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원 다이슨 고데기로 히피펌을 펴보았다

29STREET
29STREET2020-07-02 15: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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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직모로 살아온 에디터 LYNN은 풍성하고 복슬거리는 머리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리고 5월, 이 환상을 실현시켜줄 재난지원금이 들어왔다. 이때다, 충동적으로 일생의 꿈이었던 히피펌에 도전했다.
멋쟁이 푸들 탈출 도전기
복슬거리는 히피펌
즐거움도 잠깐. 한껏 부푼 머리는 생각보다 감당하기 어려웠고, 회사에서는 '멋쟁이 사자'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고향의 어머니는 '푸들'이라며 강아지 취급을 하셨다. 아,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

부푼 머리를 감당 못해 똥머리로 연명하던 차에 희소식이 들렸다. 다이슨에서 헤어 스트레이트너를 출시했단다. 가격은 무려 60만 원. 비싼 가격에 입이 딱 벌어졌다. 그런데 60만 원짜리 고데기, 뭐가 달라도 다를 것 같다. 이 고데기라면 내 찰랑찰랑한 생머리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제품을 다이슨에서 협찬받아 생머리 복구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60만 원, 그냥 책정된 가격이 아니겠지?
다이슨 코리아 제공
✅ 모발 손상 최소화하는 '플렉싱 플레이트'

다이슨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는 모발을 모아주는 '플렉싱 플레이트'가 탑재됐다. 판이 유연하게 휘면서 모발을 모으고, 모발에 고르게 열을 전달해 적은 횟수로도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발 손상도 50%가량 줄여준다고 한다. 잦은 염색과 펌으로 이미 상할 대로 상한 에디터 LYNN의 모발에 딱 맞는 제품이었다.

✅ 이동 중에도 이용 가능한 무선 고데기

이 제품은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완충 후 최대 30분간 사용 가능하며 기기 중앙에 있는 OLED 화면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동봉된 자석식 충전 리드선을 본체에 이으면 유선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사용하다 전원이 꺼지면 선을 연결하더라도 바로 사용할 수 없고 잠시 충전을 해야한다. 또한 사용 도중에 선을 잘못 건드리면 자석이 떨어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접 사용해보니 선을 기기에 연결하는 것보단 충전 후 무선으로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했다.

✅ 기내 운반이 가능한 비행기 모드

다이슨 고데기의 기능 중 가장 신기한 것은 비행기 모드였다. 본래 배터리로 작동하는 물건은 기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이슨 고데기에는 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리시키는 기내 휴대용 태그가 있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기기 중앙에 비행기 표시가 있는 태그를 분리하면 되는데, 비행 중에도 분리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단, 일본은 항공법에 따라 불가하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당분간 사용할 일은 없는 기능이지만 해외여행을 떠날 때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건 꽤나 유용할 것 같다. 장기간 비행기를 타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여행지에서 내리고 싶지 않으니까.
고오급진 고데기가 등장했다
잠금버튼
분리된 비행기 태그
내열 트레블 파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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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 '다이슨'스러운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블랙의 컬러에 포인트가 되는 푸시아 핑크. 시중에 있는 고데기들과 유사하면서도 매끈한 라인이 고급진 느낌을 줬다.

잠금 버튼이 있어 이동을 할 때 고정할 수 있는 것이 맘에 들었다. 사용하고 난 직후 가열돼 있는 제품을 들고 이동해야 할 경우, 잠금 버튼으로 제품을 고정하고 함께 제공되는 내열 트레블 파우치에 넣어서 이동하면 된다.
다이슨 고데기의 가장 큰 특징인 플렉싱 플레이트. 직접 손으로 눌러보니 부드럽게 판이 움직였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른 부분만 움푹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이게 바로 플렉싱(Flexing)이구나! 다이슨에서 강조한 탄력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기능이 실제 고데기를 할 때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궁금했다.
박스에는 고데기를 거치할 수 있는 충전 거치대도 함께 들어있다. 충전기 본체와 본체에 연결해 고데기를 거치할 수 있는 플라스틱 거치대로 구성돼 있다. 고데기 본체에 직접 충전 리드선을 연결할 수도 있지만, 충전 거치대에 선을 연결하고 고데기를 세워놓을 수도 있다.

충전기 본체 바닥에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패드와 패킹이 달려 있다. 무게 자체도 묵직해 쉽게 움직이지 않고 안정감 있게 고정됐다. 하지만 고데기를 받쳐주는 플라스틱이 조금 불안했다. 고데기 본체 무게에 비해 약한 느낌? '이 무게를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매끈하게 마무리된 본체에 비해 아쉬웠다.
나 다시 생머리로 돌아갈래(Feat. 히피펌)
온도와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는 OLED 화면
본격적으로 머리를 펴보기 위해 제품 전원을 켰다. 띠링-. 이 제품은 165도, 185도, 210도 총 3단계로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OLED 화면에 온도가 표시돼 있다. 잘 모를 땐 역시 중간이 최고, 185도로 설정하고 가열되기를 기다렸다.

