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 한국의 드라이브스루 선별 검사는 많은 나라들이 서둘러 도입해 시행할 만큼 효과 만점의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 넘치는 민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농수산물을 차에 탑승한 채 구매하는가 하면 책 대여와 고교 시험지 수령에까지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해 나름대로 ‘즐기고’ 있다. 여행도 드라이브스루로 즐긴다면 안전도 챙기고 답답한 마음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달리는 차창 너머 만나는 생태 숲의 기운
포천 국립수목원 드라이브
포천 국립수목원 드라이브
누군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잠시 차를 몰고 이 길을 지난다고 할 만큼 풍성한 숲 사이로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는 곳이 경기도 포천시의 국립수목원 길이다. 국립수목원은 500만㎡ 규모에 자연숲과 인공 조림숲, 산책로, 삼림욕장, 야생 동물원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늘다람쥐와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20여 종의 천연기념물이 자연 서식하는 곳으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흔히 광릉수목원이라고 불리는데, 지척에 있는 세조의 능(광릉)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세조가 자신의 능을 조성하면서 일대 숲을 엄격하게 보호한 덕분에 후손들은 둘도 없는 소중한 숲의 혜택을 누리게 된 셈이다.
국립수목원 길은 47번 국도에서 벗어나 98번 국지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한다. 도로 좌우로 도심 가까이 이렇게 울창한 숲 드라이브 길이 있었나 싶을 만큼 한눈에 봐도 오랜 수령의 전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튼튼하게 치솟아 있고 그 사이를 울창한 관목들이 채운다. 숲 사이에 딱 필요한 만큼의 길만 내서 어렵사리 통행을 허락받은 듯 아름드리나무들이 왕복 2차선 도로 좌우에 도열하고 있는데 쭉쭉 뻗은 노거수들의 웅장하고 풍성한 자태가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봄과 여름이면 강렬한 햇살은 풍성한 초록에 가려 차창을 열고 맑은 기운 가득 끌어안기 좋고, 가을이면 진한 단풍이 내려앉은 화려함이 더해져 드라이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광경은 98번 국지도가 시작된 지점부터 국립수목원 정문을 지나서까지 한참 이어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다행히 이 길에서 만나는 명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로 지켜지는 곳들이다. 세조와 정비 정희왕후의 능이 양 날개를 펼치듯 긴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광릉은 울창한 소나무 산책로와 잘 단장된 잔디 능선이 드넓게 펼쳐져 한적하게 걷고 둘러보기 좋다. 8.7km에 이르는 국립수목원 드라이브 길의 끝에는 고모리저수지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던 장년층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익숙한 곳인데, 넓은 저수지 둘레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크게 한 바퀴 둘러보면 역시 탁 트인 저수지의 풍경과 수면을 건너오는 선선한 바람을 즐길 수 있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천천히 이 숲길을 걸으며 국립수목원 길을 따라가는 데는 10분 남짓 걸리지만, 최근에 수목원 쪽 도로변에 안전한 보행 데크가 완공되어 걷기 명소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숲길의 정취만으로 아쉽다면 광릉 주차장 등에 잠시 차를 두고 걸어보길 권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숲 사이에 겨우 낸 도로다 보니 길 폭이 좁고 나무들이 도로에 바짝 붙어 있다. 종종 아름다운 풍경에 한눈팔다가 나무와 부딪히거나 맞은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속도 제한을 준수하고, 추월은 절대 금지.
