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는 이제 취미가 아닌 필수여야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주요 서비스에 '숏폼' 플랫폼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이 숏폼은 이미 포털에 업로드되는 모바일 영상의 주요 포맷이 되었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인기를 끈 틱톡에 이어 유투브는 메인 피드 중간에 숏츠 탭을 배치하고, 배너 광고를 도입해 숏츠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에 '채팅 소설'을 베타 운영하면서 정식 출시를 고려 중이다. 또 채팅 소설에 이어 내년 '숏노블 코너'를 오픈해 작품 연재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아직 초기 기획 단계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역시나 이 기획 또한 '숏폼'과 관련이 있다.
분량이 많고 호흡도 긴 장편 소설 대신 한두줄로 채워진 핸드폰 화면을 휙휙 넘겨 가면서 볼 수 있는 형태가 점점 일반적인 '읽기'로 가고 있다. 비단 글뿐만이 아닌 영상도 마찬가지다. TV로 드라마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이 아닌,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오는 '요약본'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에 '채팅 소설'을 베타 운영하면서 정식 출시를 고려 중이다. 또 채팅 소설에 이어 내년 '숏노블 코너'를 오픈해 작품 연재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아직 초기 기획 단계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역시나 이 기획 또한 '숏폼'과 관련이 있다.
분량이 많고 호흡도 긴 장편 소설 대신 한두줄로 채워진 핸드폰 화면을 휙휙 넘겨 가면서 볼 수 있는 형태가 점점 일반적인 '읽기'로 가고 있다. 비단 글뿐만이 아닌 영상도 마찬가지다. TV로 드라마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이 아닌,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오는 '요약본'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한다.
점점 책을 읽지 않게 되면서, 특히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각자의 자율에 맡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글을 읽고 영상을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글이나 영상을 봐도 호흡이 길고 오랜 시간을 들여야 이해할 수 있는 것 자체를 멀리하는 추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많은 분량의 책으로 시작해 글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그러다 이 영상도 슬슬 길다 생각해 영상의 길이도 짧아진다. 짧아지던 영상들은 급기야 1분 내외의 편집으로 만들어지는 '숏폼'으로까지 왔다.
글이든 영상이든 최대한 짧아야 하며, 그마저도 재미있고 자극적인 내용만 입맛대로 골라 본다. 긴 글을 읽지 못하니 책은커녕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웹소설도 읽을 수 있는 건 보이는 화면을 꽉 채우는 서너 줄이 한계다. 카카오엔터의 채팅 소설도 마치 SNS로 대화를 하듯이 한 줄, 두 줄로 된 글을 읽는 형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종이에 빼곡히 씌어 있는 글을 '읽는' 것보다 영상으로 띄운 글을 '보는'것에 익숙해졌다. 진득하니 긴 시간 동안 뭔가를 읽는 것도, 뭔가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건 결국 그만큼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대량의 문장을 읽는 것 자체가 버겁고, 힘들고, 귀찮으니 짧게 볼 수 있는 글을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책을 읽게 되면 처음 보는 단어, 어휘, 관용구 등을 접하게 된다. 글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뜻을 알게 되고 넘어간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책을 읽다 보면 단어나 관용구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게 되고 저절로 눈에 익게 되는 단어와 어휘가 많아지게 된다. 책을 많이 볼수록 지식이 늘어나고 글을 쓸 때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으면 어려운 단어는 그렇다 치고, 실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어휘들도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
글이든 영상이든 최대한 짧아야 하며, 그마저도 재미있고 자극적인 내용만 입맛대로 골라 본다. 긴 글을 읽지 못하니 책은커녕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웹소설도 읽을 수 있는 건 보이는 화면을 꽉 채우는 서너 줄이 한계다. 카카오엔터의 채팅 소설도 마치 SNS로 대화를 하듯이 한 줄, 두 줄로 된 글을 읽는 형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종이에 빼곡히 씌어 있는 글을 '읽는' 것보다 영상으로 띄운 글을 '보는'것에 익숙해졌다. 진득하니 긴 시간 동안 뭔가를 읽는 것도, 뭔가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건 결국 그만큼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대량의 문장을 읽는 것 자체가 버겁고, 힘들고, 귀찮으니 짧게 볼 수 있는 글을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책을 읽게 되면 처음 보는 단어, 어휘, 관용구 등을 접하게 된다. 글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뜻을 알게 되고 넘어간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책을 읽다 보면 단어나 관용구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게 되고 저절로 눈에 익게 되는 단어와 어휘가 많아지게 된다. 책을 많이 볼수록 지식이 늘어나고 글을 쓸 때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으면 어려운 단어는 그렇다 치고, 실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어휘들도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
최근 SNS상에서 '심심한 사과'를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의 한바탕 논란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심심하다'를 형용사인 '마음의 표현 정도가 깊고 간절한'이란 뜻이 아닌 모두가 흔히 아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판단해 버린 사람들이 사과가 성의 없다며 화를 냈던 일들이다. 이 논란에 자연히 요즘 사람들의 문해력, 독해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비단 '심심한 사과'란 말만 문제인 게 아니었고, 실제로 이것보다 더한 일을 겪은 경험담이 SNS상에 속속들이 등장했다.
