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까이의 편의점 전통주 3

마시즘
마시즘2021-12-2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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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야근)을 맞이하여 맛있는 음식을 잔뜩 주문한 마시즘의 사무실. 에디터와 주류에디터Q는 일은 고이 접어두고 음식과 마실 전통주를 찾는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 그제의 내가 다 마셔버린 탓에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마시즘의 전통주담당(이 된) 에디터Q가 있지 않은가. 그는 “전통주를 구해올 테니 기다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렇게 그가 향한 곳은 GS25 편의점… 뭐야 편의점에서도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다고?
전통주도 편의점에서 만나다
GS25 전통주 3대장
맥주 대전이 한창인 편의점 주류코너에서도 ‘전통주’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GS25는 지난해부터 ‘전통주 발굴 프로젝트’를 열어 소규모 전통주 양조장들을 지원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 유의미한… 이를테면 곰표맥주 급의 파급력의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소주와 맥주를 떠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층들의 취향을 조금씩 조금씩 가져오고 있다고 할까?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다양한 전통주도 좋지만, 발걸음도 가볍게 가까이 편의점에서 만나는 전통주도 특별하다. 오늘 에디터Q의 전통주 리뷰는 GS25의 편의점 전통주 시리즈다. 그래서 편의점 전통주가 뭔데?
머루빛 밤하늘의 펄~
밤빛머루
에디터 Q의 첫 번째 편의점 전통주는 ‘밤빛머루’다. 은하수를 연상하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그려진 라벨이 인상적이다. 머루가 뭔가 했더니 머루와인 할 때의 그 머루다. “라벨의 밤하늘이 머루빛 같지 않냐”는 소리에 회가 식는다는 말을 던졌다. 그렇다. 갓 잡은 광어회와 밤빛머루를 함께 마셔보기로 했다.

밤빛머루의 달콤한 첫맛은 은은하게 올라온다. 다 마신 후에 나는 화한 알콜향또한 서서히 올라오는 편이다. 그윽한 가을밤 하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모든 향미의 박자가 빠르지 않고 스며든다. 증류주의 강렬한 느낌을 부담스러워하는 초보자라면 도전해보기 좋은 전통주가 아닐까?
기름진 음식과 함께라면 언제나
설렘
광어회에 이어 모둠튀김이다. 우리가 주문한 모둠튀김은 일식집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튀김옷을 입었다. 여기에 함께한 전통주는 ‘설렘’이다. GS25에서는 세 번째 라인업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이다. 사과과즙이 첨가되어 있어 과실 향이 느껴지는 녀석이다.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고량주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첫맛은 풍부한 과일향이 노트를 하고, 끝에서는 알콜의 강한 향이 올라와 모든 것을 마무리시킨다. 모둠튀김처럼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을 때도 살짝 느끼할 수도 있는 입맛을 고소한 선에서 모두 잡아주는 설렘 가득한 전통주다.
입안에 꽃향이 남아요
꽃빛서리
배도 부르고 취기도 올라온다. 마무리를 말하며 그가 꺼낸 전통주는 ‘꽃빛서리’다. 여기에 어묵탕을 함께 한다고? 꽃빛서리는 20가지 생화로 만든 증류 원액으로 만든 소주라고 한다. 목 넘김이 부드럽기 때문에 마무리로 좋은 전통주라고 할까?

잔잔한 꽃빛서리에 매력이 있다면 술을 모두 마신 이후다. 알콜향이 전반적으로 나지 않아 감각을 기울이면 입안에 남아있는 은은한 꽃향을 느낄 수 있다. 에디터Q는 끝 맛이 깔끔하기 때문에 생선류와 함께 즐기기 좋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아니 처음이 생선이었잖아.
편의점
우리 가까이의 전통주를 경험하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존재한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가격대를 낮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 보니 다양하거나 깊은 풍미를 이 한잔에서 온전히 느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멀고도 다른 세계 같아 보이는 전통주들을 경험해보기 위해 이보다 괜찮은 방법은 없지 않을까? 특히 갑자기 전통주를 마시기로 했는데, 냉장고가 비어버린 오늘 밤 같은 날은 더더욱 고마운 전통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