코스 : 47번 국도에서 98번 국지도 교차로-광릉-국립수목원 입구-고모리저수지
국립수목원 길은 47번 국도에서 벗어나 98번 국지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한다. 도로 좌우로 도심 가까이 이렇게 울창한 숲 드라이브 길이 있었나 싶을 만큼 한눈에 봐도 오랜 수령의 전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튼튼하게 치솟아 있고 그 사이를 울창한 관목들이 채운다. 숲 사이에 딱 필요한 만큼의 길만 내서 어렵사리 통행을 허락받은 듯 아름드리나무들이 왕복 2차선 도로 좌우에 도열하고 있는데 쭉쭉 뻗은 노거수들의 웅장하고 풍성한 자태가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봄과 여름이면 강렬한 햇살은 풍성한 초록에 가려 차창을 열고 맑은 기운 가득 끌어안기 좋고, 가을이면 진한 단풍이 내려앉은 화려함이 더해져 드라이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광경은 98번 국지도가 시작된 지점부터 국립수목원 정문을 지나서까지 한참 이어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다행히 이 길에서 만나는 명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로 지켜지는 곳들이다. 세조와 정비 정희왕후의 능이 양 날개를 펼치듯 긴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광릉은 울창한 소나무 산책로와 잘 단장된 잔디 능선이 드넓게 펼쳐져 한적하게 걷고 둘러보기 좋다. 8.7km에 이르는 국립수목원 드라이브 길의 끝에는 고모리저수지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던 장년층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익숙한 곳인데, 넓은 저수지 둘레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크게 한 바퀴 둘러보면 역시 탁 트인 저수지의 풍경과 수면을 건너오는 선선한 바람을 즐길 수 있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천천히 이 숲길을 걸으며 국립수목원 길을 따라가는 데는 10분 남짓 걸리지만, 최근에 수목원 쪽 도로변에 안전한 보행 데크가 완공되어 걷기 명소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숲길의 정취만으로 아쉽다면 광릉 주차장 등에 잠시 차를 두고 걸어보길 권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숲 사이에 겨우 낸 도로다 보니 길 폭이 좁고 나무들이 도로에 바짝 붙어 있다. 종종 아름다운 풍경에 한눈팔다가 나무와 부딪히거나 맞은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속도 제한을 준수하고, 추월은 절대 금지.
코스 : 47번 국도에서 98번 국지도 교차로-광릉-국립수목원 입구-고모리저수지
드라이브 길의 오랜 명소를 다시 찾아
청평호반 & 북한강 드라이브
청평호반 & 북한강 드라이브
경기도 남양주를 지나 46번 국도를 따라 대성리와 청평 등을 두루 거쳐 춘천에 이르는 길은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속도감이 선사하지 못하는 추억과 낭만 덕분에 평일, 주말 구분 없이 많은 차량이 꼬리를 무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강의 맑고 너른 풍경이 함께할 이 길의 매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좀 더 오래도록 천천히 물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일탈’을 바란다면 청평대교를 건너자마자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청평호 더 깊숙이 난 길로 과감히 운전대를 꺾기를 바란다. 391번 지방도가 이어지며 한시도 지루할 틈 없는 호반 길이 남이섬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스루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시작되는 청평호반 길은 사실 운전하기 까다롭다. 곡선 구간이 잦고 경사로도 제법 많아 운전하는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길이다. 그러나 그 보상은 막강하다. 남이섬 선착장 방향으로 차창 오른편이 청평호, 그리고 이어지는 북한강의 풍성하고 넉넉한 풍경이 이 계절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이 길을 따라 이국적이고 세련된, 혹은 아기자기한 카페와 펜션들이 즐비하다. 비교적 한적한 곳을 찾아 잠시 수변의 풍경에 취해 여유를 부려도 좋겠고, 이들을 지나치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충분히 즐겁다.
가는 동안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마을을 닮은 쁘띠 프랑스가 보인다. 마을 형식으로 조성되어서 그런지 최근의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터여서 입장해 둘러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사랑의 종탑과 전망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와 소설 ‘어린 왕자’로 유명한 작가 생텍쥐페리 기념관 등 쁘띠 프랑스에서도 이름난 스폿을 비롯해 유러피언 감성 물씬 풍기는 분위기가 오랜만에 나선 여행길에 잠깐의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쁘띠 프랑스를 지나며 길은 본격적으로 청평호를 벗어나 북한강변을 따른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 건너편 호반의 풍경도 한층 넓고 조붓하게 펼쳐지는 길이 계속된다. 지형을 따라 오르내리며 강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어느덧 차는 남이섬 선착장에 이른다.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여기까지가 약 32km. 도심의 도로였다면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길인데 호수와 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불편함과 수고를 수변 드라이브의 매력과 바꾼 덕분에 1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지루할 틈 없이 드라이브스루 여행을 즐기게 된다.
여행을 마무리하기 뭔가 아쉽다면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향해도 좋겠다. 강을 건너는 10여 분 동안 차 안에서 줄곧 봤던 풍경을 조금 더 가까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누리게 된다. 남이섬의 상징이었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한창 초록이 물들어 더욱 싱그럽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수변 도로인 391번 지방도는 도로 폭이 좁고 곡선 구간과 오르막, 내리막이 잦다. 과속은 절대 금물이며, 주변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코스 : 46번 국도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391번 지방도-쁘띠 프랑스-경기도교직원가평수덕원-남이섬 선착장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시작되는 청평호반 길은 사실 운전하기 까다롭다. 곡선 구간이 잦고 경사로도 제법 많아 운전하는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길이다. 그러나 그 보상은 막강하다. 남이섬 선착장 방향으로 차창 오른편이 청평호, 그리고 이어지는 북한강의 풍성하고 넉넉한 풍경이 이 계절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이 길을 따라 이국적이고 세련된, 혹은 아기자기한 카페와 펜션들이 즐비하다. 비교적 한적한 곳을 찾아 잠시 수변의 풍경에 취해 여유를 부려도 좋겠고, 이들을 지나치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충분히 즐겁다.