한 회사에서는 사람을 뽑던 중 전화상으로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는데 상대방이 '연세'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나이'로 바꿔서 물어봤다는 일, 성함을 써 달라고 물었는데 '성함'이라는 말이 뭔지 알려줘야 쓰지 않겠냐며 화를 냈다는 일 등등. 그뿐인가,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로 안 탓에 실시간 검색어에 '사흘'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틀을 '2틀'로 쓰는 말장난이 실제로 굳어져 가 급기야 사흘도 '4흘'로 안 사람들이 당연히 4일이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실제로 있는 일들이다.
한 회사에서는 사람을 뽑던 중 전화상으로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는데 상대방이 '연세'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나이'로 바꿔서 물어봤다는 일, 성함을 써 달라고 물었는데 '성함'이라는 말이 뭔지 알려줘야 쓰지 않겠냐며 화를 냈다는 일 등등. 그뿐인가,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로 안 탓에 실시간 검색어에 '사흘'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틀을 '2틀'로 쓰는 말장난이 실제로 굳어져 가 급기야 사흘도 '4흘'로 안 사람들이 당연히 4일이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실제로 있는 일들이다.
긴 글에 이어 호흡이 긴 드라마나 영화도 이제 '요약본'이 대세다. 12부작, 16부작의 드라마는 너무 길기 때문에 30분짜리, 또는 1시간짜리로 요약한 영상을 보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보고 싶은데, 엉덩이 붙이고 앉아 끝까지 다 볼 자신도 없고 시간도 없고 집중력도 부족하니 내용의 핵심 부분만 짜집기한 요약본을 본다. 문제는 이 후인데, 요약본을 본 후에 흥미가 생겨 드라마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한 네티즌은 요약본을 보는 이유가 '보는 데 16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드라마에 시간을 뺏기기 싫고 감정도 낭비하기 싫다'라는 말을 남겼다. 요약본은 시간도 짧으니 시간 낭비도 아니고, 감정 호흡이 길지도 않고 부분만 보여주니 내 감정을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요약본을 보는 사람들도 많을 테다. 긴 글과 영상을 읽는 것도, 보는 것도 귀찮아 결국 여기까지 왔다. 마땅히 들여야 하는 시간과, 요동치는 감정의 변화가 드라마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것을 '낭비'해야 하는 것이 싫어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다.
10대부터 시작해 점점 문해력 수준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무서운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202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2019년에 비해 3권이 줄었다고 하며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TV, 인터넷 게임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을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 대답했다고.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1천15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70점에 불과하다'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익숙해서', '독서를 소홀히 해서'를 꼽았다. 지난 8일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이자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문해력의 저하는 학교 수업을 이해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기초학력 저하의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각 지역별로 실시 중인 문해 교육을 확대하고 독서 친화적인 교육 환경 마련에 나서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암기, 문제풀이 위주의 현 교육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미래교육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요약본을 보는 이유가 '보는 데 16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드라마에 시간을 뺏기기 싫고 감정도 낭비하기 싫다'라는 말을 남겼다. 요약본은 시간도 짧으니 시간 낭비도 아니고, 감정 호흡이 길지도 않고 부분만 보여주니 내 감정을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요약본을 보는 사람들도 많을 테다. 긴 글과 영상을 읽는 것도, 보는 것도 귀찮아 결국 여기까지 왔다. 마땅히 들여야 하는 시간과, 요동치는 감정의 변화가 드라마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것을 '낭비'해야 하는 것이 싫어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다.
