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 관광비행 내돈내산 찐 후기

세시간전
세시간전2021-05-03 15: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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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륙 관광비행에 다녀왔다. '스페인' 테마의 비행이지만 인천에서 출발해 인천에서 끝나는 여정이다. 여행지에 도착하지도 못하는, 회항과 다를 바 없는 항공권을 굳이 왜 구입하지? 싶었으나 그 인기는 점점 높아가는 추세다. 5월부터 인천공항을 넘어 대구, 김해 등 지방에서 출발하는 상품도 판매한다고. 그래서 무착륙 관광비행 직접 타보니 이렇더라. 

* 해당 여행기는 여행 앱 '세시간전'에 소개된 @artii 님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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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륙 관광비행. 국내선 항공권을 구입하면 물론 비행기를 탈 수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여권'이 필수라는 점이겠다. 타 국가에 착륙하진 않지만 다른나라 영공까지 비행하는 국제 비행으로 여권은 필수 지참이다. 

출발 시간은 10시. (세시간 전에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조금 늦은 8시쯤 도착해 비표를 수령했다. 실제 해외 입국객과 구별하는 비표기 때문에 여행 시작부터 끝까지 꼭! 차고 다녀야 한다. 항공권 수령 후 인천공항을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텅텅 빈 공항의 모습이 낯설다. 마지막으로 인천공항을 찾았던 게 2020년 3월. 1년 만에 찾은 공항이 익숙하고 반가워 더욱 씁쓸하기도 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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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륙 관광상품은 국제 관광이다보니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다. 인터넷 면세점으로 구입 후 수령도 가능하지만, 출발시간 전일 오전 11시까지 구입해야 하는데 나는 시기를 놓쳐 현장 구매를 해야 했다.

평소처럼 소소하게 면세점 쇼핑을 즐겼는데 특이점 하나. 무착륙 관광상품에서 면세품 구입시 '면세점 구매내역 확인서'를 따로 작성해 재입국 시 제출해야 한다. 물건을 구입하면 면세점 직원이 작성해주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단계는 없었다. 재입국 때까지 확인서만 잘 챙겨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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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무착륙 관광상품의 테마는 '스페인'이었다. 제한된 비행에서 과연 '스페인'을 어떻게 녹여낼까 궁금했는데, 하이라이트 이벤트는 바로 특별 공연인 플라멩코 공연!

2018년 스페인 국왕 훈장 수훈 및 한국 스페인수교 70주년 기념 공연을 빛냈던 롤라플라멩코 팀이 공연을 진행했다. 탑승구 앞에서 진행되는데다가 관객도 소규모라 조금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진 않을까 싶었는데, 탑승객 대부분이 열띤 박수와 함께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공연은 약 20분간 진행됐고, 이후 드디어 탑승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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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의 무착륙 관관비행 상품 기종은 모두 A380기종이다.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A380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내부 좌석은 1, 2층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495석이 준비됐다.

내가 이용한 좌석은 1F 이코노미석. 3-4-3 좌석인데 거리두기로 좌석 중간중간 공석이 위치했다. 창가 좌석의 경우, 가운데 자리를 띄고 탑승! 지하철을 이용할 때면 거리두기는 커녕 매번 딱 달라붙어 출퇴근길을 이용해야 했는데, 오히려 기내는 좌석을 한 칸씩 띄워서 앉다보니 거리두기 면에서는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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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경로는 인천>부산>후쿠오카>제주>인천으로 약 2시간 20분 소요되는 상품이었다. 실제로는 제주 상공에서 꽤 긴시간이 소요돼 약 3시간 가량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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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행기에만 머물다보니 "목적지에 내리지도 못하는데....이게 무슨 소용..."이라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이륙 당시 기장님의 소소한 멘트에 아시아나의 비행 상품에 애정을 갖게 되었달까. 출발 당시, 기장님의 감동 멘트.

"우리들 기억속에서 점차 잊혀져가는 여행의 활력을 드리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의 특별한 비행을 통해 잠시나마 여행이 주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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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시간의 비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제주 상공을 비행할 때였다.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잠깐 진입했다 되돌아 나오며 제주를 지나는데, 이때 고도를 낮춰 승객들이 한라산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좌측 창가, 우측 창가 모두 볼 수 있도록 제주 상공을 선회하는데 이때가 가장 설레는 순간이었다. 창가 자리, 맑은 날씨 등 필요한 조건들이 꽤 있는데 여러 조건이 충족되었기에 볼 수 있던 풍경. 제주의 해안선과 푸른 바다의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3시간의 비행 후 다시 인천으로 컴백했다. 입국장을 들어오기 직전, 면세품 구입 금액 $600 달러를 기준으로 줄이 나뉜다. 나와 동행은 $600 이하라 스르륵 입국장을 통과했지만 그 이상 구입한 탑승객들의 줄은 긴 편이었다.

동행의 이야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잠을 자는 이들이 정말 많았다고 했는데, 면세품도 그렇고 대부분의 승객은 비행 그 자체보다는 면세품을 목적으로 해당 비행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이 더 많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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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방문할 일이 없던 인천공항 방문, 소소한 면세품 쇼핑의 즐거움 그리고 하늘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풍경까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일정. 만약 다시 무착륙 비행을 할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여러 조건이 붙겠지만 (스페인 말고 다른 테마의 상품, 창가 자리 필수, 21년까지 해외여행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대답은 일단 YE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