가는 동안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마을을 닮은 쁘띠 프랑스가 보인다. 마을 형식으로 조성되어서 그런지 최근의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터여서 입장해 둘러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사랑의 종탑과 전망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와 소설 ‘어린 왕자’로 유명한 작가 생텍쥐페리 기념관 등 쁘띠 프랑스에서도 이름난 스폿을 비롯해 유러피언 감성 물씬 풍기는 분위기가 오랜만에 나선 여행길에 잠깐의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쁘띠 프랑스를 지나며 길은 본격적으로 청평호를 벗어나 북한강변을 따른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 건너편 호반의 풍경도 한층 넓고 조붓하게 펼쳐지는 길이 계속된다. 지형을 따라 오르내리며 강변의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어느덧 차는 남이섬 선착장에 이른다.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여기까지가 약 32km. 도심의 도로였다면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길인데 호수와 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불편함과 수고를 수변 드라이브의 매력과 바꾼 덕분에 1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지루할 틈 없이 드라이브스루 여행을 즐기게 된다.
여행을 마무리하기 뭔가 아쉽다면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향해도 좋겠다. 강을 건너는 10여 분 동안 차 안에서 줄곧 봤던 풍경을 조금 더 가까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누리게 된다. 남이섬의 상징이었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한창 초록이 물들어 더욱 싱그럽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수변 도로인 391번 지방도는 도로 폭이 좁고 곡선 구간과 오르막, 내리막이 잦다. 과속은 절대 금물이며, 주변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코스 : 46번 국도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391번 지방도-쁘띠 프랑스-경기도교직원가평수덕원-남이섬 선착장
바다와 섬의 경계가 사라진 광활함 속으로
신안 증도 드라이브
신안 증도 드라이브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로 간다고 하면 지명만 보고 섬으로의 뱃길을 떠올리겠지만, 증도대교가 놓이면서 자동차로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드라이브스루 여행에서 가장 먼 길이 될 수 있겠지만 한반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증도대교를 건너 805번 지방도로를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된 증도 드라이브스루 여행은 내내 낮고 완만한 섬 지형과 드넓게 펼쳐진 갯벌, 바다 그리고 먼 시선의 상쾌함을 맛보는 시간이다.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운전을 하며 섬 풍경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되겠지만 도저히 차에서 내리지 않고는 못 배길 곳들이 있어 더욱 반갑다. 그중 가장 먼저 브레이크를 밟게 하는 곳은 태평염전이다.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그 면적만 463만㎡로 여의도의 1.6배에 이른다. 그 수치를 실감하게 하는 건 단연 태평염전의 풍경이다. 마치 드넓은 평야를 보듯 낮게 격자를 이루며 펼쳐진 염전에 잘박잘박 담긴 바닷물이 하늘빛과 구름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태평염전 초입에 펼쳐진 해안 습지는 소금기를 먹고 자라는 염생식물이 무성해 붉은 함초가 무채색의 갯벌을 가득 뒤덮은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 일대는 염생식물원으로 지정되어 누구나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으며 소금 채취의 과정과 효능, 염전의 역사를 알려주는 소금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원래 1950년대까지 소금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곳인데, 그 자체로 근대문화유산이자 소금에 관한 풍부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는 공간이다. 증도의 명물 소금아이스크림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고, 원한다면 염전에서 소금을 걷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전해변 북쪽 짱뚱어 다리 너머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의 장관을 놓칠 수는 없다. 붉은 빛깔이 바다와 갯벌을 물들이는 광경은 역시 전국 최고의 석양으로 손꼽힌다. 바다 한가운데로 드라이브를 나서는 시간도 허락된다. 썰물에 섬과 섬 사이를 오가기 위해 주민들이 징검다리를 놓았던 ‘노둣길’이 차 한 대 오갈 정도의 콘크리트 길로 변신했다. 노둣길을 따라 증도에서 가장 가까이 만나는 섬은 화도이다. 다만 밀물 때는 모습을 감추는 다리여서 물때를 꼭 챙겨야 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노둣길을 이용할 때는 도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물때에 맞춰 미리 증도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코스 : 증도 광암-소금박물관-태평염전-우전해변-증도 갯벌
