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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위해 운동하는 자, '링피트'로 홈트 도전해봤다

29STREET 2020-04-07 09:49
필라테스센터가 문을 닫았다.
'홈트' 도전해본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민들의 답답함이 커지는 가운데 상당수 헬스장마저 휴업에 들어갔다. 재택근무로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깨졌거나 퇴근을 하더라도 "회사-집" 굴레를 벗어날 수 없어 몸이 괜스레 무겁게 느껴진다.

'태어난 김에 먹는다'보다 '먹기 위해 태어난 쪽'에 가까워 3년간 주 2회 필라테스를 하며 신체 균형(?)을 유지해온 평범한 직장인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혹했다. 숨쉬기만으로는 평소 먹는 양을 감당할 수 없어 난생처음 '홈트'에 도전해 보았다. 
자신있게 이야기하지만 나는야 필라테스 3년차🤸
중간에 포기만 하지 않아도 운동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말에 순순히 닌텐도 스위치 '링피트'를 해보기로 했다. 게임으로 칼로리 소모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장점인가. 무엇보다 내 체력이 기계 따위에 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 '링'을 통해 상체 근력을 측정했다. 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링 안쪽으로 힘을 줘야 작동법을 깨우칠 수 있는데 저 자세가 고통의 시작이었다. 지켜보던 링피트 주인(미도리😈)이 답답했는지 참다 못해 옆에서 알려주고 나섰다. 
땀 났는데, 가벼운 운동?
앞서 진행한 체력 측정을 통해 링피트가 내게 맞는 운동 수준을 정해줬다. '링'에 부착된 동작 센서가 내 움직임을 꽤나 정확하게 측정했다. 

곰듀🐻 아니 나는 되게 정확하게 자세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다음 단계로 안넘어가는 거예요?
미도리😈 딱 봐도 화면 캐릭터보다 덜 앉았잖아요
곰듀🐻 그게 그거지. 나  (화면이랑) 되게 비슷한데?
미도리😈 아니, 지금 꼼수 부리는 거 다 알아요!

스쿼트, 런지를 하거나 근력을 써야 할 때 정확한 동작을 하지 않으면 몬스터가 죽지 않는다. 다음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면 대왕 몬스터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실내 공기가 후끈해지는 것도 모르고 게임에 열을 올렸다. 
"유산소-근력-유산소"는 반칙이야
분명 열심히 뛰었어. 그런데 왜 자꾸 땅으로 푹 꺼지지?
미도리😈 이제 달려야해요. 무릎이 가슴까지 오도록 점프! 점프!
곰듀🐻 (???)아니...유산소 괜찮은데, 산소 많은데...
미도리😈 여기서 안뛰면 이번 판 못 깨요

근력 운동 구간을 넘어가니 유산소다.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곰듀🐻 (누구보다 힘차게 뛰고 있는 중) 
미도리😈 더! 더! 더! 좀 더 높게 뛰어야 해요
곰듀🐻 아까 스쿼트 너무 많이 해서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 나 이제 못 뛰겠어요
빨강몬스터 그만 보고 싶고요, 선택하고 싶은 운동 없습니다👹
빨리, 지나가주세요. 현기증 나요
놀랍게도 이쯤 포기해야지 하는 순간 다시 근력 코스로 진입한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저 빨간 몬스터만 보면 없던 승부욕이 생긴다. 이마에 이어 등까지 땀이 줄줄 흘렀다. 숨쉬기 이외의 운동을 고강도라고 느끼는 내게 더 이상은 무리였다.

미도리😈 운동 효과 확실하죠?
곰듀🐻 네... 햄버거 먹고 싶어요. 맥도날드 바로 주문 레고레고~
미도리😈 네??? 
곰듀🐻 할당량은 채운 것 같아요, 이제 그만. 
미도리😈 그럼 이제 링피트 구매해서 운동하는 게 어때요?
곰듀🐻 아뇨, 저는 주2회 운동과 숨쉬기가 딱 적당한 것 같아요!
링피트, 만만히 봐선 안돼
대왕 몬스터는 나 말고 다른 몸이 해줄거야🙇‍♀
링피트로 운동을 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집에서 퍼져버린 몸에 생기를 돋아줄 수 있는 좋은 게임이다. 지금 시기에 다이어트를 계획하거나 집에서 근력과 유산소를 적절히 분배해 운동하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다만, 운동 초보자이거나 신체 균형이 무너져 있는 몸이라면 센터를 방문해 전문가와 운동하길 권한다.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본인 자세를 확인할 틈 없이 땀을 빼고 있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중에 판매되던 닌텐도 스위치는 현재 코로나19로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닌텐도 측은 “코로나19의 동향을 지켜보며 한시라도 빨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선주 기자 pige32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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