짧은 기다림 후 가열이 완료되면 다시 한번 '띠링' 소리가 난다. 한번 시작해볼까? 머리를 피기 위해 고데기를 들었다. 어랏 근데 이거, 생각보다 너무 무겁다. 무선 고데기여서 내장된 장치가 많다지만 기존 사용하던 고데기에 비해 상당히 무거웠다. 이 무게를 들고 전체 머리를 전부 펼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들었다.

우선, 머리 한 움큼을 쥐어 쭉 펴봤다. 막힘 없이 부드럽게 내려갔다.
부드럽게 내려가는 고데기
에디터 LYNN은 평소 중저가 라인의 고데기를 사용한다. 저렴이들도 충분히 제 기능을 다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이슨 고데기는 기존에 쓰던 고데기와 집는 느낌부터 달랐다. 기존의 고데기를 쓸 때는 꽉 힘을 주고 머리카락을 눌렀다. 분명 판 안에 다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스르르 빠져나오는 머리카락들이 생긴다. 일정량 이상의 모발을 잡아주지 못해 빠져나오는 것이다.

반면 다이슨 고데기는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탄력 있는 플레이트가 알맞게 휘면서 머리카락을 잡아줬다. 잡은 모발의 양이 많아도 한 톨의 머리카락도 빠져나가지 않고 온전히 내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왔다. 그러다보니 무게는 다이슨 고데기가 더 무거웠지만 오히려 기존의 고데기를 사용할 때보다 손에 힘이 훨씬 덜 들어갔다. 무거워서 괜찮을까 했던 걱정이 들어갔다.
섹션을 구분해 머리를 쭉쭉 폈다. 다이슨 고데기는 확실히 적은 횟수로도 머리가 펴졌다. 고르게 열을 전달한다더니 머리에 남은 열감도 적었다. 게다가 잘 펴지지 않은 부분을 여러번 펴도 머리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번 필수록 찰랑거리는 머리를 볼 수 있었다.

반면 기존의 고데기는 여러번 가열을 해도 파마기가 강한 부분은 머리가 잘 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극도로 부풀어오르기만 했다. 가뜩이나 얇은 모발이 길을 잃고 정전기가 난 것 마냥 일어났다.
다이슨 고데기 VS 기존 소장 고데기, 결과는?
좌: 기존 소장 고데기 스타일링 / 우: 다이슨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 스타일링
육안으로 보기에 오른쪽이 훨씬 찰랑거리고 윤기 났다. 오른쪽은 내가 2n년간 가지고 살아왔던 그 생머리였다면 왼쪽은 곱슬기 넘치는 머리를 고데기로 펴준 느낌.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왼쪽은 머리가 부스스해지고 구불거림이 다시 올라왔다. 반면 오른쪽은 생머리가 유지됐고 머리도 여전히 찰랑거렸다.

에디터 LYNN은 팀에 다이슨 고데기를 사용한 쪽이 어느 쪽인지 맞혀보는 문제를 냈다. 29street 팀은 모두 정답을 골랐다. 그만큼 결과물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녀석, 비싼 값을 하는구나!
BONUS MISSION! 감당 불가능한 넉살존, 다이슨으로 살려보기
출처: 스포츠동아
어깨를 살짝 넘는, 헤어 스타일링하기 가장 애매한 단발을 '넉살존'이라 부른다. 국내 랩퍼 '넉살'의 시그니처 헤어와 비슷한 데서 유래됐다. 그리고 지금, 29street팀에도 넉살존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가 있다. 에디터 JEONG情이다. "이 머리는 어떻게 살리면 좋을까요?"

두 번째 미션. 넉살존 에디터JEONG情의 머리를 살려라!

다이슨 고데기는 바깥 부분이 라운드로 돼있어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넣어줄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고데기는 외부 판이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가열되는 반면 다이슨 고데기는 적당히 가열돼 손으로 잡아가면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중단발 C컬 스타일링에 도전했다.
좌: 스타일링 전 / 우: 스타일링 후
탱글탱글한 컬링
윗머리는 스트레이트로 펴주고 밑머리는 안으로 볼륨감 있게 말아 넣어줬다. 길을 잃은 채 삐죽 나와있던 밑단이 정리되고 탱글탱글한 컬이 생겼다. 습한 날씨에 일어나던 잔머리도 사라졌다. 애매하게 풀린 펌과 애매한 기장에 스타일링을 고민하던 에디터JEONG情의 머리가 전체적으로 찰랑거리면서도 탱글탱글한 중단발로 변신했다. 미션 COMPLETE.
사실 사용해보기 전엔 고데기가 뭐 이렇게 비싸?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사용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비싼 건 역시 비싼 값을 한다. 파마를 하기 전 찰랑거리고 윤기나는 생머리를 되찾았을 때는 절로 박수가 나왔다. 생머리 복구 프로젝트, 결과는 대성공. 다이슨 코랄 헤어 스트레이트너 FLEX 할만한데?

에디터 LYNN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