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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함 물씬, 여름 감성 넘치는 썬캐처 만들기!

29STREET 2020-06-18 10:52
여름 햇살에서 더위는 빼고 무지개🌈만 ‘쏙’ 뽑아와
거장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는 지루한 부분이 편집된 인생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던한 일상이 제일 소중하다는 건 잘 알지만 가끔은 그런 삶을 경험해보고 싶네요. 한 마디로 꿀을 빨고 싶다는 얘기죠. 예를 들자면 여름이라는 계절에서 땡볕, 습기, 땀냄새는 쏙 빼고 여름바다 분위기나 쨍한 햇살이라는 ‘예쁜 이미지’만 누리고 싶다는 심보입니다.

그래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더위에 시달리는 현실을 잠시 표백시켜 남루함은 쏙 뽑아내고 감성만 남겨줄 아이템, 선캐처🌞를!
바로 요것을 만들어 볼 것입니다.
좋은 기운 불러들인다는 아메리카 풍수 아이템
'아메리카와 풍수? 이게 웬 보르도산 동동주 같은 소리야?' 라고 생각하셨다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선캐처는 유리구슬, 크리스탈, 색유리 등을 주렁주렁 엮어 만드는 인테리어 소품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선캐처를 통해 햇빛의 아름다움을 집 안으로 끌어들여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는데요. 창가처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걸어 두면 빛이 유리를 통과하면서 프리즘 효과로 무지개🌈 조각처럼 퍼져 나갑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잘 만들어진 완제품 선캐처를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내 취향을 듬뿍 담아 여름에 어울리는 나만의 선캐처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발품 팔고 직접 시간을 들여 만들면 비용도 당연히 더 저렴해집니다. 물론 재료구입하러 발품 팔고 직접 만드는 노고를 생각하면 돈 주고 사는 게 제일 싸게 먹히는 것이겠지만, 취미활동에서까지 시간과 노동력을 셈하는 낭만 없는 행동은 하지 않는 걸로.
재료구입은 동대문종합상가 혹은 인터넷에서
원단과 의류산업 메카로 유명한 서울 동대문. 동대문종합상가 5층에는 액세서리 재료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습니다. 약간의 손재주만 있다면 이곳에서 각종 부자재를 직접 구입해서 나만의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완성품을 사려면 하나에 1만 원 넘는 귀걸이 한 쌍도 2~3천원이면 완성 가능합니다.
중학생때부터 동대문 종합상가를 드나든 에디터 LEE가 알려주는
동대문 5층 액세서리 재료 쇼핑 꿀팁

 
- 일요일은 상가 전체가 영업하지 않음! 월~토에 방문하자

- 저녁 5~6시면 영업을 마치는 점포들이 많으니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점심때쯤에는 도착하는 게 좋다. 

- 동대문종합상가에서는 현금결제가 기본! 총알을 넉넉히 장전해 가자

- 똑같은 물품도 가게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으니 찬찬히 비교 후 알뜰 구매하자. 

- 좁은 통로에 사람이 많아 혼잡하니 가방 간수 잘 하기!

동대문까지 찾아가기 어렵다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즘은 취미공예 인구가 늘어 다양한 부자재를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에디터 LEE가 대부분의 재료를 구매한 가게 ‘하이그린’도 인터넷 몰을 운영 중입니다.

하이그린
higreen8731.com
동대문 종합시장 B동 5층 5046-7호
02)2273-8738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한 선캐처 재료 고르기
선캐처 핵심 재료는 반짝이는 크리스탈 볼과 구슬, 체인입니다. 보석처럼 커팅된 크리스탈 볼은 빛을 산란시키는 핵심 역할을 하는데요. 아크릴 볼과 크리스탈(유리) 볼 두 종류가 있습니다만 프리즘 효과는 단연 크리스탈 볼이 훨씬 뛰어납니다. 가격도 아크릴보다 더 비싸고요. 실물로 비교해 보면 투명감과 선명함이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에디터 LEE가 고른 재료들 / 총 지출금액 1만 4000원 대
- 공 모양 크리스탈 볼 25mm
- 물방울형 크리스탈 볼 30mm
- 8mm 유리 론델 4개(파란색 2개, 투명 2개)
- 금색도금 체인 1야드(약 90cm / 기본판매단위 1야드)
- 각종 참(charm) 장식들, 노란색 아크릴 링
- 금색 고리(썬캐처 맨 윗부분)
- 9자 핀(짤막한 1자 철사 끝부분을 9모양으로 구부려 연결작업하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핀)

*필수공구: 체인 자르기용 니퍼, 롱노우즈 플라이어(주둥이가 긴 플라이어. 9핀 철사 구부려 고리 만드는 용도). 동대문 5층에서 공예용으로 나온 것을 구매할 수도 있고 다이소 공구코너에도 있습니다.
사 온 재료들을 쭉 펼쳐놓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마음 가는 대로 적당히 체인을 잘라 연결하다 보면 누구나 쉽게 완성할 수 있는 게 선캐처의 장점이죠. 이리저리 구슬을 대어 보며 이어맞춘 지 한 시간쯤 지나자 썬캐처가 완성됐습니다. 니퍼와 플라이어 사용법만 조금 연습하면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뚝딱 만든 썬캐처, 과연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햇빛이 쏟아지는 창가에 걸면 방 안 그림자를 무지개로 물들여 주고, 해가 없는 밤에도 예쁜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간접조명 근처에 걸어 두어도 분위기 최고죠.

더위는 밖으로, 무지개는 안으로! 내 취향에 딱 맞춘 선캐처로 방 안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 볼까요?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 사진 BANGDI &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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