10대부터 시작해 점점 문해력 수준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무서운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202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2019년에 비해 3권이 줄었다고 하며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TV, 인터넷 게임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을 책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 대답했다고.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1천15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70점에 불과하다'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익숙해서', '독서를 소홀히 해서'를 꼽았다. 지난 8일 서울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이자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문해력의 저하는 학교 수업을 이해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기초학력 저하의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각 지역별로 실시 중인 문해 교육을 확대하고 독서 친화적인 교육 환경 마련에 나서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존의 암기, 문제풀이 위주의 현 교육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미래교육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에게는 '스압주의'와 '요약본'이 익숙하다. 글이 길다고 경고를 붙여야 하며, 드라마나 영화도 한자리에 앉아 보는 것이 아닌 누군가가 요약을 해 준 20-30분짜리 영상을 보고 다 봤다고 끝내는 식이다. 문해력과 독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부족한 것도 개인이나 사회 입장에서 봤을 땐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무지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무지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화를 낸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심심한 사과' 논란은 애초에 '심심하다'란 말이 왜 등장했는지에 대해 그 문맥을 먼저 읽는 게 첫 번째다.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모른다면 자신이 아는 그 뜻의 '심심하다'가 왜 사과라는 말과 같이 씌어 있는지를 파악했어야 한다. 다짜고짜 자신이 아는 그 뜻의 '심심하다'란 말을 왜 사과하는 데 붙이냐며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심심한 사과'를 최소한 인터넷에 검색이라도 해 봤어야 했다. 그렇다면 '심심하다'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테다.
이를테면 '맛이 심심하다'고 하면 맛이 왜 재미가 없냐며 화를 낼 것인가, 맛에 왜 심심하다는 말을 썼는지 모른다면 우선 찾아보고 직접 알아봐야 한다. 지금은 왜 한자를 썼느냐, 어려운 말을 썼느냐며 무턱대고 화를 내는 분위기다. 누구든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모르는 게 있을 수 있고 남들은 알지만 내가 모르는 게 있을 수 있다. 모르면 일단 찾아보고 알면 된다. 본 기자도 최근 '익주'라는 단어를 솔직하게 몰랐던 터라 검색을 해 보고 '이 주의 바로 다음 주'라는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모르는 게 나오면 찾아서 알면 되는 거다. 모르면 그 단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정보를 찾고 배우면 된다. 옛날이야 두꺼운 국어사전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1초면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이 있다. '모를 수도 있지', '어차피 잘 쓰지도 않는 말인데',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며 오히려 상대를 비꼬고 화를 내는 이 분위기가 진짜 문제인 요즘이다.
'심심한 사과' 논란은 애초에 '심심하다'란 말이 왜 등장했는지에 대해 그 문맥을 먼저 읽는 게 첫 번째다.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모른다면 자신이 아는 그 뜻의 '심심하다'가 왜 사과라는 말과 같이 씌어 있는지를 파악했어야 한다. 다짜고짜 자신이 아는 그 뜻의 '심심하다'란 말을 왜 사과하는 데 붙이냐며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심심한 사과'를 최소한 인터넷에 검색이라도 해 봤어야 했다. 그렇다면 '심심하다'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테다.