증도대교를 건너 805번 지방도로를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된 증도 드라이브스루 여행은 내내 낮고 완만한 섬 지형과 드넓게 펼쳐진 갯벌, 바다 그리고 먼 시선의 상쾌함을 맛보는 시간이다.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운전을 하며 섬 풍경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되겠지만 도저히 차에서 내리지 않고는 못 배길 곳들이 있어 더욱 반갑다. 그중 가장 먼저 브레이크를 밟게 하는 곳은 태평염전이다.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그 면적만 463만㎡로 여의도의 1.6배에 이른다. 그 수치를 실감하게 하는 건 단연 태평염전의 풍경이다. 마치 드넓은 평야를 보듯 낮게 격자를 이루며 펼쳐진 염전에 잘박잘박 담긴 바닷물이 하늘빛과 구름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태평염전 초입에 펼쳐진 해안 습지는 소금기를 먹고 자라는 염생식물이 무성해 붉은 함초가 무채색의 갯벌을 가득 뒤덮은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 일대는 염생식물원으로 지정되어 누구나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으며 소금 채취의 과정과 효능, 염전의 역사를 알려주는 소금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원래 1950년대까지 소금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곳인데, 그 자체로 근대문화유산이자 소금에 관한 풍부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는 공간이다. 증도의 명물 소금아이스크림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고, 원한다면 염전에서 소금을 걷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전해변 북쪽 짱뚱어 다리 너머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의 장관을 놓칠 수는 없다. 붉은 빛깔이 바다와 갯벌을 물들이는 광경은 역시 전국 최고의 석양으로 손꼽힌다. 바다 한가운데로 드라이브를 나서는 시간도 허락된다. 썰물에 섬과 섬 사이를 오가기 위해 주민들이 징검다리를 놓았던 ‘노둣길’이 차 한 대 오갈 정도의 콘크리트 길로 변신했다. 노둣길을 따라 증도에서 가장 가까이 만나는 섬은 화도이다. 다만 밀물 때는 모습을 감추는 다리여서 물때를 꼭 챙겨야 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노둣길을 이용할 때는 도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물때에 맞춰 미리 증도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코스 : 증도 광암-소금박물관-태평염전-우전해변-증도 갯벌
꽃처럼 화려한 해변의 풍경을 따라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
‘대한민국에서 동해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는 단 한 문장에 마음이 벌써부터 설렌다면 강릉으로 떠나야 한다. 강릉의 숱한 명소와 커피 전문점들이 발길을 붙들겠지만, 오늘 드라이브스루 여행의 목적지는 헌화로다.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 향가 ‘헌화가’의 배경이자, ‘꽃을 바친다(獻花)’는 뜻을 담아 이름에서부터 벌써 정겨움과 호기심을 전하는 길이다.
헌화로는 강릉 최고의 명소 정동진을 끼고 남북으로 이어지지만 이 가운데 특별히 심곡항에서 금진해변까지의 드라이브 구간을 향한다. 이 구간은 원래 강릉에서도 바다를 바로 발치에 둔 듯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유명 드라이브 길이었지만 2008년 보수 공사를 거쳐 난간의 높이를 낮춰 바다를 향한 시야는 더 탁 트이게 확보하되 큰 파도가 도로로 넘어오지 않는 도로로 개선되었다. 게다가 길은 해안 절벽을 따라 바다와의 좁은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선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유려한 곡선이 그만이다. 그래서 바다의 풍경을 즐기기에도, 드라이브의 재미를 맛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역시 이 길의 매력은 곡선, 주로 굽이굽이 펼쳐지는 아찔한 동해의 장관이다. 파도가 금세 차 안으로 들이칠 듯 아찔하면서도 해안 암석군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은 탄성을 절로 이끌어낸다. 그 너머로 언제 봐도 지루하지 않은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져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심곡항에서 출발한 드라이브는 금진항을 지나서도 여전히 바다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파도에 거칠게 깎여 기괴하고 신비로운 조각품으로 변신한 해안 바위들이 펼쳐지고 그 반대편 차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이 맞선 풍경이다. 그 아찔한 풍경 속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그야말로 없던 감성도 절로 솟아나는 기분이다. 드라이브로 이 길을 즐기는 데서 만족할 수 없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안전한 보행로에 서서 바라봐도 좋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맞고 해변의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해할 것이다. 특별히 두 발로 이 길을 더욱 천천히 즐길 여유가 있다면 별도로 조성된 탐방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따라가기를 권한다. 기괴한 모양을 따 투구바위, 부채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길의 랜드마크를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보게 될 것이고 전망대에 올라 더 장쾌한 바다 풍경을 담아갈 수 있다.
