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 운동으로 그리는 곡선의 아름다움, ‘펜듈럼 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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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2020-09-01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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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핸드메이드] MBC ‘나 혼자 산다’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그림을 그릴 때, 꼭 붓을 사용하라는 법은 없다. 물감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미술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학 원리도 더해져 특별한 미술적 감각이나 재능이 없어도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가수 헨리도 도전해서 화제가 된 ‘펜듈럼 페인팅(Pendulum Painting)’이 바로 그 중 하나다.
그냥 보기에는 규칙적인 곡선의 움직임이 만든 도형에 지나지 않지만, 어떤 색의 물감을 쓰는지, 어떻게 움직임을 주는지에 따라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매력을 지녔다.


좌우로 움직이는 과학적 원리

‘펜듈럼’이란 진자(振子)를 말한다. 진자의 사전적 정의는 줄 끝에 추를 매달아 좌우로 왔다 갔다 하게 만든 물체다. 중력이나 외부에서 가해진 탄성력의 힘에 의해 일정한 주기로 움직인다. 흔히 괘종시계의 시계추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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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자운동이 줄의 길이에만 영향을 받을 뿐, 일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1583년 피사대학에서 공부할 당시, 피사 성당에 걸린 램프가 흔들리는 모양을 보고 진자의 등시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1851년에는 프랑스의 과학자 푸코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진자를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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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자운동은 실생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놀이공원에서 한번쯤 타봤을 법한 바이킹부터, 놀이터에 있는 그네가 대표적인 예다.

펜듈럼 페인팅은 그네나 추처럼 좌우로만 움직이지 않고, 어떻게 힘을 가해주느냐에 따라, 줄의 길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움직이는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모양의 원을 그리며 일정하게 움직일 수 있어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초보자도 멋진 작품을 만든다

펜듈럼 페인팅은 진자 운동의 원리만 알면 쉽다는 장점이 있어서인지, 별다른 전문적 지식이나 정보가 나오진 않는다. 직접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전한 가수 헨리 역시도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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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듈럼 페인팅을 위해서 충분한 공간확보는 필수다. 진자운동의 중심점이 될 수 있도록 물통을 매달 수 있는 높이의 천장, 캔버스나 종이를 놓고 물통이 움직일 수 있는 넓은 바닥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에서도 가능해보인다. 유튜브의 여러 영상을 참고해보니, 카메라 삼각대나 종이컵 정도만 있으면 아이들도 엄마와 함께 멋진 펜듈럼 페인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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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은 아크릴 물감, 물감을 담을 수 있는 용기, 튼튼한 줄, 균형있는 진자운동을 위해 무게감을 더해줄 수 있는 물건 정도다. 용기는 꼭 물통이 아니어도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을 하고 남은 플라스틱 컵이나 다 마신 페트병을 사용해도 좋다.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먼저, 바닥이 물감 때문에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을 깔아주고, 그 위에 종이나 캔버스를 준비해준다.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빈 통에 구멍을 뚫어주고, 원하는 물감을 부어준다. 구멍으로 물감이 새지 않도록 테이프 등으로 막아주면 좋다. 통이 너무 가볍다면 어느정도 무게감을 더해줄 수 있는 물건을 붙여주면 균형있는 펜듈럼 페인팅을 할 수 있다. 헨리는 포크를 붙여줬으며, 여러 유튜브 영상에서는 집에 있는 아령을 달아주기도 했다.
여러번 도전해보는 헨리의 모습 /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준비가 끝났다면 통을 매달아주고, 일정한 힘을 가해주면 끝이다. 처음에는 원하는대로 모양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충분히 연습해주는 것도 좋다. 줄의 길이를 다르게 해주거나 물감이 담긴 통을 어느 방향으로, 어떤 세기로 힘을 가해주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헨리가 펜듈럼 페인팅으로 만든 작품들 /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펜듈럼 페인팅을 처음 시도한 헨리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처음 한 것치고는 그럴 법한 그림들이 나왔다. 방송이 되고 난 후, 펜듈럼 페인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번쯤 해봐야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물감을 덩어리지지 않게 해야

펜듈럼 페인팅에서 주의할 점은 크게 없지만, 헨리의 도전기를 보고 더 좋은 작품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있었다.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물감이 덩어리지지 않도록 물을 섞어 농도 조절을 해주고 잘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물감이 구멍을 통해 나올 때 균형있게 나온다.
끊어진 줄을 다시 묶어주는 헨리 /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일반 가정에서 할 때는 실이나 털실 정도로 해줘도 좋을 것 같지만, 조금 넓은 공간에서 높은 곳에 통을 매달 때는 튼튼한 줄이 필요해 보였다. 헨리도 줄을 매달다가 끊어져 시작하기도 전에 물감이 여기저기로 튀는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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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 다 마를 때까지 눕혀 놓는 것이 좋다. 마르기 전에 들다가 물감이 흘러내려 애써 만든 작품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펜듈럼 페인팅은 붓과 물감으로 그려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고정관념을 깨도록 만들었다. 물감이 담긴 통을 매달아 힘을 가해주고 멈출 때까지 기다리면 멋진 작품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헨리처럼 텅 비어있는 벽을 다르게 바꾸고 싶다면 펜듈럼 페인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로 인해 집콕을 하며 괴로운 마음을 잠시나마 위로해줄 수 있는 아트가 아닐까 싶다.