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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게임을 좋아하면 아들도 게임을 좋아할까?

생각속의집 2020-05-31 16:00
퇴근 후 집에 오면 게임부터 찾았다.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푹신한 소파에 누워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순간이 하루의 낙이었다. 그런 내 옆에서 아이는 게임 화면을 흥미로운 듯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 문제가 생겼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언제부터인가 아이는 집에 있는 시간을 내내 게임을 하며 보냈다.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며 아차, 싶었다.
부모의 나쁜 습관을 아이는 그대로 따라한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자녀는 양육자를 모델로 삼거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자랍니다. 양육자가 일상에서 보이는 태도와 말투 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놀라울 정도로 큽니다. 성격이 비슷해지는 것도 유전자뿐 아니라 자라면서 양육자의 성격을 보고 배우는 영향도 있습니다. 아이가 서울에서 태어났어도 양육자 고향이 다른 지역이어서 그 지역 말투를 썼다면 아이 말투에도 그 지역성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아이는 양육자의 모든 것을 닮아갑니다.

게임 중독도 비슷합니다. 양육자가 게임에 중독되었다고 가정합시다. 늘 게임에 노출된 양육자를 보고 자란 아이는 분명 영향을 받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양육자가 자녀를 온라인 게임에 초대하거나 함께하는 빈도가 잦을수록 자녀가 게임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게임을 하는 양육자의 모습을 아이가 보고 따라 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다른 연구는 양육자의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자녀의 행동 문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양육자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수록 양육자와 자녀 사이에 적절한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자녀의 정서와 행동에 문제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양육자가 게임이나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라면 아이와 나누는 상호작용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영향으로 양육자와 아이가 친밀감을 나누는 시간도 부족해지고, 교감이나 관계 형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 사용, 부모가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디지털 기기 사용습관과 관련하여 유전성이 일부 발현될 수도 있습니다. 아빠가 게임을 좋아하면 아이도 게임을 좋아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중독은 더욱 유전에 취약합니다. 중독은 환경보다 유전성이 더 강합니다. 환경적 유전과 생물학적 유전이 모두 작동할 수도, 한쪽만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유전성이 있다고 해도 모든 자녀가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게임에 많이 노출되었다고 모두 게임에 중독되지는 않습니다. 유전성을 일부 물려받았다 하더라도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작동하고, 개인 특징이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정환경의 경우 아이는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습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때문에 양육자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아이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예방에 더 노력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중독이나 과의존은 의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아이가 노출되는 환경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 내용은 <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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