헌화로가 유명해지면서 드라이브 길 곳곳, 특히 금진해변 일대에 멋스러운 카페나 포장마차, 푸드 트럭이 사람들의 쉼을 책임진다. 바다 풍경 가까운 테라스를 낸 카페도 여럿 생겼고, 겉보기에 소박해 보이는 포장마차라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 덕분에 ‘헌화로 맛집’으로 불리는 곳도 있어 여행에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금진해변은 몇 해 전부터 동해안 서핑 포인트로 유명해져 날씨만 허락한다면 서프보드에 올라 거친 바다로 힘차게 패들링해가는 서퍼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심곡항에서 금진해변까지는 3.8km 구간, 10분 남짓 걸리는 짧은 길이지만 입이 절로 벌어질 바다의 풍경이 길 촘촘히 들어차 시간의 흐름을 늦추는 여행을 경험하게 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역시 주변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기 쉬워 안전 운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파도나 바람이 심한 날에는 가급적 차에서 내리지 않고, 보행로 아래 해변으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코스 : 심곡항-해안도로-금진항-금진해변(정동진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기준이며 반대 코스로 진행해도 좋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동아DB
사진제공 가평군 강릉시 신안군 포천시
EDITOR 남기환(사진작가)
헌화로는 강릉 최고의 명소 정동진을 끼고 남북으로 이어지지만 이 가운데 특별히 심곡항에서 금진해변까지의 드라이브 구간을 향한다. 이 구간은 원래 강릉에서도 바다를 바로 발치에 둔 듯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유명 드라이브 길이었지만 2008년 보수 공사를 거쳐 난간의 높이를 낮춰 바다를 향한 시야는 더 탁 트이게 확보하되 큰 파도가 도로로 넘어오지 않는 도로로 개선되었다. 게다가 길은 해안 절벽을 따라 바다와의 좁은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선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유려한 곡선이 그만이다. 그래서 바다의 풍경을 즐기기에도, 드라이브의 재미를 맛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역시 이 길의 매력은 곡선, 주로 굽이굽이 펼쳐지는 아찔한 동해의 장관이다. 파도가 금세 차 안으로 들이칠 듯 아찔하면서도 해안 암석군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은 탄성을 절로 이끌어낸다. 그 너머로 언제 봐도 지루하지 않은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져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심곡항에서 출발한 드라이브는 금진항을 지나서도 여전히 바다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파도에 거칠게 깎여 기괴하고 신비로운 조각품으로 변신한 해안 바위들이 펼쳐지고 그 반대편 차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이 맞선 풍경이다. 그 아찔한 풍경 속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그야말로 없던 감성도 절로 솟아나는 기분이다. 드라이브로 이 길을 즐기는 데서 만족할 수 없다면 잠시 차를 세우고 안전한 보행로에 서서 바라봐도 좋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맞고 해변의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해할 것이다. 특별히 두 발로 이 길을 더욱 천천히 즐길 여유가 있다면 별도로 조성된 탐방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따라가기를 권한다. 기괴한 모양을 따 투구바위, 부채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길의 랜드마크를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보게 될 것이고 전망대에 올라 더 장쾌한 바다 풍경을 담아갈 수 있다.
헌화로가 유명해지면서 드라이브 길 곳곳, 특히 금진해변 일대에 멋스러운 카페나 포장마차, 푸드 트럭이 사람들의 쉼을 책임진다. 바다 풍경 가까운 테라스를 낸 카페도 여럿 생겼고, 겉보기에 소박해 보이는 포장마차라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 덕분에 ‘헌화로 맛집’으로 불리는 곳도 있어 여행에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금진해변은 몇 해 전부터 동해안 서핑 포인트로 유명해져 날씨만 허락한다면 서프보드에 올라 거친 바다로 힘차게 패들링해가는 서퍼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심곡항에서 금진해변까지는 3.8km 구간, 10분 남짓 걸리는 짧은 길이지만 입이 절로 벌어질 바다의 풍경이 길 촘촘히 들어차 시간의 흐름을 늦추는 여행을 경험하게 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역시 주변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기 쉬워 안전 운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파도나 바람이 심한 날에는 가급적 차에서 내리지 않고, 보행로 아래 해변으로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코스 : 심곡항-해안도로-금진항-금진해변(정동진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기준이며 반대 코스로 진행해도 좋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동아DB
사진제공 가평군 강릉시 신안군 포천시
EDITOR 남기환(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