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부터 구두 닦아 만든 7억 기부... “가족들 반응은”

29STREET
29STREET2020-03-17 15:31:32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 극복에 힘써달라며 7억 원 가치의 땅을 기부한 시민이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3월 12일 채널A에 따르면 김병록 씨(61)는 최근 경기도 파주시에 시가 7억 원 상당의 임야 3만3000㎡를 기부했습니다. 노후에 농사를 지으며 살기 위해 6년 전 구입한 땅인데요.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해지면서 이같은 결정을 했습니다. 
채널A 캡처
채널A 캡처
김 씨는 16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위기 때 다른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서 독립운동하고 목숨도 바쳤는데 이 땅은 내가 죽을 때 갖고 갈 거 아니지 않나. 필요할 때 땅을 내놔야지”라며 기부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채널A 캡처
한편 김 씨는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직업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11세부터 구두 닦는 일을 시작해 50년 동안 성실히 살았습니다.

현재 경제적으로 풍족해 이러한 결정을 한 건 아닙니다. 큰 딸을 출가시키고 20평 아파트에 4식구가 살고 있으며, 27세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장애인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제일로 걱정하는 게 그거다.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하나.’”라면서 미래에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에게도 수 억을 기부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도 울며 말렸지만 남편의 의지를 꺾지 못하고 뜻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식들도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하네요.

김 씨는 “애들한테 ‘아빠로서 너희한테 유산을 넘겨줄 수 없다. 아빠 봉사 정신을 유산으로 생각하라’ 그렇게 말했더니 아이들도 별로 연연을 안 하더라. (이번에도) ‘아이고, 아빠 잘했다’고 손뼉을 쳐주더라”라며 가족들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아이고 너무 행복합니다. 솔직히 내놓고 나니까 홀가분해요. 처음 2~3일은 너무나 고통 속에 살았어요. 왜? 한쪽 마음이 ‘주지 말아라’ 이거예요. ‘네가 어떻게 번 돈인데 주려고 하느냐? 너 바보 아니냐?’ 그러면서 얼마나 괴롭혔는데요. 마음 변하기 전에 빨리 결정한 거예요.” 

“파주시 관계자 분들이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경제적으로 너무나 위기고 어렵잖아요. 영세 상인이라든가 일용직 근로자들 또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을 위해서 골고루 잘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29STREET 편집팀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