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로 펩시, 콜라도 이제 질소포장의 시대?

마시즘
마시즘2022-06-03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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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신상음료 뿐이다. 오늘은 바다를 건너 찾아온 해외의 신상콜라를 만나는 날이다. 과연 어떤 콜라가 나를 즐겁게 할까? 최근에 나온 미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조지아 복숭아 맛 코카콜라 혹은 픽셀맛 코카콜라?

“펩시인데요.”

맞다. 나 펩시를 시켰었지. 하지만 이 녀석은 예사 펩시가 아니다. 바로 세계 최초 ‘탄산’을 포기한 콜라거든.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 오늘은 세계 최초 질소펩시 ‘니트로 펩시(Nitro Pepsi)’의 신상을 털어주겠다.
코카콜라가 우주맛을 냈다고?
펩시는 그럼 ‘이걸’ 없앴다
(디자인이 너무 감각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해외직구를 하고 말았다)
2022년 음료계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코카콜라의 변신이었다. 우주맛 코카콜라 스타더스트(해외에서는 스타라이트)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코카콜라를 세계의 탄산러에게 선사했다. 물론 이전에도 독특한 맛의 코카콜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나라에서만 한정적으로 생산되었던 것에 반해, 이번은 더욱 본격적이었다고 할까?

그다음으로 충격을 준 것은 다름 아닌 ‘펩시’의 변신이었다. 바로 이 제품 ‘니트로 펩시’의 출시다. 지난 3월 말 미국에서 출시된 니트로 펩시는 이름 그대로 질소를 넣은 펩시다. 톡 쏘는 탄산감 대신 질소를 넣어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었다. 기네스맥주의 생크림 같은 거품을 콜라에 구현한 것이다.
콜라에서 짜릿한 탄산감을 빼면 뭐가 남냐고? 그렇다. 이것은 조금 대담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콜라의 탄산감을 따가워하는 이들이 있었다. 펩시 마케팅 부사장 ‘토드 카플란’이 보도자료에서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차가운 콜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톡 쏘는 탄산을 꼽았다”라고 밝힌 이유 역시 니트로 펩시의 제작 배경이 되었다.

뭐… 쉽게 말해서 ‘김 빠진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다. 그렇게 탄산감은 줄였지만 부드러운 거품과 풍미를 늘린 세계 최초의 질소 콜라 ‘니트로 펩시’가 나왔다.
기네스를 잘 따라야,
니트로 펩시도 즐길 수 있다
(질소음료의 대장격인 ‘기네스 맥주’)
니트로 펩시는 여러모로 기네스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맥주와 다르게 질소를 넣은 맥주가 기네스 맥주이기 때문이다. 따르는 방법부터, 맛을 볼 때 느껴지는 느낌까지 기네스와 유사한 느낌이 든다.

먼저 마시는 방법이다. 기네스를 캔으로 바로 마시면 안 된다는 사실은 기네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기네스는 컵에 따라서 마셔야 특유의 질소거품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니트로 펩시 역시 컵에 따라서 마시지 않으면 ‘펩시’는 즐길 수 있어도 ‘니트로’는 즐길 수 없다.
(기네스 맥주와 니트로 펩시에는 ‘질소충전기’가 들어있다)
니트로 펩시 안에는 기네스처럼 ‘질소충전기’가 들어있다. 컵에 따라야 충전기 안에 있는 질소가 음료 안으로 충분히 들어온다. 또한 기네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거품이 흐르는 ‘서징’현상이 보인다. 기네스처럼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런 마블링(?)을 콜라에서 볼 줄은 몰랐다.
(수직으로 콜라를 부어야 질소거품이 생깁니다)
중요한 점은 니트로 펩시를 컵에 잘 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니트로 펩시를 마시는 방법은 캔 뒷면에 그림과 함께 설명이 적혀있다. 중요한 것은 ‘푸어 하드(POUR HARD)’ 즉 컵에 확 부어버리는 것. 거의 직각으로 콜라를 내려 부으라고 안내를 하고 있다. 보통 탄산거품이 넘쳐버리는 콜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콜라 위에 단단한 거품층이 쌓일 수 있었다. 보통 콜라를 따르듯 졸졸졸 따라버리면 얇은 거품층이 생겨 니트로 펩시를 충분히 즐길 수 없다. 참 깐깐한 방법이지만, 그래서 더 맛이 기대되는 게 아닐까?
미국판 호불호 음료?
니트로 펩시의 맛은 어떨까?
(니트로 펩시의 맛은 두개다 콜라와 바닐라 콜라)
마시즘이 마셔볼 니트로 펩시는 총 2종류다. 첫 번째는 기존의 콜라맛을 낸 ‘드래프트 콜라’, 그리고 바닐라 풍미를 더한 ‘바닐라 드래프트 콜라’다.

일단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다. 콜라 위로 쌓여있는 거품이 굉장히 오래 이어진다. 이 거품이 주는 부드러운 질감이 니트로 펩시의 맛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크림 사이로 커피가 들어오는 ‘아인슈페너’처럼, 부드러운 거품들 사이로 달콤한 콜라의 맛이 들어온다. 탄산감이 적긴 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콜라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바닐라의 경우는 여기에 달콤함이 더 강해졌다. 일반적으로 바닐라 코카콜라를 마셨을 때는 향이나 맛에서 바닐라의 느낌이 강했는데, 니트로 펩시 바닐라맛은 거품층에 가려져 바닐라의 풍미가 곧바로 드러나진 않았다. 대신 달콤함의 정도가 더욱 강했다. 약간 미국스러운 바닐라 코크를 기대했는데, 콜라판 꿀물을 마신 느낌이랄까?
(이게 맥주야, 콜라야… 분간이 안되는 부드러운 거품)
평소 탄산감이 덜한 ‘김 빠진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만족할만한 맛이 난다. 다만 거품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는 니트로 펩시가 가진 매력이 덜해지기 때문에 거품과 함께 오래 걸리지 않고 마셔야 한다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펩시는 왜 탄산을 없애고 질소를 넣었을까?
(분량조절의 문제로… 멘토스와 아이스크림, 위스키 섞어 마신 것은 영상으로 대체합니다)
지난 <우주로 가버린 코카콜라, 탄산을 빼버린 펩시>에서도 말했지만 코로나 여파가 끝이 나고 사람들의 생활 습관과 취향에는 많은 것이 변했다.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의 독특한 도전은 절대 가만히만 있어서는, 이전과 같은 영광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콜라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짜릿한 탄산감’을 줄이고 부드러운 질소거품을 넣은 것은 변화를 위한 펩시의 도전 같은 제품이 아니었을까? 물론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미국 소비자의 상황을 볼 때는 콜라의 문법 자체를 바꿀 정도의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도전들이 쌓이고 쌓여서 펩시를 더 젊고, 도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올해를 더 기대해본다. 니트로 펩시를 뛰어넘는 기존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음료들이 많이 나오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