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 수공예 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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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2020-03-15 09: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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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의 핵심 기술 3D 프린팅
수공예 산업에 새로운 작업 도구로 떠오르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현대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이제 꽤나 익숙한 분야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처음 대두되었을 때만 해도 많은 현대인들이 눈부신 기술 발전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지만 이제는 이와 관련된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며 어느새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을 지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은 다양하다. 이들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며 전반적으로 산업의 편리함을 강조하고 기술의 진보를 보여준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3D프린팅 등의 기술이 이를 대표적으로 나타낸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투입 되며 우리는 삶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 예고된 바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술의 진보는 성큼 다가와 벌써 우리 삶 속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 한 가지 예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임 대신 음성을 통해 명령하는 방법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인공지능 스피커가 출시 됐을 때 까지만 해도 이 기술이 이렇게까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은 직접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더 익숙하게 여겨왔고 실생활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는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보유하며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제는 음악을 재생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도 음성 인식을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시대가 왔으며 아이들 교육 콘텐츠 역시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은 인간의 삶과 실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 수공예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사실 기술의 발전 요소는 인간의 수고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제로 떠오르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수공예 산업과 4차 산업이란 굉장히 상반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팅 기계/ pixabay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통해 미래형 로봇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 /pixabay
우선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봐도 그렇다. 과거 손으로 하나하나 공임을 더해 제작을 해오던 환경에서 공장 대량 생산을 거쳐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의 손 기술 없이 도안을 입력해서 간편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표면적으로 볼 때 사람의 공임이 더 이상 필요치 않아지고 기계에 의존하는 제작 방식의 도입을 예측케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3D프린팅 기술의 발전은 수공예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과연 기술의 발전은 수공예 시장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일까.


기술의 진보, 3D 프린팅


3D 프린팅 기술은 산업 분야의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힘으로 제작 환경에 있어 또 다른 발전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간 공장 가동을 통해서 만들어지거나 수공임으로 이루어졌던 제품 제작이 3D 프린팅을 통해서 새로운 시도를 겪고 있는 것이다.

3D 프린팅이란 입체적인 물건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보통 일반 프린트를 통해서 평면 인쇄를 해왔다면 3D 프린팅은 원료를 쌓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물건 출력을 할 수 있다. 생각보다 저렴하게 입체 출력을 할 수 있고 도안을 만들어 원료를 채우면 기계가 알아서 입체형 물건을 출력해 낸다. 최근에 와서 많이 화두에 오르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손 꼽히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의외로 이 기술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대에 처음으로 고안됐다.

최근에는 입체 출력을 뛰어 넘어 제작물에 관한 시간의 흐름까지 반영할 수 있는 4D 프린팅 기술까지 등장을 했다. 이렇듯 기술의 진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뛰어 넘고 그 속도감 역시 매우 빠르다 볼 수 있다. 이 3D 프린팅이 제조업의 작업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대입 되는 분야도 다양하다.

과거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필요로 했다면 이 3D프린팅은 비용이 저렴해 소량으로도 물건을 제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품종으로 모형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연계되어 사용되고 있다. 피규어 제작이라거나 자동차 산업 등 특히 제조업에서 특화되어 이용된다. 최근에는 디자인 업계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데 생각하는 모형을 입체로 출력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 용이하다.
3D 프린팅은 제조업에서 특화되어 이용되기도 한다 /pixabay
3D 프린팅 기술과 수공예 산업

언뜻 표면적인 의미로만 비교해 보자면 기계의 기술력과 수공예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여러 기관을 통해서 작가들을 대상으로 이 3D 프린팅 기술 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작가들은 이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 그리고 현대 기술과 수공예가 공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에 있어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곤 했다.

수공예 작가들에게 있어 처음에 가졌던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거부감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 지는 공예 기술보다 기계의 기술력을 사람들이 더 선호하게 되면 수공예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수공예로 직접 직물을 짜는 모습 / pixabay
물레를 통해 도자기를 빚는 모습, 다양한 수공예 산업의 사례 /pixabay
수공예에 사용되는 다양한 도구들/pixabay
하지만 현재는 수공예 분야 역시 이러한 현대 기술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며 오히려 이것을 효과적으로 작업에 이용해 더 색다른 공예품을 개발해내고 있다. 기술력에 자리를 내주는 것이 아닌 공존하고 때로는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더 새로운 작업물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3D 프린팅은 기존 양산품에 비교해서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특정 디자인을 손 쉽게 실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 소량 제작이 가능하다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공예품이 가지는 소량 생산에 대한 가치를 반영할 수 있고 얼마든지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작 환경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작가들에게 설득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정확한 원형 작업을 이루면서도 그 안에 수공예가 가지는 가치와 특색 있는 외형을 동시에 반영할 수 있다. 어느새 3D 프린팅의 의미가 작가들에게 작업을 해내는 하나의 도구로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누비+3D프린팅+도자展' 포스터
누비+3D프린팅+도자展 전시 현장
이를 활용한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눈에 띄는 작업을 살펴보자면 2019년 열린 신지영 작가의 개인전 ‘누비+3D프린팅+도자展’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지영 작가는 3D 프린팅이 대중화되는 현재, 수공예의 미래 가치에 대한 답변을 해당 전시로 피력한다.

많은 이들이 3D 프린팅 기술의 진보로 수공예 산업의 위축을 예상했지만 실상은 오히려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신지영 작가는 “기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 왔다면 3D 프린터의 등장은 새로운 작품 활동의 방향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을 또 하나의 도구로서 활용하며 보다 새로운 작품활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지영 작가는 해당 전시를 통해 3D 프린팅을 도자기 작업과 접목 시켜 새로운 공예품을 완성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핸드메이드 조명 디자인도 또 다른 사례로 언급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공예의 이미지가 다차원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손으로 제작하는 경우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작품을 남길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또 다른 요구가 더해진다. 3D 프린팅을 통한 보다 섬세한 원형 작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핸드메이드 작업은 다채로운 공예품의 탄생을 보여준다. 이를 통한 조명 제작은 오브제 자체의 섬세함과 조형적인 완벽함을 더해 완성된다. 설계된 도안 입력을 통해서 손으로 만든 것 이상으로 완벽하게 다듬어진 디자인을 엿 볼 수 있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폭도 넓어진다. 그간 손으로 다룰 수 있는 재료에 한정된 핸드메이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면 3D 프린팅 기술 도입으로 기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재료까지 수공예에 쓰이는 재료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수공예 산업에서는 다양하게 3D 프린팅 기술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대학부터 교육 기관들은 미래 가치를 가지는 기술을 작가들이 익히고 그것을 이용해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선보이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술의 진보에 있어서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새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려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공예 산업의 침체가 아닌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며 또 다른 변환점을 가질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