이를테면 '맛이 심심하다'고 하면 맛이 왜 재미가 없냐며 화를 낼 것인가, 맛에 왜 심심하다는 말을 썼는지 모른다면 우선 찾아보고 직접 알아봐야 한다. 지금은 왜 한자를 썼느냐, 어려운 말을 썼느냐며 무턱대고 화를 내는 분위기다. 누구든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모르는 게 있을 수 있고 남들은 알지만 내가 모르는 게 있을 수 있다. 모르면 일단 찾아보고 알면 된다. 본 기자도 최근 '익주'라는 단어를 솔직하게 몰랐던 터라 검색을 해 보고 '이 주의 바로 다음 주'라는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모르는 게 나오면 찾아서 알면 되는 거다. 모르면 그 단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정보를 찾고 배우면 된다. 옛날이야 두꺼운 국어사전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1초면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이 있다. '모를 수도 있지', '어차피 잘 쓰지도 않는 말인데',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며 오히려 상대를 비꼬고 화를 내는 이 분위기가 진짜 문제인 요즘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요약본 시청 문화에 대해 “과거에는 영화 대신 책에 관한 요약본이 존재했다. 30분 만에 훑고서 읽은 척 하고 싶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또 "요약본을 시청하는 인간의 심리는 지적 허영심에 가깝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을 투자할 마음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요약본을 보고 읽은 척한다"라고 꼬집었다. 뼈를 때리는 말 같긴 하지만, 맞는 말이다. 긴 시간을 투자해 드라마를 보긴 싫고, 드라마는 또 본 것처럼 소비하고 싶으니 남이 요약해 준 영상을 휘리릭 보고 끝낸다.
16부작 드라마 안에는 16시간 이상의 배우의 연기와 작가의 고뇌, 드라마에 투입되는 스탭들의 수많은 노력이 있다. 어떤 편집이, 어떤 연출이, 어떤 음악이, 어떤 연기가 드라마의 어떤 부분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그 16부작 전체를 온전히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약본은 16시간의 절반 이상이 빠져 버리고, 편집하는 사람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간다.
요약본의 편집 또한 모니터 너머의 어떤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요약본에는 편집자의 개인적 성향 또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편집자의 관점으로 선택한 장면들이 요약본으로 완성되고 이 요약본으로 드라마 하나를 다 봤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내가 직접 찾아 끝까지 보는 것이 아닌 남의 사견이 들어간 단편적인 정보들의 항연은 실제인지 가짜인지조차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경우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온전히 '제대로'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16부작 드라마 안에는 16시간 이상의 배우의 연기와 작가의 고뇌, 드라마에 투입되는 스탭들의 수많은 노력이 있다. 어떤 편집이, 어떤 연출이, 어떤 음악이, 어떤 연기가 드라마의 어떤 부분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그 16부작 전체를 온전히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약본은 16시간의 절반 이상이 빠져 버리고, 편집하는 사람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간다.
요약본의 편집 또한 모니터 너머의 어떤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요약본에는 편집자의 개인적 성향 또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편집자의 관점으로 선택한 장면들이 요약본으로 완성되고 이 요약본으로 드라마 하나를 다 봤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내가 직접 찾아 끝까지 보는 것이 아닌 남의 사견이 들어간 단편적인 정보들의 항연은 실제인지 가짜인지조차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경우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온전히 '제대로'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보려는 것을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남이 만들어 주는 영상을 보고 글은 이해하기 어려우니 점점 더 짧아지고 쉬운 단어만 쓰게 된다. 어휘가 얕아지면 생각하는 것도 단순해지고 획일화된다. 그러나 책을 읽고 긴 드라마를 본다는 건 머릿속 떠다니는 정보들을 계속 굴려가며 이것 저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의 정도가 깊어지고, 몰랐던 어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들어 있다.
어휘의 범위가 넓어지면 자연스레 문해력과 독해력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어르신 성함이 무엇입니까? '나는 ㅇㅇㅇ이라고 하네'라는 문장을 보면 '성함'이란 말이 이름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문장들을 유추하고, 문맥을 읽고, 단어의 뜻을 알게 되고, 다음에 어떤 내용이 이어지는지에 대한 추측으로 이어지며 책 한 권을 읽게 되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 중요하다. 머리와 혀를 서서히 굳게 만드는 '숏폼'의 시대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이제 취미가 아닌, 필수여야 한다.
어휘의 범위가 넓어지면 자연스레 문해력과 독해력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어르신 성함이 무엇입니까? '나는 ㅇㅇㅇ이라고 하네'라는 문장을 보면 '성함'이란 말이 이름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문장들을 유추하고, 문맥을 읽고, 단어의 뜻을 알게 되고, 다음에 어떤 내용이 이어지는지에 대한 추측으로 이어지며 책 한 권을 읽게 되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 중요하다. 머리와 혀를 서서히 굳게 만드는 '숏폼'의 시대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이제 취미가 아닌, 필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