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생이 솔직하게 들어본 '그 시절' 혼성그룹 노래 추천

29STREET
29STREET2020-07-14 10: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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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싹쓰리 '여름 안에서' 앨범아트
지난주 '놀면 뭐하니?', 다들 보셨나요? 신곡 '다시 여기 바닷가' 녹음과 안무 연습에 매진하는 싹쓰리의 모습이 펼쳐지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신나는 멜로디에 아직 정식 출시도 안 된 곡이지만 즐겁게 흥얼거리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혼성그룹만의 감성을 살려 인기를 끌고 있는 싹쓰리. '그 시절 갬성'이 궁금해진 저는 다른 혼성그룹의 노래에까지 손을 뻗고 말았습니다. 개미지옥에 온 것을 환영해

나름 ‘슈가맨’과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 마켓’ 애청자인 만큼 또래에 비해 90년대 음악도 많이 안다고 자부했는데요, 한 번 혼성그룹 노래에 발을 들이고 나니 빠져나갈 수 없더군요! 제 취향과 애정을 담아 고른 90년대 혼성그룹 댄스음악 3 PICK을 소개합니다.
잼(ZAM) – 난 멈추지 않는다 (1993)
1993년에 데뷔하여 국내 최초의 혼성그룹으로 꼽히는 잼. 사실 이 노래는 저희 아버지의 PICK입니다. '슈가맨'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제 감상은 '정말 잘하고 세련되면서도 은근한 촌스러움'이었습니다. 온몸으로 90년대임을 자랑하는 스텝과 그 시절 특유의 패기 넘치는 가사에 "응 라떼음악~"하고 넘기고 싶었지만 뿅뿅 거리는 멜로디가 이상하게 귀에 들어오는 노래였는데요. 아버지께서 "시대를 앞서간 팝댄스"라며 열변을 토하며 말씀하시는 모습과 힘찬 무대가 기억에 남습니다. 2017년에는 후배 혼성그룹인 KARD가 리메이크까지 했다고. 그렇게 들으니 더 세련된 걸요?
유피(UP) – 뿌요 뿌요 <Pyo Pyo> (1997)
솔직히 이 노래, 다른 것보다 제목에 눈길이 갔습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의 가사일까? 가사는 아쉽게도 평범한 사랑 노래이지만, '뿌요 뿌요'라는 제목답게 톡톡 튀는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동명의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귀여운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신나고 밝은 분위기와는 달리 고음으로 점철되어 극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노래로도 유명합니다. 'Pyo Pyo'를 어떻게 '뿌요 뿌요'라고 읽는 건 둘째치고, 이 노래 너무 어려운 거 아닌가요? 코로나19가 지나가고 나면 친구들과 노래방 고음대결에서 꼭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쿨 – Jumpo Mambo (2001)
90년대 혼성그룹의 대명사 쿨! 1994년에 데뷔하여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쿨의 히특곡은 정말 많지만, 그중 제 취향을 저격한 곡은 'Jumpo Mambo'입니다. '해변의 여인', '애상' 같은 메가 히트곡은 아니지만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에 요즘 듣기에도 좋은 곡이지요! 많은 사람이 이 곡의 제목을 '같이 삽시다'로 기억할 만큼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였던 2000년대 초에 '혼전 동거'라는 파격적인 소재의 가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요즘 세대인 제가 보기에는 매우 좋은 시도라고 생각이 드네요. 오픈 마인드 매우 좋아요
근심 걱정은 떨쳐버리고 다 함께 신나게
이렇게 90년대 혼성그룹 음악을 많이 들어본 것도 처음입니다. 처음에 가졌던 궁금증, '그 시절 갬성'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리자면 '근심 걱정은 떨쳐버리고 다 함께 신나게'입니다. 90년대 댄스음악을 듣다 보면 우리 사는 일상의 모든 고민은 잠시 잊고 신나는 음악의 세계로 빠질 수 있거든요. 그중에서도 남녀가 하나가 되어 부르는 혼성그룹의 노래는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밝은 음악의 힘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진='놀면 뭐하니?' 인스타그램 (@hangout_with_yoo)
가요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요즘은 새로운 매력의 혼성그룹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뉴트로 감성으로 중무장하여 등장한 슈퍼신인(?) 싹쓰리.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이들의 데뷔가 가요계에 다시 '혼성 붐'을 불러오면 좋겠네요.

최지원 동아닷컴 인턴 기자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