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고갯길, 언택트 여행 성지 된 까닭

주간동아
주간동아2020-06-15 11:10:13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여행이 대세다. 그중에서도 자전거만 있으면 혼자 어디든 갈 수 있는 ‘라이딩’과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적한 자연에서 즐기는 ‘백패킹’이 특히 인기다. 애쓰지 않아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고, 자연과 호흡하며 특별한 추억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온전한 일체를 위한 ‘백패킹’ 성지
백패킹은 야영 장비를 갖추고 1박 이상 여행을 떠나는 레포츠로, 등짐을 지고 간다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문명의 도움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목적지까지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는 점은 트레킹과 유사하지만 야영과 취사가 필수라는 점은 다르다.

무거운 짐을 지고 돌길, 비탈길, 비포장도로 등을 오래 걸어야 하기에 ‘50분 걷고 10분 쉬기’를 반복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무전여행, 오지마을 체험, 비포장도로 걷기, 강 따라 걷기 등 종류가 다양하며, 요즘에는 사람 발길이 뜸해 자연 상태가 보존된 곳이 ‘백패킹 성지’로 인스타그램을 달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대면을 중시하다 보니 시원하고 아름다운 바다로 둘러싸여 바람이 잘 통하고 인적도 드문 섬이 백패킹족 사이에서 인기다.
인천 옹진군 굴업도 백패킹존. [인천관광공사]
# 굴업도
인천 옹진군 굴업리에 자리한 섬. 풍광이 아름답고 자연 생태가 잘 보존돼 있어 대한민국 최고 백패킹 성지로 꼽힌다. 삼면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개머리언덕에서 하룻밤은 오래도록 잊기 어렵다는 평이다.
제주 우도 비양도의 해질녘 모습. [양영훈 여행작가]
# 비양도
금릉해변과 더불어 제주의 대표적인 백패킹 명소. 성산포 앞바다의 우도 동쪽에 위치한 비양도는 ‘섬 속의 섬’이다. 섬 전체가 풀밭으로 뒤덮여 이국적 정취를 물씬 풍긴다. 아침저녁으로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고, 밤바다를 환히 밝히는 어화(어선들의 집어등 불빛)가 장관을 이룬다. 바람 거센 날이 많은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경기 가평군 유명산 백패킹. [경기관광포털사이트]
#유명산
경기 양평군과 가평군 사이에 있는 해발 862m의 산. 정상에서는 멀리 북한강과 청평호를 비롯해 용문산, 화악산, 명지산 등이, 발 아래로는 남한강이 보인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름답고 자연휴양림도 조성돼 있어 백패킹뿐 아니라 캠핑, 등산 명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강원 정선군 민둥산 백패킹. [Better weekend 홈페이지 제공]
#민둥산
강원 정선군에 있는 해발 1119m의 산. 억새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여 가을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산 7부 능선까지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정상 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 산세가 완만한 경사를 이뤄 등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눈 호강’하며 체력 단련하기 좋은 라이딩 성지
라이딩은 한마디로 자전거 타기다. 백패킹과 달리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자전거 페달이 견뎌주기만 한다면 어디든 달려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체력도 단련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다.

‘집콕’에 싫증난 이에게 추천할 만한 라이딩 성지를 인스타그램에서 찾아냈다. 라이딩 성지는 내리막에서 빼어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고갯길이 주류를 이룬다.
경남 함양군 지안재 라이딩. [함양군 제공]
#지안재
경남 함양군 함양읍내에서 지리산으로 넘어가는 구절양장 꼬부랑길이다. 가파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로 이뤄진 고개라 힘깨나 쓰며 오른 뒤 내리달을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짜릿함을 안긴다는 평이다. 고개 정상에서의 지리산 조망도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상쾌하다고.
충북 단양군 보발재 라이딩. [단양군 제공]
#보발재
충북 단양군의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 근처에 있는 고갯길. 풍광이 아름다워 몇 해 전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관광사진 공모전에서 이곳의 가을 풍경을 촬영한 사진이 대상을 수상했다. 고갯길 전후로 남한강 물길을 옆구리에 끼고 달리다 보면 강변길, 산길 라이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