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상대가 나를 ‘귀여운 꼬마아가씨’ 라고 부르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근데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을 쉴 새 없이 해서 괴롭지만! 너무나도 싫지만! 또 너무 좋은(?) 마성의 남자가 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게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 김해준이 그 주인공이다.
라떼 좋아하는구나? 나도 우유 좋아하는데. 아이럽우유.
입만 열면 느끼한 말을 줄줄 쏟아내는 이 남자. 커피가 좋아 에티오피아로 유학을 다녀왔다는 35살, 카페 사장 최준이다. 한쪽 눈을 혹사시키는 앞머리와 비음 섞인 목소리로 자신은 사랑 앞에선 저돌적이라며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영상을 끝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나지만 왠지 계속해서 보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졌다. 이런 배덕감을 느끼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닌 듯 영상 댓글에도 ‘준며들었다’는 반응이 많다. 최준에게 스며들어버렸다는 뜻이다. 그런데 더 열받는 건(?) 이렇게 스며들어오는 소개팅 남이 최준 한 명이 아니라는 거다.
최준 이외에도 힙합 크루 ‘영 칠린 더 호미’의 수장인 24세 래퍼 임플란티드 키드, 중고차 딜러인 36살 차진석, 마지막으로 다단계 회사 직원인 34살 방재호까지 총 4명이 소개팅 상대다. 모든 캐릭터가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 더욱 재미를 더한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영상이라 실제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든 요즘, 이들의 영상을 보며 웃음 짓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런 컨셉에 잡아 먹혀버린 신박한 영상을 만드는 ‘피식대학’ 채널은 지상파 공채 개그맨 출신들이 모여 만들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폐지되며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져 버린 이들은 아이디어를 모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알다 업종별 아르바이트 생들의 특징을 흉내 낸 성대모사 영상이 히트를 치며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이런 컨셉에 잡아 먹혀버린 신박한 영상을 만드는 ‘피식대학’ 채널은 지상파 공채 개그맨 출신들이 모여 만들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폐지되며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져 버린 이들은 아이디어를 모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알다 업종별 아르바이트 생들의 특징을 흉내 낸 성대모사 영상이 히트를 치며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특유의 톤들을 정말 잘 캐치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유발하는 영상이다. 이들이 만드는 또 다른 시리즈인 '05학번이 돌아왔다'는 2000년도 초반의 감성을 물씬 풍기는 영상으로 많은 이들의 잠들어있던 기억을 깨우며 웃음을 준다. 중년들의 산악회 모임을 컨셉으로 하는 '한사랑 산악회' 시리즈 또한 '마치 우리 아버지를 보는 듯하다'며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웃을 일 찾는 게 점점 힘들어지는 요즘! 삶이 무료하고 퍽퍽했다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웃음을 주는 '피식대학'의 영상들로 힐링하는 게 어떨까.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웃음을 전하는 이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피며들지' 모른다.
에디터 JEONG情 letitgo16@donga.com
에디터 JEONG情 letitgo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