 맛집으로 알려질만큼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떡볶이를 기유에서 먹을 수 있다니 떡볶이 맛집이 될 만 합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폐업에 떡볶이와도 생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던걸까요? 이 떡볶이 레시피가 상품화 될 줄이야!
SNS를 통해 떡볶이 소스가 상품화 중인 과정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에 많은 기유 단골손님들은 기대감을 안고 기다렸는데요.

드디어!!! 지난 13일 강재준의 문방구 떡볶이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간곡한 요청에 강재준씨가 직접 보내주셨습니다. 국물 떡볶이를 많이(X10)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영접성공!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리설명서에 맞춰 먹어보겠습니다!(슝)
오홋! 니가 그 유명한 기유에서 온 떡볶이?
밀키트 형식으로 제작된 '문방구떡볶이'는 포장을 뜯어보면 사실 여느 떡볶이밀키트와 별다를게 없습니다. 떡, 오뎅, 소스 3가지가 들어있는데요. 흔한 야채스프같은게 없어 좀 당황스러웠습니다.(이게 라면이야?) 그런데 때마침 도착한 메시지! '대파를 투척하라!' 

※조리설명서에는 대파, 소세지, 계란도 넣고 라볶이로 먹어도 맛있다고 써있습니다.
문방구떡볶이 밀키트
대파는 필수! 계란은 선택! 느낌이 오는대로 소세지!
꿀팁대로 대파를 썰어넣고 바글바글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5분이 지나고 기다란 떡볶이떡이 '까꿍!'하며 찰진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이 찰진 떡 못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_+
떡이 미쳤네!
팀 전체가 떡볶이를 시식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와~ 정말 떡이 미쳤네요! 미쳤어!"입니다. 떡이 정말 쪼올깃~했습니다.(쫄깃X오억오천)
도대체 이런 떡은 어디서 구하는건가요? 떡만 판매한다고 해도 당장 구매할 각입니다. 나름 전국 떡볶이 맛집 중 한 곳이 회사 옆에 있어서(철길 떡볶이) 떡볶이 좀 먹어봤다고 자부하는데요. 떡은 정말 원탑인걸로!(ㅇㅈ)

떡이 워낙 쫄깃하다보니 떡을 짧게 잘라서 국물과 퍼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포크는 필요없어!) 이 떡볶이가 국물떡볶이여야하는 존재의 이유를 알아버렸습니다.(의도하셨겠죠?) 꼭 넣으라고 신신당부했던 대파향이 국물과 잘 어우러져 마치 홈메이드 떡볶이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세지도 국물과 조화가 정말 좋았는데요. 부대찌개같을 것 같은 예상을 뒤엎고 훨씬 덜 느끼하고 담백하게 느껴졌습니다. 계란은 말 필요없이 국물에 으깨세요!
한참을 먹다보니 '나도 뭔가 팁을 추가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먹조합 레이더가 작동해 '깻잎'을 투척! 결과는 성.공.적!
시식을 함께한 팀원들 모두 깻잎을 곁들인 국물맛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어깨힘) 제가 생각해도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할 볶음밥 타임엔 참기름 한바퀴와 김가루를 뿌려줬습니다. (꼭이에요 꼭!) 이왕 먹는거 맛있게 먹는게 좋지 않겠어요?
보글보글자글자글부글부글바글바글
문방구떡볶이맛은 집에서 내기가 정말 힘든데요. 계속 끓이고 조금씩 재료를 추가하는 방식이라 집에선 만들 수 없는 절대적인 맛입니다.
그런데 완벽하게 똑같진 않지만 '맞다! 이런 맛이었지'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문방구 떡볶이맛을 재현하다니! 소스의 비법이 궁금합니다.

이제까지 먹어본 밀키트 떡볶이 소스맛과 비교해보면 고춧가루 함량이 많은 것 같아 텁텁하거나 짠맛이 지배적이지 않았습니다.
떡볶이 국물을 퍼먹어도 짜다는 느낌보단 개운하단 느낌이 강했거든요. (고추장찌개 싫어하는 1인) 단맛이 강했다면 국물이 쉽게 질렸을텐데 어른이들 취향저격 제대로 한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도 여러번 이야기했던 떡! 진짜 이건 다른 떡볶이들과 비.교.불.가! 찐입니다 찐!

마지막으로 사용설명서에 대파, 계란,소세지, 라면 그리고 볶음밥 안내까지! 알고있지만 자칫 잊을 수도 있는 내용을 명시해줘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떡볶이 순례길을 걸은 듯한 기분이네요.

이 제품은 이미 출시 1시간만에 완판이 됐습니다.(먹잘알들의 손은 눈보다 빠른겨)더운 여름 뜨거운 음식은 별로지만 떡볶이는 예외잖아요? 8월에 한 번 더 판매를 시작한다고 하니 그 기회를 놓치지마시길! 

에디터 BANGDI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